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조기유학생들이 국제중과 외국어고에 대거 합격하고 있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대표적인 특성화 학교로 꼽히는 경기 C국제중과 서울 D외고는 각각 올해 1학년생의 갑절 이상인 61%와 53%를 초중고 때 해외 유학경험이 있는 학생으로 채웠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교육청과 경기도교육청이 최근 열린우리당 안민석(교육상임위) 의원에게 건넨 '국제중, 외고 1학년 해외교육경험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11일 드러났다.
이 자료는 서울지역 6개 외고 2182명과 국제중 94명 등 신입생 전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으로, 특성화학교 학생의 유학경험 자료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최초다.
국제중과 외고 가려면 조기유학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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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중과 외고 전문 학원인 서울 강남의 P학원은 국제중 특별반에 이어 해외 유학 사업도 벌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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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근혁 |
이 자료를 보면 교육계 안팎에서 심심찮게 흘러나온 "국제중과 외고에 합격하려면 조기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음을 뒷받침 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국제중과 외고가 조기유학을 오히려 부채질하고 있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조기유학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국제중과 외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일부 보수신문의 주장과 상반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올해 처음 학생을 뽑은 C국제중은 1학년생 94명 가운데 60.6%인 57명이 초등학교 때 영어캠프와 어학연수, 유학 등 조기유학을 다녀왔다. 1년 이상 장기 유학생도 43명으로 전체 학생 대비 45.7%나 됐다.
국제중 신설을 추진하는 사학재단 소속인 서울 D외고 신입생 또한 437명 가운데 갑절을 넘긴 52.9%(231명)가 초중학교 시절 조기 유학자 출신이었다. 이 학교 또한 1년 이상 장기 유학자 수가 139명이나 되어 전체 학생의 31.8%를 차지했다.
서울지역 6개 외고 1학년생 2182명 가운데 1년 이상 유학을 다녀온 학생은 293명(13.4%)이었고 단기유학을 포함한 유학생은 754명으로 34.5%(일부 대상자 중복 가능성 있음)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학교 "조기유학파 특혜 전연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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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명 |
1학년 학생수 |
3개월 미만 |
3~6개월 |
6개월~1년 |
1년 이상 |
| D외고 |
437 |
46 |
12 |
34 |
139(31.8) |
| D1외고 |
429 |
124 |
1 |
1 |
16(3.7) |
| M외고 |
442 |
43 |
6 |
7 |
7(1.6) |
| S외고 |
364 |
27 |
2 |
4 |
20(5.5) |
| Y외고 |
221 |
86 |
6 |
18 |
30(13.6) |
| H외고 |
289 |
28 |
4 |
12 |
81(28.0) |
| C국제중 |
94 |
8 |
4 |
2 |
43(4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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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희 | | 특목고와 국제중 대비 사설학원들이 해외 조기유학 사업에도 속속 뛰어들고 있다. 서울 강남에 있는 P학원은 자체 사이트에서 초등 4학년생 캐나다 10개월 유학 프로그램을 홍보하면서 "한국과 동일한 특목고대비 수월성 모의고사와 C국제중대비 모의고사를 실시한다"고 적어놓기도 했다.
현재 국제중과 외고 전형 방식을 살펴보면 학교 내신 성적보다는 외국어 듣기능력과 말하기 능력이 면접 평가 등을 통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과로 보면 해외 조기유학파에게 유리한 셈이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조기유학생은 전년보다 24%나 늘어난 2만400명이었다.
첫 아이가 올해 C국제중에 낙방하고 내년에 둘째 아이를 재도전시킬 예정인 이아무개(서울 동작구 신대방동)씨는 10일 전화통화에서 "주변 5명의 1차 합격 학생을 조사해봤더니 학교 성적은 뒤처져도 해외유학파가 1차 전형에 확실히 유리하게 평가된 사실을 알 수 있었다"면서 "둘째 자식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외유학을 보내 이 학교 합격 요건에 맞춰야 할지, 말아야 할지 걱정"이라고 분을 삭였다.
그는 또 "국제중과 외고 입시가 사실 중고등학교의 입시 부활인데 공교육 결과보다는 조기유학생에게 유리하게 된다면 큰 부자가 아닌 우리 같은 사람에겐 기가 막힌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C국제중 이아무개 교장은 "영어가 되는 아이들을 뽑아야 하고 국제인재 선발이란 제도를 갖다보니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이 많이 들어온 것 같다"면서 "학생을 뽑을 때 해외유학파를 우대한 일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안 의원은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조기 유학 감소나 평준화 해제를 위해 국제중, 외국어고 확대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외고나 국제중이 오히려 조기유학을 부채질하고 있는 현실에는 눈감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정부와 여당이 정확히 실태를 조사하고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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