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16 |
| 전교조에 대한 나랏돈 퍼주기, 학교별 교원단체 인원 공개, 역사 교과서 멱살 잡기, 전교조 활동에 대한 국회의원의 사찰 자료수집….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된 위와 같은 전교조 몰아세우기가 점입가경이다. 예상은 했지만 전교조로선 쉽지 않은 난국이다. 국회의원, 조중동, 교과부로 이어지는 삼각패스 현재 전교조에 대한 공격은 삼각패스 형태를 띠고 있다. 뉴라이트 계열 국회의원이 패스하면 조선․중앙․동아 등 보수신문이 받고, 이들 신문이 다시 ‘뻥’하고 공을 차면 교과부가 받는 식이다. 왜 이들은 이 같은 공격에 나선 것일까. 다 속셈이 있을 텐데 이는 나중에 보기로 한다. 우선 축구경기장에 들어선 친 이명박 계열 선수들의 패스 모습부터 살펴보자. 전교조에 대한 나랏돈 퍼주기 의혹을 제일 먼저 제기한 인물은 신지호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그는 지난 8월 전교조, 한교조(한국교원노동조합), 자유교조(자유교원조합)의 정부지원금을 모두 조사해놓고도 한교조와 자유교조의 지원금 내역은 공개하지 않은 채 전교조 것만 세상에 내보였다. 이를 제일 먼저 받아 적은 곳은 <조선일보>였다. 이 신문은 지난 8월 15일치 1면 머리기사에서 “반정부 불법 시위를 벌여온 전교조에 교육청이 올해도 49억을 지원했다”면서 같은 교원노조인 한교조와 자유교조의 지원금 내역은 소개하지 않은 채 “교육청은 전교조 외의 2개 노조는 규모가 작아 지원금도 거의 없다고 밝혔다고 신의원은 전했다”는 내용만 소개했다. 이어 <동아일보><중앙일보><국민일보> 등도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하지만 <조선일보>가 보도한 신 의원의 설명은 사실과 달랐다. 한교조와 뉴라이트 계열 자유교조의 교사 1인당 정부지원금이 전교조에 견줘 각각 41배와 20배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나는 안민석 민주당 의원(교육상임위) 쪽에서 건네받은 ‘교과부 및 시도교육청의 교원단체 지원현황’(교과부 작성)을 분석하면서 두 가지 사실에 놀랐다. 계산기를 두들기면서 놀란 두 가지 첫째는 올해 3월 학교 일괄공제(체크오프) 기준이긴 하지만 이 두 단체의 조합원 수가 생각한 것보다 무척 적다는 사실이다. 한교조는 432명이었고, 자유교조는 561명밖에 되지 않았다. 전국 16개 시도 조합원 총수가 그렇다는 것이다. 전교조로 보면 이들 단체 소속 총 조합원은 한 개 지회 크기 정도밖에 되지 않는 셈이다. 두 번째 놀란 사실은 올해 것만 따져 봐도 이들에게 상당히 많은 나랏돈이 지원됐다는 것이었다. 회원 400여 명인 한교조에겐 12억9061만8000원(사무실 12억531만8000원, 행사지원 8530만원)이, 600명에 못 미치는 자유교조에게도 7억8160만원(사무실 7억460만원, 행사지원 7700만원)이나 각각 지원됐다. 회원 7만2291명인 전교조에겐 51억6737만원(사무실 45억7497만원, 행사지원 5억9240만원)이 지원됐다. 전체 수치로 보면 전교조가 제일 많지만 이를 조합원 한명 당 지원액수로 환산해 보면 전교조는 7만1480원에 그쳤다. 반면, 한교조와 자유교조는 각각 298만7541만원, 139만3226만원씩이었다. 전자계산기를 두들겨보니 소속 교사 한 명마다 받은 지원금이 한교조와 자유교조가 전교조에 견줘 각각 41배와 20배나 더 많았다. 사정이 이런데도 마치 전교조가 나랏돈을 몰아 받은 것처럼 선전행위를 한 것이다. 뉴라이트 소속인 자유주의연대 대표를 역임한 한 국회의원의 자료를 이를 지지하는 보수신문들이 ‘받아쓰기’한 결과다. 조합원수 공개 공방... 그리고 서울대 학교별 교원단체 공개를 놓고 벌인 최근의 공방에도 전교조 물아세우기 전략이 숨어 있다.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교원단체 꼬리표를 붙이도록 한 곳은 대한민국 교과부였다. 교과부에 압력을 행사한 의원 역시 뉴라이트 소속인 자유주의 교육운동연합 상임대표를 역임한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다음은 지난 9월 5일치 <경향신문>이 전날인 4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 전체회의를 소개한 내용을 대화만 따온 것이다. 