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0일 일요일

연대 앞길 내걸린 고대 '비하' 글귀들

연고전 개막 첫날엔 양쪽 선수들이 치고 받기도
 
윤근혁
 
▲ 연세로에 내걸린 플래카드.
ⓒ 윤근혁
서울 서대문구 신촌 사거리부터 연세대 앞 굴다리까지 뻗어 있는 찻길의 이름은 '연세로'다. 25일 오후 이 길에 파란색 플래카드 40여 개가 바람에 흔들렸다.

400m쯤은 되어 보이는 2차로를 따라 세로 1m, 가로 10m 크기의 현수막이 줄줄이 내걸린 것이다. 플래카드에 적혀 있는 명의는 '연세대학교 응원단'. '2006 연고전'을 맞아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연세! 그 이름만으로도 최고의 브랜드입니다"
"연세! 그대 가는 길이 역사다"


대로에 내건 자부심, 그 뒤엔...

▲ 연세로에 내걸린 플래카드.
ⓒ 윤근혁
자신의 학교에 대한 자부심이 현수막 글귀에 배어 있었다. 이런 글귀를 자신의 교정이 아닌 일반인들이 다니는 대로에 걸고 자랑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이해가 되었다.

90년대 초중반, 8월 범민족대회와 민족공동행사 장소로 뜨거운 통일 열기를 내뿜던 신촌. 이 당시 "잡은 손 굳게 잡고 통일합시다"란 글귀가 적힌 현수막을 연세로에 내걸려다 경찰 진압봉에 두들겨 맞던 연세대 학생들의 얼굴도 머리에 스쳤다. 세상은 참 많이 변했다. 현수막에 식당과 상점 이름까지 적는 등 이른바 '협찬'을 받은 솜씨 또한 세태의 반영이리라.

문제는 그 변화의 방향. 이날 다음과 같은 플래카드도 보란 듯이 걸렸다.

"미녀는 연세를 좋아해!"
"고대생과는 미팅사절"


그래도 여기까지는 애교로 봐줄 수 있겠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글귀들은 눈에 거슬렸다. 상대 학교에 대한 비하 감정을 그대로 토해낸 글귀들이 현수막 속에 난무했기 때문이다.

▲ 연세로에 내걸린 플래카드.
ⓒ 윤근혁
"고대가 꿈틀거리네 꽉 밟아라"
"고대가 뭐니, 고대 너 뭐니?"
"고대! 너넨 왜 신촌에서 놀아~?"
"고대, 지구에 온 목적이 뭐니?"
"고대~~ 응원 고따구로 할꺼야~?"
"애완동물 및 고대생은 출입할 수 없습니다"


낙서장에나 어울리는 글귀를 왜 뿌려놓았나?

물론 상대 학교를 존중해주는 마음까지 바라지는 않는다. 지금의 교육시스템 자체가 약육강식 경쟁시대에 발맞춘 것이 아닌가.

아무리 그렇더라도 술자리에서 할 말과 낙서장에 써야 할 글을 대로변에 뿌려놓으면 어쩌란 말인가. 초등생들이 볼까 두려운 이런 해괴한 글귀들을 자랑스레 플래카드로 펼쳐놓는 그 행동을 탓하는 이 학교의 지성들은 정말로 없었던 것일까.

이날 저녁 연세대 응원단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라고 신분을 밝히면서 전화를 걸었다. 응원단 관계자는 "플래카드는 연고전을 알리기 위해 지난 17일에 걸었다"며 "이제 연고전이 끝났으니 곧 떼어낼 것"이라고 대꾸했다.

"그래도 글귀가 상대학교를 너무 폄하하는 등 문제가 있지는 않냐"는 물음에 그는 "지금 바빠서 전화를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다"며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책임 있는 이가 전화하겠다"고 말했다. 물론 예상대로 나에게 전화가 걸려오지는 않았다.

