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소리개가 날개를 접으면…"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의 수필집 <고추잠자리> 눈길
 
윤근혁
 
'이것은 잘 짜놓은 슬픈 소설 같다.' 최홍이 서울시교육위원(67)이 펴낸 수필집 '고추잠자리'(계간문예)를 읽으면서 든 생각이다.
 
소설가 신경숙을 가르친 스승의 모습보다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게 불호령을 내리는 '호메이니'같은 최 위원의 모습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나로선 뜻밖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최 의원의 인생역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는 '논픽션'이다.
 
33년간 교단에서 말과 행동을 일치시키려 노력한 '리얼리스트' 최홍이. 그가 이번엔 아름다운 문체로 후배들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책을 펴낸 것이다. 교사들에게 반향을 일으킨 '평교사는 아름답다'(1999)와 서울시교육위원 의정활동 기록인 '아름다운 전쟁'(2005)에 이어 세 번째다.
 
"이제 후배교사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온 힘을 기울여 책을 썼어요." 이 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 해 12월 기자에게 던진 말이다.
 
이 책은 독립운동을 한 죄(?)로 6.25 한국전쟁 중 '빨갱이'로 몰려 죽임을 당한 아버지에 대한 애틋한 추억으로 시작된다.
 
"아버지, 하늘로 치솟지 않으면 노고지리가 아닙니다. 소리개가 날개를 접으면 추락하여 세상을 잃게 됩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사랑하셨던 아들은 아버지 곁으로 가는 그날까지 제 날개를 접지 않을 것입니다."
 
최 위원이 책 속에서 온몸으로 흐느끼며 다짐한 내용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최 위원 아버지에 대한 개인의 그리움만 담겨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교육계의 아버지' 연배가 된 최 위원은 이 책에서 이명박 정부의 '반교육 정책'에 대해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거짓 학교 자율화, 미친 영어교육 따위가 그 대상이다.
 
살얼음판 같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에 몸서리치며 일제고사를 앞두고 고민에 빠진 교사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교육희망 2009년 3월 15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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