조전혁: “청와대가 교원들의 교원단체 가입 현황을 정보 공개하라고 요구했는데 학교정보공개법 시행령 안에서 빠졌다. 그게 어느 과정에서 빠졌는지 경위를 설명하라.” 교과부: “여러 가지 의견이 접수됐는데 그중 하나가 교원단체 가입 현황을 공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여러 측면에서 전문가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 조전혁: “전문가의 검토를 거칠 게 뭐가 있느냐. 그 명단을 공개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 교과부: “의견을 받은 지 이틀밖에 안 됐다. 정보공개법 취지인 국민의 알 권리와 관련 조금 더 검토하겠다.” 조전혁: “검토하고 말 것도 없다. 반드시 집어넣어라.” 교과부: “잘 검토하겠다.”. 결국 이런 일이 벌어진 뒤, 교과부는 교원노조 학교별 인원수를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교과부는 지난 15일 ‘교육관련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에 이 같은 내용을 추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조전혁 의원의 압박에 교과부가 손을 든 것이다. 조중동은 사설을 써서 손뼉을 치는 한편, 발로는 전교조를 걷어찼다. 다음은 지난 9월 16일치에 일제히 나온 조중동의 사설 제목이다. “전교조, 학교별 소속 교사 숫자 공개 왜 겁내나”(조선일보) “교원 단체 가입정보 최대한 공개해야 한다”(중앙일보) “학교정보 공개, 교육 경쟁력의 기초다”(동아일보) <조선> 사설의 내용을 살펴보자. “전교조는 ‘교원의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2010년 서울에서 고교선택제가 실시되면 학부모들이 전교조 소속 교사가 많이 있는 학교들을 기피하게 되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는 패배주의에 젖어 학교별 전교조 소속 교사 숫자 공개에 겁부터 내기보다 이번 일을 통해 학부모 지지를 받는 단체로 거듭나야 한다.” 더 ‘전략’적이어야 할 전교조의 대응 여기서 전교조의 언론플레이에 대해서도 토시를 달고자 한다. 교원단체 인원수를 공개토록 한 의원과 교과부의 태도는 한마디로 ‘소인배’ 짓이다. 입법 기관이라는 국회의원과 정부기관으로서 속이 뻔히 들여야 보이는 속 좁은 행태를 보였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교조가 이들의 치맛자락을 잡고 ‘공개를 하면 안 된다’고 외치는 모습을 연출한 것 또한 스스로를 위축시킨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저들의 공개 행위는 기정사실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전교조가 들 수 있는 카드도 없었다. 이럴 때 활용하라고 ‘전략전술’이란 말이 있는 것이다. 전교조는 “당신들의 행동은 소인배 짓이지만 우리는 자랑스럽게 활동해왔다. 그래, 공개하려면 하라!”고 오히려 떳떳하게 나왔어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최근 교원단체 인원 수 공개 논란을 보면 여러 생각이 엇갈린다. 전교조가 더욱 더 국민들에게 다가갔다면 위와 같은 ‘촌극’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일부 국회의원과 보수신문, 교과부의 삼각패스에 따라 이들이 ‘한 꼴’을 넣었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면서 2년 전 <조선일보> 양아무개 기자가 쓴 기사가 떠올랐다. 06년 10월 9일치에 나온 이 기사의 제목은 “전교조 교사 적으면… 서울대 입학 많아진다?”였다. 양 기자는 지금 사교육정보업체인 ‘맛있는 공부’ 대표로 일을 하고 있다. 그는 이 기사에서 “전교조 교사가 적은 고교의 서울대 입학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근거로 “전교조 비율이 16%인 서울 강남교육청 관내 학교의 서울대 입학자 수는 353명인 데 비해, 전교조 교사 비율이 27%로 가장 높은 남부교육청은 38명이었다”는 사실을 앞세웠다. 