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장] 그들이 한 말을 국민들은 기억한다 | ||||||||||||||||||||||||
국민의 뜻을 짓밟고 거꾸로 가는 행보를 '변절'이라고 한다. 사립학교법에 대해 자신들이 던진 말을 단 몇 달 만에 손바닥 뒤집듯 하는 정부여당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법 시행 두 달을 앞둔 시점에서 한나라당에 개정안을 선물하려고 한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교육상임위 의원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이다. 지난 해 12월, 국민 대다수의 지지를 받고 의기투합한지 넉 달 만에 자중지란에 빠진 것이다. '완패'의 길로 방향 튼 열린우리당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2월 1일 이른바 '산상회담'을 통해 한나라당의 국회 등원을 이끌어낸 사학법 협상에 대해 "한나라당이 완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한길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 의장 등 새로 구성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벌인 간담회에서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설득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나라당이 줄기차게 장외투쟁을 벌였는데도 여전히 국민 60% 이상이 개정 사학법에 손을 들어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이같은 찬사를 들은 뒤 고작 세 달이 흐른 지금 사정은 어떤가. 김한길·강봉균 투 톱이 어쩐 일인지 개정 사학법에 칼질을 하려고 자진해서 덤벼들고 있다. 개방형 이사 자격을 정관이 규정토록 개정안에 새로 넣고 이사장 직계 가족의 학교장 취임금지조항까지 삭제하려고 한다는 보도다(<오마이뉴스> 4월 27일자). 감사 가운데 한 명을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선임토록 한 감사 자격 또한 풀어놓겠단다. 이는 상당 부분 한나라당 주장의 '닮음 꼴'인 셈이다.
지난해 12월 9일. 적게는 1년 6개월, 많게는 6년 여 세월을 끌어온 사학법이 통과되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질질 끌려 다니던 세월을 딛고 '부패사학 감시의 길이 열렸다'고 얼싸안았다. 같은 날 정세균 당시 의장이 의원총회에서 목이 멘 듯 "감사하다"고 인사하자 의원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오마이뉴스> 2005년 12월 9일 보도 인용) 적지 않은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의 개혁 가운데 가장 잘한 것이 바로 사학법 개정이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이후 올해 1월 전국 초중고교 사이트엔 개정 사학법 내용을 알리는 홍보물이 일제히 실렸다. 적지 않은 교사들은 '살다보니까 사학법을 홍보하는 게시물이 학교 사이트에도 실리는 세상이 되었다'면서 기뻐했다. 이 홍보물에서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학부모에게 드리는 글'이란 제목의 서한문을 통해 다음처럼 호소했다. "개방이사제 도입은 우리 사학의 투명성과 사회적 신뢰성을 높여서 사학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것입니다. 개방이사제도를 사학의 발전을 위해 절실히 필요한 각계 인사들을 영입하는 계기로 활용해야 합니다." 김 부총리는 또 "개방이사제와 함께 개정법안에 도입된 가족 중심의 학교운영 제한 등의 제도는 사학의 투명한 경영을 보장하게 된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일부 사학은 폐쇄적인 가족 경영으로 인한 불합리한 운영과 비리 행태로 전체 사학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손상시켜 왔다"고 개정안의 정당성을 역설했다. 이어 교육부는 사학법 '개정 사립학교법, 올바르게 이해하기'란 제목의 홍보물도 만들어 국민들에게 돌렸다. 홍보물에서 교육부는 "이사장 배우자, 직계 존비속 및 그 배우자는 해당학교장에 임명 불가"라고 적은 뒤 "일부 사학에서 발생하는 가족 위주 운영의 폐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대국민 홍보는 지금 '대국민 사기극'으로 바뀌고 있다. 자신들의 말잔치를 스스로 뒤집으려고 하는데 '사기극'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을 도리가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12월까지 벌인 1년 6개월간의 사학법 논란, 그리고 사학법 통과 후 현재까지 4개월간 벌어진 '드잡이' 속에 국민들의 마음은 멍들대로 멍들었다. 그나마 고통 속에 탄생한 개정 사학법을 다시 땅에 묻으려는 심보를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한편의 사기극치곤 너무 큰 비극인 셈이다. 그러하기에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내놓은 ▲이사장 배우자 및 직계 존비속의 학교장 취임금지조항 삭제 ▲초중고교 개방형 이사 자격의 정관 규정 허용 ▲이사의 겸직금지조항 삭제 ▲감사자격 요건 완화 등 내용이 담긴 이른바 대 한나라당 '양보안'은 백기투항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개정 사학법'을 지지한 국민들을 무시한 폭거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런 양보안을 내놓은 까닭이 노동사회단체들이 목 놓아 반대하는 '비정규 관계법'을 통과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고약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다. 이렇게 보면 완패의 길로 접어들은 곳은 한나라당이 아니라 열린우리당인 셈이다. 이렇게 휘청되는 정부여당을 보면서 헌법재판소는 또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지금 열린우리당은 이번 5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오마이뉴스> 2006년 4월 28일치에 쓴 것입니다. | ||||||||||||||||||||||||
2009년 8월 30일 일요일
열린우리당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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