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6일 수요일

일제고사 부추긴 세력에 사람들은 왜 박수칠까?

2009년 9월 16일 오후 3시 8분

 

어제 한 15년만에 고향 친구를 만났다. 지금은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이 친구는 대학시절 자신이 참여한 학생운동에 대해 지금도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 초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 친구는 관절염을 앓던 중학교 동창인데, 그 당시 말없이 공부만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났다. 이 친구 얼큰하게 술먹은 뒤 하는 말,

 

"비판만 하기는 쉽다. 하지만 대안을 갖고 있지 않으면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비판하는 사람은 대안까지 빼놓지 않고 제시해야 한다. 먼저 일을 추진한 사람은 그 나름의 계산과 고민이 있었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다."

 

친구의 말이 가슴에 다가왔다. 꼭 나를 두고 하는 말 같았다. 맞는 말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내가 해온 지금까지의 일이 대부분 어떤 일이나, 어떤 사람을 조지는 것이었다. 변변한 대안을 생각하지 않은 것이 많았다.

 

현 정부는 자꾸 뭔가 새로운 것들을 내놓는다. 교육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율화, 사교육없는학교, 교원전문성향상방안... 얼마나 좋은 말인가. 이름으로만 봐서는 모두 찬성해야 할 것들이다. 속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런 정책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참 이상하게 생각할 것이다.

 

저들은 자꾸 새롭고 멋있는 것을 작명하고 나서는데 운동세력은 반대하는 성명서나 기자회견을 하는 방식을 뛰어넘지 못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반대하는 기사를 많이 썼을 뿐, 뭔가를 생산하는 일에 공을 많이 들이지 못한 게 부끄러운 모습이다.

 

이번 주 19일까지는 월간<우리아이들>에 '일제고사, 누가 부추기는가'란 주제의 글을 써야 한다. 나는 위 친구의 말을 듣고 내 피디에이폰에 다음과 같이 결론 부분을 적어놨다. 나도 어제 저녁 술을 먹었으니 횡성수설 적은 것이다. 하지만 이런 마음가짐은 가져야하겠다는 생각이다.

 

"왜 일제고사를 부추긴 세력이 힘을 얻었는지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볼 때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 교사들은 얼마나 부진 학생 지도에 대해 노력했나요? 학부모들이 그들의 선전에 박수친 건 이유가 있을 겁니다. 반성은 아무리 늦어도 빠릅니다. 저는 반성하겠습니다."

 

 

 

 

댓글 2개:

  1. 제 생각은 일제고사를 부추긴 세력이 힘을 얻고 있는 이유가... 우리 사회가 학력에 대한 비뜰어진 시각을 갖고 있어서 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사회는 교육철학, 교육이론, 교육목표, 교육과정이라는 기치는 멋지게 솟아있는데 그 밑에 교육에 관여하는 주체들은 교육을 도구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일부 교사는 승진의 도구로...학부모는 부의 세습(?) 또는 창출(?) 도구로...교육당국은 정권연장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자라나는 아이들의 가슴을 끌어안아주는 자세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순진한 발상이지만 모두가 생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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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온달샘 - 2009/09/17 22:29
    온달샘 반갑습니다. 제 블로그 통털어 첫 의견 주신 분이시네요. 학력과 학벌에 대한 샘의 지적 동의합니다. 일제고사와 학벌 문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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