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단협 파기, 알고 보니 정권 '꼼수'

석연찮은 실효 통보에 전교조·한교조 공동 대응
 
윤근혁
 
교과부가 교원노조와 맺은 2002년 단체협약의 '효력 상실'사실을 지난 18일 돌연 발표한 행동은 석연찮은 여운을 남기고 있다.


 
우선 효력 상실 기점으로부터 4년 가까이 흐른 뒤 '실효 통보'를 한 뒷북치기 행위는 '정권 코드 맞추기'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교과부는 기자브리핑에서 "이번 실효 통보는 새로운 노사관계를 정립하려는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이 같은 의혹을 뒷받침하기도 했다.
 
2002년 12월 30일에 체결한 단체협약은 당시 이상주 교육 부총리와 이수호 전교조 위원장, 류명수 한교조 위원장이 공동 서명한 본문 105개조 부칙 5개조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단체협약안에는 교원의 후생복지는 물론 유초중고 학생들을 위한 교육여건 개선 내용도 실려 있다.
 
더구나 조합비 일괄공제, 사무실 제공 등 교원노조 활동 보장의 내용도 들어있다. 국정감사 당시 일부 여당의원의 집중 지적을 받은 교과부가 전교조 '목 조르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가능하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전교조에 대한 지원이 대부분 시도교육청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일은 없다"고 부인했다.
 
사실 단체협약이 2002년 이후 체결되지 못한 까닭은 전교조의 교섭권을 방해하고 있는 교원노조법 때문이었다. 교원노조법이 한 교섭창구를 요구하기 때문에 견해가 다른 교원노조끼리 단일안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 '반 전교조' 기치를 내걸고 탄생한 교원노조와 한 테이블에 앉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게다가 전체 조합원이 전교조의 1개 지회 규모에 불과한 560명인 자유교조가 조합원 8만여 명인 전교조와 대등한 교섭위원 수를 요구해 공동교섭단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교조의 설명이다.
 
뉴라이트 계열로 분류되는 자유교조는 2006년 4월 '헌법수호, 반 전교조'등의 기치를 내걸고 창립한 바 있다. 뉴라이트교사연합도 오는 26일 대한교조(대한민국교원조합)를 창립할 예정이어서 이후 교과부-교원노조 사이의 단체교섭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교과부는 실효 통보와 함께 오히려 '교섭을 재개하자'고 말풍선을 터뜨려 교원노조의 반발을 자초했다.
 
김용서 전교조 정책교섭국장은 "법적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교원노조 탄압에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국제노동기구(ILO) 제소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단체협약 파기 행위가 국제 망신거리란 계산이 깔려 있다.
 
도형록 한교조 정책실장도 "여태껏 가만히 있다가 단체협약 실효를 선언한 행위는 정권 의도에 맞춘 노조 거세 작전"이라면서 "전교조와 공동 대응하겠다"고 선언했다.
 
교육희망 2008년 11월 23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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