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1일 월요일

3허(許)제’ 나라 한 곳도 없더라

교육부 문서, 미국·영국·프랑스·일본의 대입 뜯어보니
 
윤근혁
 
▲ <표1>
ⓒ 윤근혁
3불제(본고사·고교등급·기부금입학 금지 제도) 발언으로 교육계가 시끄럽다. 보수 신문인 조중동(조선·중앙·동아)과 일부 수도권 대학 총장들의 이런 주장엔 빠지지 않는 레퍼토리가 있다.

바로 '3불제는 교육선진국에는 없는 후진적인 제도'라는 것이다. 과연 그럴까.

결론적으로 이들이 내세우는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중에서 '3허(許)제' 대입체제를 갖고 있는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최근 교육부가 이 네 나라 대입제도를 우리나라 3불제와 견줘 분석한 내부 문서에서 밝혀진 결과다.

A4 용지 12쪽 분량으로 된 '외국의 입학제도'란 제목의 이 문서는 3불정책 해제 논리를 반박하기 위해 교육부 주도로 만든 자료로 알려졌다.

이 문서를 보면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의 대학들은 3불제를 엄격하게 지키고 있다. A-level이라는 학력인정시험이 대입전형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는 영국은 3불정책에 대한 철학이 굳게 자리잡고 있다. 특히 고교등급제는 출신 학교에 의해 개별 학생을 평가하면 안 된다는 원리에 따라 금지되고 있다.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대학, 본고사·등급제·기여 입학 없어

대학에게 학생을 뽑을 권리를 주지 않는 평준화 체제인 프랑스의 경우 "기여입학제와 고교등급제도는 생각할 수도 없다"고 이 자료엔 적혀 있다. 본고사를 쳐 학생을 뽑는 대학도 당연히 있을 수 없다고 돼 있다. 고교 교육정상화를 위한 조치라는 것.

다만 미국은 본고사는 없지만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를 시행하는 대학이 일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고교등급제는 "획일적인 등급제는 없고 특수 교육과정 이수 여부 등에 따라 개인 차원에서 내신 성적의 신뢰도를 조정하고 있다"고 이 문서는 밝혔다.

전면 허용되고 있다고 알려진 기여입학제 또한 공식적으로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금전 거래에 따라 입학허가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뜻이다.

다만 "부모 등이 동문으로 오랜 기간 대학에 기여한 사실이 있을 때 후손이 경쟁자들과 학력 등에서 비슷한 조건일 경우 입학에 우선권을 주는 정도의 기여입학제는 관행으로 이루어져 왔다"고 이 문서는 설명했다.

일본은 "군국주의 시대 제국대학 등에서 형성된 본고사 유산이 현재에도 주요 대학 선발방식의 관행을 형성하고 있다"고 이 문서는 전했다. 하지만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는 없었다.

오마이뉴스 2007년 4월 17일치에 쓴 글입니다.

관련기사
‘OECD 3불폐지’ 보도 <조선> 주의처분
장호완 교수님! 평준화가 아편이라고요?
김신일 "점잖은 분들이 할 얘기가 따로 있지..."
OECD는 3불 폐지 권고 안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