▲ 연세로에 내걸린 플래카드.
ⓒ 윤근혁

연고전 개막 첫날인 지난 22일, 농구를 하던 양쪽 선수들이 서로 치고받는 난투극을 벌였다는 보도다. 이쯤 되면 대학교 아마추어리즘치곤 무척 개운치 않은 뒷맛이다.

고려대 어윤대 총장은 지난 24일 대학 공식사이트에 올린 글에서 "올해 고연전은 그 취지의 구현이나 실제 내용면에서 연세대학교를 완벽하게 압도했을 뿐만 아니라 어느 때보다도 성공적인 결실을 거두었다"고 자평하면서 "우리는 당초 의도했던 '필승 전승 압승'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적었다. 어 총장의 글에서도 상대에 대한 배려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23일 막을 내린 올해 연고전 경기 결과는 2승1무2패 무승부로 끝났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진 연세대와 고려대의 씁쓸한 매너 또한 피장파장이었다.

<오마이뉴스> 2006년 9월 26일치에 쓴 것입니다.

 
2006/09/28 [00:06]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기사 잘 보았습니다... 연세인 06/09/28 [05:27] 수정 삭제
  필자분께서 쓰신 기사는 잘 보았습니다...

물론 필자분께서 그런 관점에서 바라보실 수도 있겠지만...

저기 플랜 카드에 붙어있는 글귀들은 연고전을 할때 쓰는 응원가의 가사들입니다..

물론 과장된 면이 없지 않으나.. 고대에도 나름대로의 응원가가 있고

그 응원가 안의 글귀에는 이와 비슷한 의미의 글귀들이 많습니다...

물론 이런 글귀들로 서로를 무시하고 얕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는 학교로서 축제때만은 상대방을 이기고 선전포고 비슷한 면으로 저런 글귀를 붙이는 것이시지요...

물론 시민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어지럽게 플랜카드를 붙여 놓은것은

내년에 다시 한번 재고 해봐야 겠지만...

축제의 본질을 너무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신것은 아닌지 하는 의구심이 듭니다..
기사를 쓰려면 좀 더 통찰력을 키우세요.. 신촌독수리.. 06/09/28 [08:55] 수정 삭제
  네, 기사 잘 보았습니다. 건전한 비판이나 충고는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좀 더 통찰력을 가지셔야 할 것 같네요. 플랭카드를 대로변에 설치 한 것은 비난받을 수 있은나 내용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동의 할 수 없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상대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처럼 보이겠지만 사실 연대생이나 고대생이나(고대앞에도 비슷한 형식의 플랭카드가 설치됩니다..) 상대방에서 내건 플랭카드의 내용을 보고 분개하는 학생은 없습니다. 오히려 '올해는 무슨 문구가 나왔을까?'하는 생각에 재미있게 보고 즐깁니다. 외부인이 보기엔 이해 못 할 수 있지만 양교학생사이에선 오래전부터 인식되어 온 전통(?)과 같은 것이지요. 양교 학생에 대해 플랭카드에 대한 생각을 조금만 물어봤다면 이런 내용의 기사는 쓸 수 없었을 겁니다. 결코 상대방에 대한 비하 감정을 토해놓은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약육강식와 연결시킨 것은 지나친 비약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용중에 범민족과 시위관련 내용이 나오는데... 글쎄요, 얼마전 연대캠퍼스에서 통일연대측이 무단으로 캠퍼스에 진입하여 행사를 강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생들과 학교에서 반대했지만 결국 무단으로 진입하여 학교에서 술판도 벌이고, 오밤중에서 소란스럽게 하더군요.. 그 때 교정의 나무와 곳곳에 걸린 살벌한 문구들에 비하면 저 문구들은 애교정도입니다.
퍼왔소, 함 읽어 보쇼 몰라 06/09/28 [09:10] 수정 삭제
  기자님께서는 저러한 현수막이 지성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끔찍한 어휘를 사용, 상대 학교를 비하하여 서로에게 불신과 언쟁을 조장하고, 또한 그를 보는 시민들의 기분을 상하게 만든다고 생각하시나 봅니다. 상상력은 개인의 자유라지만, 그것을 보도하려고 하셨으면 최소한 그 소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볼 생각은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고대가 꿈틀거리네는 연세대 응원곡 구절입니다. 직접들어보시면 알 수 있는 장난스러운 분위기의 응원곡이죠, 연고대 연합 응원에서도 장난삼아 같이 부르는 곡입니다. 물론 고대측에서는 고대 대신에 연대를 넣어서 부르지만 말이죠. 그리고 신촌에 걸려있는 수많은 플랭카드 글귀들을 주워적으시면서, 그나마 가장 심해보이는 걸 추려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만, "고대, 지구에 온 목적이 뭐니?" 이게 상대 학교를 폄하하고 비하하는 내용이라 기사로 그 실태를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하실 정도로 분개하셨다면 기자님의 건강이 걱정되는군요. 가슴아프셔서 연속극은 못 보시겠고, 정치뉴스 보시다가 고혈압으로 몇 번 쓰러지셨겠네요. 혹시 동화책 심의 윤리 위원회에서 나오신 건지?

