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0일 일요일

"교육장관과 조선 사장도 조사하라"

[현장] 전교조 교사 국보법 긴급체포 기자회견장
 
윤근혁
 
▲ 18일 교사 구속 항의 기자회견 모습을 초등학교 3학년인 한 학생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그는 과연 이런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 윤근혁
"교육부 장관과 조선일보 사장부터 조사하라!"

18일 오후 3시,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 있는 서울시경 보안분실. 검은 벽돌로 지은 3층짜리 낡은 건물 앞에서는 좀처럼 듣기 힘든 구호가 울려 퍼졌다.

국가보안법폐지 국민연대(아래 국민연대) 소속 교사와 시민들 30여 명이 뜻밖에도 '교육부장관과 조선일보 사장' 조사를 일제히 외치고 나선 것. 전교조 소속 김아무개, 최아무개 교사에 대한 긴급 체포에 항의하기 위한 기자회견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교육부 사이트에도 떠 있는 사진을 가지고...

▲ 교육부의 인터넷 평화학교 사이트에 떠 있는 북한 관련 사진.
ⓒ 인터넷 평화학교
이들은 성명서에서 "서울경찰청은 두 교사에 대한 체포 이유로 전교조 서울지부 홈페이지에 선군정치 사진이 실려 있다는 것을 내세우고 있다"면서 "이런 것이 체포 사유가 된다면 선군정치 사진들을 사이트에 탑재해 놓은 교육부장관부터 조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교육부는 인터넷 평화학교(tongil.moe.go.kr) 사이트에 "무적강군의 위용을 떨치며 나아가는 조선인민군 열병대오"라고 설명해놓은 선군정치 사진 등 700여 장의 북한 사진을 올려놓고 있다.

이 사이트는 교육부가 수업 직접 활용과 교실 환경미화 게시를 위해 2003년에 만들어 상당수의 초·중등학교 사이트에 연결해놓고 있다. 초등학생들도 클릭 한 번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박래군 국민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은 "전교조 서울지부 홈페이지에 수십 개의 북한 생활사진 가운데 조선일보가 발견한 선군정치 포스터 사진 하나만을 문제 삼아 교사들을 잡아들인다면 누가 인정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참석자들은 또 '선군정치에 대한 북한 원전을 올려놓은 조선일보 사장도 조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교사들이 선군정치 문서를 소지한 것이 문제가 된다면 이보다 더 심각한 내용을 조선일보가 만든 NK조선(nk.chosun.com)이 공개해놨는데 왜 가만 놔두었냐는 논리다.

▲ 조선은 지난해 2월 전교조 사이트에 실린 '선군 포스터'와 비슷한 내용의 포스터를 먼저 실었다. nk.chosun.com 재인용.
ⓒ nk.chosun.com
NK조선엔 선군정치 관련 사진은 물론 김일성, 김정일이 직접 쓴 원전도 그대로 실려 있다. 이날 국가보안법폐지국민연대는 이 사이트에 올라있는 다음과 같은 선군정치 관련 원전 제목을 공개하기도 했다.

"전당, 전군, 전민이 일심 단결하여 선군의 위력을 더 높이 떨치자"(2005년 1월 1일)
"당의 령도 밑에 강성대국건설의 모든 전선에서 혁명적 공세를 벌려 올해를 자랑찬 승리의 해로 빛내이자"(2004년 1월 1일)
"위대한 선군기치 따라 공화국의 존엄과 위력을 높이 떨치자"(2003년 1월 1일)


시민사회단체들, 두 교사 석방 위한 대책위 추진

오종렬 국민연대 공동대표(민주주의민족통일 전국연합 상임의장)는 "교육부와 조선일보에도 다 있는 사진과 글을 사이트에 올린 것이 도대체 왜 죄가 되느냐"면서 "이는 6․15 통일시대에 목이 떨어질 것을 걱정한 공안세력들이 자신들의 생존을 위한 범죄를 꾸미는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경 보안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참여정부 시절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통일위원장을 지낸 두 교사를 긴급체포했다. 19일쯤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상황에 따라선 전교조 16개 지부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 확대 개연성도 있다는 게 국민연대 쪽의 분석이다.

박래군 국민연대 공동운영위원장은 "두 교사에 대해 국가보안법을 적용, 구속하는 순간 시민사회단체들이 대책위원회 만들어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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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2007년 1월 18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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