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0일 일요일

외고신입생 68%, '특목고대비반' 출신

서울 6개 외고 전체 신입생 조사, 입학 뒤 학원 더 많이
 
윤근혁
 
▲ 현재 서울 강남과 목동에는 대입학원보다 고입학원이 더 성황이라는 지적이다. 바로 외고 등 특목고 입시 때문이다. 사진은 서울 목동에 있는 학원 건물 모습.
ⓒ 윤근혁
올해 서울지역에 있는 특수목적고인 6개 외국어고(외고) 신입생 10명 가운데 7명이 사설학원의 특목고 대비반 출신인 것으로 밝혀졌다. 대원·대일·명덕·서울·이화·한영외고 등 이 지역 전체 외고 신입생 2182명 모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또 외고에 입학한 후에도 여전히 사교육을 받은 1학년생의 비율이 86.4%(조사항목 답변이 빠진 대원외고 제외)나 되는 것으로 조사돼 일반고는 물론 자립형사립고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서울 강남과 목동 등지에서 고액의 수강료를 받는 특수목적고 대비 학원이 외고 입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초중생의 사교육비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교육계 안팎의 주장이 힘을 얻게 됐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교육상임위)에게 보고한 '2006년 신입생 학원수강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로 4일 드러났다. 외고 학생들의 입학 전 사교육 수강실태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윤근혁
이 자료를 보면 외고 신입생 2182명의 91.0%인 1998명이 입학 전에 특목고반, 종합반, 개인과외 등 사교육을 받았다고 밝혔다. 더구나 신입생 가운데 '학원의 특목고 대비반을 다녔다'고 응답한 학생은 1473명으로 나타나 전체 학생의 67.5%나 됐다.

학교별로 편차도 심한데 명덕외고는 82.6%, 대일외고는 77.4%, 서울외고는 72.0%로 전체 신입생 대부분이 학원의 특목고 대비반 출신이었다. 가장 적은 수치를 나타낸 곳은 대원외고로 44.2%였다.

학원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특목고 대비반의 수강료는 교재비와 특강비를 합쳐 한 달에 30~60만원 정도. 한 해 수강료로 많게는 700만원이 넘는 큰 돈이 드는 셈이다.

특목고 입시는 사설학원 힘으로?

상위권 학생들만 골라 뽑아, 수준에 맞는 양질의 공교육을 하고 있다고 보도된 외고 신입생 대부분이 입학 후에도 종합반, 단과반을 비롯 학원과외와 개인과외 등 사교육에 매달리고 있는 사실도 수치로 확인됐다.

사교육을 받은 외고 신입생은 86.4%였다. 이 수치는 서울 고교생의 사교육 비율 72%(2003년 한국교육개발원)와 자립형사립고 사교육 비율 68.5%(2005년 교육부)보다도 높았다.

특목고 대비반 운영으로 유명한 서울 강남의 P학원 관계자는 "특목고와 국제중 입시는 공교육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과정"이라면서 "학원에서 집중 교육을 해야 입학시험 대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반고를 가는 대부분의 학생들도 학원을 다니는 점에 비춰보면 특목고 대비반 학생들이 외고에 많이 갔다는 사실이 색다를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육학과 교수는 "특목고 대비반이 주로 서울, 그것도 강남지역에 몰려 있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목고 입시가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정보접근성과 계층 서열화에 따라 좌우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의미 있는 결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오마이뉴스> 2006년 10월 5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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