저렇게 폄하되고 비하되었다는 당사자인 고대생들은 오히려 저런 현수막을 보며 즐거워합니다. 그렇게 저런 장난을 즐기고, 안암에도 비슷한 내용의 현수막들이 걸려있는 데 대체 교육제도가 약육강식이니 상대학교를 존중해주기까지는 바라지 않는다는 뜬금없는 헛소리까지 들먹여가며 이런 기사를 써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또한 현수막이 도로를 막아서 행인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니고, 그 내용이 요즘도 길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때려잡자 좌파 빨갱이' 정도로 혐오감을 주는 것도 아니죠.게다가 이게 주택가에 걸려 있는 것도 아니고 번화가에 걸려있습니다. 주변 상점들은 저 현수막에 협찬을 통해 광고하기까지 하죠. 당연히 불법 현수막도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일년 내내 있는 것도 아니죠. 연고전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걸릴 뿐입니다. 연세대 응원단에 전화하셔서 따지셨다고 하는데, 어이가 없어서 답변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대화 내용조차도 쉽게 떠올릴 수 있겠군요.

그리고 기사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매년 연고전의 폐해로 지적되었던 기차놀이와 공공장소에서의 피해는 각 대학 스스로가 자성하고, 매해 이맘때쯤 되면 교내 정보지에서는 그러한 피해에 대해 토론하고 대안점을 찾습니다. 자정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결국 이 기사가 바라는 것은 무엇입니까? 쓸 기삿거리는 없는데 그냥 눈에 보이는 대로 지적하고 비난해보자는 건가요? 최소한 그 기삿거리에 대해 알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보이는 대로만 적어낸 이 글은 그냥 일기장에 넣어 두시기 바랍니다.
난투극은 없었습니다. bergk 06/09/28 [09:53] 수정 삭제
  난투극은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발로 뛰지 않으셨더군요. 남의 기사 그냥 인용하셨는데, 그 날 난투극은 없었고, 특히 "치고 받는 난투극"은 전혀 흔적도 없었습니다.

그 날 농구 경기는 이동준 선수 엔트리 등록 문제 등으로 신경전을 벌이다가 1시간 반 가량 지체되어 시작되었고 선수들이 흥분된 상태였습니다.

그런 가운데 연세대가 점수에서 크게 밀리면서 심판 판정이 불리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상황이었습니다.

고려대 측의 파울로 연세대 선수가 넘어지면서 둘이 엉켜서 쓰러졌습니다. 그 상황에서 흥분한 연세대 선수가 고려대 선수를 발로 밀쳤습니다.

이를 본 고려대 선수들이 벤치에서 몰려나왔고, 그에 맞대응하여 연세대 선수들도 벤치에서 몰려나와 난투극 일보 직전의 상황까지 갔습니다.

