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17>데이터 마사지

요즘 전교조 조합원 수 공개 논란이 뜨겁다. 이를 지켜보면서 2년 전 <조선일보> 양아무개 기자가 쓴 기사가 떠올랐다. 06년 10월 9일치에 나온 이 기사의 제목은 '전교조 교사 적으면… 서울대 입학 많아진다?'였다.
 
지금은 사교육정보업체 대표로 말을 갈아탄 양 기자는 기사에서 "전교조 교사가 적은 고교의 서울대 입학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근거로 "전교조 비율이 16%인 서울 강남교육청 관내 학교의 서울대 입학자 수는 353명인 데 비해, 전교조 교사 비율이 27%로 가장 높은 남부교육청은 38명이었다"는 사실을 앞세웠다. 물론 이 기사를 보고 교육기자들은 많이 웃었다. '갖다 붙이기'식 기사작성 치곤 '초 절정 황당 시츄에이션'을 보인 탓이다.
 
합법 전교조가 탄생된 때는 1999년이다. 그렇다면 전교조 조합원이 없던 그 이전엔 남부교육청 소속 학생들이 강남교육청 학생들보다 서울대를 더 많이 갔을까?
 
지방 중소도시엔 한국교총 소속 회원이 올백(100%)을 자랑하는 곳도 많다. 양 기자의 논리대로라면 전교조 교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이런 학교들은 '서울대 입학 대박'을 내야 맞다. 정말 그럴까?
 
이 기사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 18일, 위 양 기자가 쓴 기사를 '재탕'하기 위한 취재가 시작됐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이날 어떤 신문은 비슷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만 가지고 '마사지'(눈속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전교조에 '정부지원금 퍼주기'논란을 퍼뜨린 지난 8월 15일치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도 '데이터 마사지' 의혹이 짙다. 같은 교원노조인 한교조와 자유교조는 조합원 한 명당 전교조 지원액 대비 각각 41배와 20배를 더 받았는데도 이런 사실을 외면한 보도였다.
 
지금은 국정감사 철이다. 일부 뉴라이트 계열 국회의원들이 전교조를 단단히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데이터로 포장된 이들의 숫자를 기다리고 있는 곳은 바로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이다.
 
'데이터 마사지'에 '데이터 맞대응'이 필요한 때다.


교육희망 2008년 9월 21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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