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
| 편지를 쓰려고 하니 인사말은 다음처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요즘 얼마나 힘드십니까?" 참여정부 시절, '교과부 일반직은 장교, 전문직은 하사관'이란 다소 이상한 제목의 기사를 쓴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 드는 생각은 '하사관'이란 말도 사치처럼 보이는군요. 우리나라 초중고 교과서 총수는 2296권. 교과서 편수 일을 맡은 전문직은 겨우 9명입니다. 그러니 전문직 한 명이 많게는 780권의 책에 대한 '편수관' 노릇을 해야 하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365일 쉼 없이 일하면 하루에 2권씩 생산한다는 계산이 나오는군요. 이것이 바로 '역사 교과서'에 대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편수정책 현실 아닙니까? 내년 예산안을 들춰보니 초중등 교수-학습 예산이 85%나 잘려나갔더군요. 올해 25억원이던 돈이 3억8000만원이 되어버렸습니다. "교사 전문성 신장을 위해 꼭 필요한 돈이었는데, 논의 과정에서 깎였다"는 볼멘소리를 여러 전문직에게 들었습니다. 영어교육과 영재교육 예산은 널을 뛰더군요. 영어교육은 120억원이나 늘려 잡아 190억원이 넘었습니다. 검증되지도 않은 대학생을 불러들여 원어민 교사보다 많은 돈을 줘가면서 수업을 맡기는 대통령 영어장학생. 여기에 잡힌 돈만 100억원이 넘습니다. 학교정책국 소관 교육예산 3억8000만원을 쥔 그 손이 참 초라해 보입니다. 한 전문직 관리는 국회를 돌아다니며 "초중등 교육 예산을 늘려 달라"고 읍소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칼자루를 쥔 교과부 일반직이 잘라놓은 돈을 국회에서 올려달라고 하니 설득력이 있겠습니까? 학교자율화를 한다면서, 지난 4월 겨우 29개 지침을 폐지하더니 올해엔 141개의 지침을 새로 만들었더군요. 상당수가 초중등 관련 내용이기 때문에 전문직이 만들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명박 정부의 '학교 자율화'구호가 얼마나 속빈 강정인지 몸으로 보여주려고 한 것은 아니었겠지요? "문제가 터졌다하면 대부분 초중등 관련인데, 전문직을 쫓아내고 예산까지 뺐으니 힘이 빠진다"는 소리도 들립니다. 그래도 '난다 긴다'하는 전문직들이 이렇게 힘든데 일선 교사들은 오죽하겠습니까? 정권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공교육은 지금 다 쓰러져갑니다. 교육희망 2008년 11월 16일치. |
2009년 9월 9일 수요일
교과부 전문직 전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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