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1일 월요일

장호완 교수님! 평준화가 아편이라고요?

[주장] 전 세계 평준화 체제와 싸우겠다는 것인가
 
윤근혁
 
▲ 중앙일보 12일치 6면 머릿기사.
ⓒ 중앙PDF
장호완 서울대 장기발전위원장(지구환경과학과 교수)이 과격한 표현을 남발하고 있다. 그는 11일 <중앙일보> 기자를 만나 "'평준화는 사회를 좀먹는 아편'이라 말했다"고 이 신문이 보도했다.

"평준화는 사회를 좀먹는 아편과 같은 무책임한 교육정책이다. 당장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편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서 경쟁하며 살아야 할 학생과 국민에게는 좌절과 절망을 안겨주는 왜곡된 평등정책이다."(<중앙> 6면 머릿기사)

앞서 장 교수는 지난 달 21일에는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정책)을 겨냥해 "3불 정책이 대학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방해하는 암초 같은 존재"라고 발언하면서 3불 논란에 불을 지핀 바 있다.

그의 이날 '평준화 아편론'은 'o'자 돌림으로 나가는 2탄 성격의 발언인 셈이다. 평준화와 3불정책을 바라보는 장 교수의 시각은 보수신문인 <조선><중앙><동아>와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이런 말이 사실이라면 무척 큰일이다. 평준화가 시행된 때가 73년이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30년 넘게 아편을 먹고 살아온 것이다. 공교육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봤을 때 선진국 문턱에 이르게 한 원동력도 다름 아닌 '아편'이었다는 얘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PISA(국제학업성취도비교) 평가에서 우리나라 고교 1년생들이 종합성적 2위를 거둔 힘은 또 어떤가. 2003년 PISA 평가를 보면 우리 학생들은 문제해결 능력 1위, 읽기 2위, 수학 3위, 과학 4위를 기록해 종합 성적 2등이었다.

그럼, 한국 평준화교육 극찬한 OECD는 뭐야

PISA 2003년 결과 설명을 위해 지난 2004년 우리나라를 찾았던 베르나르 위고니에 OECD 교육 부국장은 "한 학교에 공부 잘하는 학생, 못하는 학생 등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을 함께 입학시켜 공부시킬 때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면서 우리나라 평준화 정책을 극찬했다.

우리나라 30-40대는 평준화 중심 세대이다. 세계를 이끄는 한국의 영화와 한류문화는 모두 이들 평준화 세대가 만든 것이다. 이들 영화감독과 연예인들도 모두 아편을 먹고 그런 것일까.

PISA 시험에서 종합 1등을 거둔 핀란드 또한 평준화 체제를 공고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다 알려진 사실이다. '아편'의 힘에 놀랄 따름이다.

어디 이 뿐인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들의 고교입학 기본 방식은 근거리 배정이다. 장 교수가 그렇게도 경악하는 평준화 방식이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게 심각하니 전 세계를 대상으로 전쟁이라도 해야 하지 않겠는가. 세계 150위권인 서울대 교수가 세계 2등 성적을 만든 평준화 체제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그의 '아편 전쟁'은 과연 승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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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2007년 4월 12일치에 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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