물론 이 기사를 보고 교육기자들은 많이 웃었다. 기사의 ABC도 갖추지 못한 섣부른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합법 전교조가 탄생된 때는 1999년이다. 그렇다면 전교조 조합원이 없던 그 이전엔 남부교육청 소속 학생들이 강남교육청 학생들보다 서울대를 더 많이 갔을까? 지방 중소도시엔 한국교총 소속 회원이 올백(100%)을 자랑하는 곳도 많다. 양 기자의 논리대로라면 전교조 교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이런 학교들은 ‘서울대 입학 대박’을 내야 맞다. 정말 그럴까? 이 기사로부터 2년이 흐른 지난 18일부터 위 양 기자가 쓴 기사를 ‘재탕’하기 위한 취재가 시작됐다. 실제로 이날부터 일부 신문들은 비슷한 기사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다음은 19일치 <조선일보> 기사다. “서울 안에서도 지역별로 차이가 드러났다. 구로·금천·영등포구의 전교조 소속 교원 비율은 20.1%로 높게 나타난 반면, 강남·서초구는 10.5%였다. 한편 올해(2008학년도) 서울대에 가장 많은 합격자를 낸 상위 10개 고교(서울예고, 대원외고, 서울과학고, 명덕외고, 전북 상산고, 한성과학고, 선화예고, 한국과학영재학교, 경기과학고, 서울 중동고) 교원 중 전교조 소속은 8%로 나타났다. 전국 고교 교원 12만211명 중 전교조 소속이 20%(2만4459명)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학교의 전교조 교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이다.” 이 기사는 전교조 교사가 적어야 서울대에 많이 간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눈에 보이는 데이터만 가지고 ‘마사지’(눈속임)를 한 것이다. 나는 위와 같은 종류의 논란을 보고 지난 9월 22일치 주간<교육희망>의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17’에서 “지금은 국정감사 철이다. 일부 뉴라이트 계열 국회의원들이 전교조를 단단히 노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데이터로 포장된 이들의 숫자를 기다리고 있는 곳은 바로 <조선일보> 등 보수신문”이라면서 “'데이터 마사지'에 '데이터 맞대응'이 필요한 때”라고 전교조에 주문한 바 있다. 데이터 맞대응에 나선 권재원 교사의 결론 그런데 때 마침, 전교조 조합원이면서 서울대 강사를 하고 있는 권재원 교사가 ‘데이터 맞대응’에 나서 주목된다. 2008학년도 서울대 최고 합격자 87명을 낸 학교는 서울예고다. 이 학교는 전교조 조합원이 10명인 반면, 다른 교원단체 소속 교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이런 식으로 서울대 합격 상위 고교 20걸을 뽑아 회귀모형을 수립해서 추리통계를 실시해본 이가 바로 권 교사다. 그는 최근 전교조 조합원 목소리에 올린 글에서 다음처럼 결론을 내렸다. “서울대 합격자 수는 그 학교가 특목고인가 여부와 강남지역에 있느냐가 결정적인 변인이다. 나머지 교직단체나 설립별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분석은 한발 더 나아가 <조선일보>의 의도까지 겨누고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조선일보>의 선동과 달리 전교조가 아닌 계급문제의 심각성을 보게 된다. 즉 한국 교육을 망치는 진짜 범인은 전교조가 아니라 계급격차이며, 이 계급격차에서 이득을 보는 집단이 계속해서 재생산하려고 하는 교육제도와 체계다. 그렇다면 이 지점에서 부유층과 <조선일보>가 왜 그렇게 전교조를 미워하는지 알게 된다.” 이처럼 조중동과 일부 정치권이 벌이고 있는 전교조 ‘멱살 잡기’ 게임은 반칙이 횡행하는 아사리판(=개판)인 것이다. 월간<우리아이들> 2008년 10월호. |
2009년 9월 9일 수요일
반칙왕들이 벌이는 ‘전교조 멱살 잡기’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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