2009년 8월 31일 월요일

“공모제, 교장자격증제 균열 의미 있어”

한국교총·교장단 반발, 시교육청 소극성에 축소 우려
 
윤근혁
 
“로봇을 만들었다고 바로 쓰는 것은 아니다. 한번 시험운행을 해보고 폐기하든 확대하든 할 것이다.”

9월 새로운 형태의 교장공모제 시범 운영을 준비하는 교육부 교원정책과의 한 사무관이 한 말이다. 이전과 달리 이번엔 평교사도 교장에 응모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교장이 되기 위한 관문인 ‘교장자격증제’에 작은 구멍이 생긴 셈이다.

지난해 교육혁신위원회 논의를 바탕으로 교장 자격이 없는 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교장공모제 법령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교장선출보직제 촉구 현장교사 선언./안옥수 기자


이러한 계획에 정면 반기를 들고 나선 단체는 한국교총이다. 이 단체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교장공모제를 ‘무자격자 교장공모제’로 규정하고 대규모 집회까지 벌일 계획이다.

한국교총은 지난 4일 성명에서 “초중고 학교에 단순 교직경력 15년 이상의 기준만 갖춘 자가 교장으로 임용될 경우 학교장의 전문성이 붕괴되고 선정 과정에서도 부작용이 생길 것”이란 논리를 폈다.

16개 시도교육청 또한 시행 반대 뜻을 교육부에 전달했다고 한다. 김광호 교육부 교원정책과 서기관은 “현재까지 교장공모제에 찬성하는 교육청은 없다”면서 “혁신위에서 시도별로 시범학교를 2개 이상씩 선정하라고 했지만 이도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지난 해 교육혁신위에서는 교장공모 학교를 시군구 교육청마다 한 개 꼴인 180여 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던 것이 시도교육청 당 2개 정도로 축소되더니 이마저도 줄어들 위기에 처한 것이다.

교장선출보직제를 주장해 온 전교조는 ‘새 교장공모제는 한계가 있지만 진일보한 것’이라는 판단이다. 지난 5일 전국 시도 정책실장회의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 전교조 본부 관계자들은 대통령 자문기구인 교육혁신위원회와 교육부 관계자를 만나 ‘대상 학교 확대’를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교육부의 실행 의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올해 말 대선에서 정권이 바뀔 경우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하지만 전교조의 대응이 한 박자씩 늦을 뿐 아니라 표면적으로는 적극성을 띠지 않은 것처럼 보여 아쉬움을 나타내는 교사들의 목소리도 있다.

참교육학부모회 윤숙자 회장은 “한국교총의 반대는 기득권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교장자격증을 수호하려고 나서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학교의 민주적 운영보다는 승진점수에 안주하려는 모습이 문제”라는 것이다.

송인수 좋은교사운동 대표도 “교감제가 온존하고 초중등교육법도 그대로인 상태에서 단지 시행령을 바꿔 공모제를 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느낀다”면서 “시도교육청이 국무회의에서 통과한 시행령에 따른 시범학교 자체를 사보타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교육희망 2007년 4월 8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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