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37
주간<교육희망> 지난 호 이 난의 제목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조선일보>여 봉기하라.”
참여정부 시절엔 ‘학생선발권 보장하라’고 펜대를 휘두르던 <조선>. 그런데 이명박 정부 시절엔 이전 정부보다 더 지독하게 학생선발권을 ‘무시’하고 있는데도 꿀 먹은 벙어리 노릇을 하고 있는 그들의 ‘이중행동’을 비판한 내용이었다.
사실 이 신문의 이런 버릇은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논란이 된 ‘학원의 심야교습 제한’ 문제도 그렇다. <조선>은 이전 태도를 뒤집어 이명박 정부의 심야교습 제한 움직임에 박수를 쳤다.
다음은 5월 2일치 기자수첩 “교과부, ‘월권’ 운운할 때 아니다”의 일부 내용.
“60~70%의 국민 지지를 얻고 있는 ‘학원 심야교습 금지’ 등에 대해서도 교과부는 냉소적으로 코웃음 쳐왔다. 그러니 ‘교육관료들에 맡겨놓으면 아무 것도 안 된다’….”
5월 19일치는 한 발 더 나아간다.
“학원 심야교습을 단속하면 부작용이 생긴다. 대다수 학부모 부담을 줄이고 자라나는 청소년들 건강에도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면 어느 정도 부작용이 있더라도 밀고 가야 한다.”
이 사설의 제목은 “사교육 해결하려면 네 가지 처방 동시에 실행해야”였다. 사교육 해결을 위해 ‘부작용이 있더라도’ 심야교습 금지 조처를 해야 하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신문은 몇 년 전만 해도 ‘심야교습 금지’ 반대를 위한 ‘기사 데모’를 펼친 바 있다. 다음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에 나온 사설 내용이다.
“교육당국은 학원들 심야수업 솎아내는 데나 골몰하고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어둡다는 평을 듣는 것이다.”(03년 12월 3일치 사설)
“강남 학원들의 심야수업을 단속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방침은 사교육의 과열 때문이라지만 순서가 뒤집힌 대책이다. …앞서가는 사교육의 발목을 잡겠다고 공권력의 몽둥이를 든 셈이기 때문이다.”(03년 11월 15일치 사설)
주변 온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카멜레온. 많은 이들이 <조선>을 보고 ‘뱀목’에 속하는 이 동물에 빗대 부른 이유가 정권에 따라 돌변하는 보도 때문인 것이다.
예전엔 심야교습 금지와 학생선발권 제한에 대해 맨 앞에서 봉기한 <조선>. 이명박 정부의 똑같은 정책 움직임에 대해 그들은 왜 봉기하지 않을까.
한 중앙일간지 교육중견기자는 그 까닭에 대해 다음처럼 분석했다.
“<조선>의 교육기사는 거의 위에서 기사 방향이 떨어져요. 이 신문사 윗선에서 ‘사교육 대책’에 대해 현 정권과 암묵적인 합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교육희망 2009년 6월 18일.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