그러나 그 상황을 지켜본 연세대 응원단 측에서(연세대 쪽 코트였습니다) "페어플레이"를 한 목소리로 외치기 시작했고, 고려대 응원단이 이에 동조하면서 양 선수들은 진정하고 자신의 벤치로 돌아갔습니다.

오히려 이 상황은 경기 중 일어날 수 있는 충돌 상황을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슬기롭게 극복한 예라고 보여집니다.

이것을 어느 기자분이 난투극이라고 보도하셨는데, 그 기자 분이 연고전에 오긴 오셨는지 몹시 궁금해집니다. 이 기사를 쓰신 기자 분도 마찬가지구요.
이런게 기사 거리라니...쪽팔리지 않으신지.. 행인 06/09/28 [10:04] 수정 삭제
  정말 어이없는 기사라는 생각 밖에 안듭니다.
연대과 고대가 서로 폄하하고 싫어하기 때문에 저런 플랭카드를 내걸었을거라는 단순한 생각이 기사를 쓸만한 충분한 동기가 되신 건가요? 연대생과 고대생이 예전부터 연고전을 함께하며 즐긴 게 수십년입니다. 즐기고 함께하는데 의미가 있는 행사라는거 모두가 알고 있고, 그 이상의 의미를 두지도 않습니다.
폄하라는 말은 기자분이 만들어낸 의미 이상 아무것도 아니군요.
정말 이런 기사를 쓰는 사람도 대한민국의 기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어이없을 뿐입니다.
고마워요. 하하 06/09/28 [10:38] 수정 삭제
  비록... 나쁜 이미지 이지만 연대 인지도 올랐네요..

사람들은 저게 뭐야 유치하게..하면서 겉으로는 연대를 욕하지만..

속으로는 그래도 나도 저기에 끼고 싶다는 열망이 더 들지 않을까요?

그게 바로 인간의 속성이니깐..

그리고.. 기자님도..좋겠네요.. 당당하게.. 자신의 홈페이지에
자신의 멋진 글을 버젓이 올려놓으셨네요..

참 멋집니다.....

참로고. 초등학교에서..체육교육은 잘이루어지고 있는지. 실태조사 함 나가봐야 겠네요..가령 수업시간에.. 공만 던져주고.. 선생님은 노가리를 깐다거나.. 퇴근시간이 아닌 시각에 퇴근한다거나.. 평소에 언행이 거칠거나..등등등...

그럼 좋은글 많이 쓰세요.. 힘이나네요.
이제 메인에 걸어놓으셨군요. 참여연대 06/09/28 [11:09] 수정 삭제
  그 뻔뻔함으로 오래오래 잘 사십시오.
정보 왜곡 당신 진짜 기자? 06/09/28 [12:18] 수정 삭제
  사전 조사 없이 자신의 생각만으로 자신의 견해만으로 기사를 쓴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기사란 사실을 바탕으로 쓰여지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지금 사설을 쓰셨습니까? 현수막걸린거 하루 보고 긴 세월동안 그 축제를 즐긴 당사자들을 알 수는 없는 일이죠. 주변에 고대생, 연대생 친구들이 없으신가요? 있으시면 한번 그들에게 대학시절 어떻게 그들의 축제가 이끌어지고 즐겼는지 한번 물어보십시오.

최소한 양교의 응원단 사이트라도 검색해서 각각의 응원가사라도 읽어보세요. 자신이 얼마나 짧은 생각을 했는지 알게 되실 겁니다.

진짜 기자라면 자신의 오보를 마땅히 사과하고 정정하는게 옳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더 씁쓸한데 서울사람 06/09/28 [13:01] 수정 삭제
  기자님,

지성인들은 좀 놀면 안됩니까.

난 저기 걸린 현수막보다, 당신이 더 '씁쓸'한데.

난 연대생도 아니고 고대생도 아니지만,

저렇게 놀 수 있는 그들이 부럽기만 합니다.

욕설을 써놓은 것도 아닌데, 생뚱맞게 왠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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