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고 지역 제한과 국제중 설립 규제 조치를 놓고 한목소리를 냈던 <조선> <중앙> <동아> 삼총사의 분석이 결국 틀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내세운 단골 메뉴는 이른바 '조기유학 부채질'론이었다. 외고 지역제한과 국제중 설립을 막고 있으니 "정부가 조기유학 가라고 학부모 등을 떠미는 것"(6월 26일치 조선 사설 제목)이고 "미국학교 가는 아이들"(4월 28일치 조선 '만물상' 제목)이 줄줄이 늘어나게 되었다는 얘기다.
잠시 이들의 주장에 귀를 기울여보자.
"청심국제중·고교는 …학부모가 내는 돈은 기숙사비·식비 50만원을 포함해 한 달 80만원, 1년 1000만원꼴이다. 어지간한 조기유학 비용의 3분의 1 정도다. 그래서 학부모들은 너도나도 청심국제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어 한다. 청심국제중의 신입생 경쟁률은 22대 1이었다.
제대로 된 국제학교가 있어야 글로벌 인재를 키울 수 있고, 한 해 70조에 이른다는 해외 유학·연수비도 절약할 수 있고, 외국 학생을 끌어들일 수도 있다. …한국에선 국제중 만든다고 하니까 교사단체가 단식을 하고 있다.
교육부총리는 영어마을에 대해 "이제 그런 건 그만 만들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이런 교육부총리와 이런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의 등을 떠밀며 조기 유학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이다."(6월 26일치 조선 사설)
국제중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해외 유학비도 절약할 수 있는데 교육부총리와 전교조가 국제중학교 설립을 막아서 조기유학이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중을 많이 만들어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신문 논설위원이 쓰는 '만물상' 4월 28일치 기사의 요지도 비슷하다.
"전교조는 국제중 설립을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대하겠다'고 나섰다. 교육부는 자립형사립고가 귀족학교라고 공격하고 있다. 국제학교도 자립형사립고도 못 만들면 선진국 학교를 찾아 떠나는 행렬은 더 길어질 수밖에 없다. 포퓰리즘 정권에서 '교육 양극화'의 골이 더 깊이 파이는 이유다."
이런 주장이 맞으려면 진짜로 '국제중과 특목고 등이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는 자료를 내보여야 한다. 그런데 사정은 어떨까.
이들 학교 합격생 가운데 조기유학생이 수두룩했다는 것이 지난 11일 새로 드러났다. 자녀를 국제중이나 외고에 보내기 위해 조기유학을 새삼스레 고민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학부모의 증언도 잇따르고 있다.
조기유학에 대한 수요를 흡수하기는커녕 이들 학교의 존재 자체가 조기유학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동아>도 <조선>과 그 주장이 빼닮았다.
"김(진표) 부총리는 국제중학교 설립도 반대했다. 초등학생을 상대로 한 사교육이 생겨난다는 이유에서다. 영어는 국제화 시대의 미래 세대 생존 전략이다. 학부모들은 외국어 공부를 시키기 위해 자녀를 외국 학교로 데리고 나가기까지 한다. 국제중 설립을 막으면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는 빠져나가고 기러기 아빠만 늘어난다."(6월 6일치 <동아> 사설 '딸은 유학 보내고 국제중 반대하는 교육부총리')
"정작 교육청은 (국제중 설립을) 찬성하는데 권한 없는 정부가 팔을 비틀어 판을 깨는 실정이다. 이것이 시대착오적인 교육 평등주의와 획일적인 평준화 정책에 빠져 있는 노무현 정부의 교육정책이다. …우리 교육정책의 신뢰도는 갈수록 추락하고, 우리 교육은 더 후퇴하게 됐다. 이러니 우리 교육에 실망해 조기 유학 가는 학생과 기러기 가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9월 5일치 <중앙> 사설 '국제중 설립 포기케 만든 배후 밝혀져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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