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0일 목요일

중간고사도 봤는데 '진단평가' 결과는 '깜깜'

09.04.30 11:18 ㅣ최종 업데이트 09.04.30 11:18 윤근혁 (bulgom)
  
지난 3월 31일 치른 일제고사 시험지.
ⓒ 윤근혁
진단평가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이 일제고사 방식으로 지난 3월 31일 치른 초중생 교과학습 진단평가 결과를 일선 학교의 중간고사가 마무리되는 시점까지도 학교에 전달하지 않아 '진단도구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진단평가는 3월 학기 초 학생의 수준을 진단해 맞춤식 교육을 하기 위해 학교별로 치러온 시험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교과부와 시도교육청은 대상 범위를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늘려 잡아 한 날 한 시에 전국 학생들이 한 시험지로 일제히 시험을 보는 일제고사 방식으로 시험을 강행했다.

 

"정치적인 시험쇼" 웃음거리 된 일제고사

 

29일 현재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와 상당수의 중학교는 중간고사를 치른 상태. 이미 학교별 별도의 시험을 통해 '학력부진아 맞춤식 교육'도 진행하고 있는 일부 교사들은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진단평가 결과에 대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엄민용 전교조 대변인은 "중간고사까지 치른 상태인데, 뒤늦게 진단평가 결과를 받아본들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면서 "올해 진단평가는 교육보다는 일제고사를 치르는 행위 자체에 몰입하는 현 정부의 정치적인 시험 쇼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비판에 직면한 교과부는 진단평가 결과를 판별하는 프로그램(판별도구)을 29일 시도교육청에 전달했다. 시험을 치른 지 한 달 정도 지난 뒤에 이루어진 일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과 함께 정확한 도구를 제작하기 위해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했다'는 게 교과부의 해명이다.

 

과목영역별 '도달, 미도달' 2단계만을 가늠할 수 있는 판별도구는 다음 주중 각 학교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월 5일까지 연휴인 터라 학부모들이 결과를 받아보는 때는 5월 중순쯤인 11일을 넘길 것으로 예측된다.

 

"난센스 진단평가"란 비판에 교과부 "1년 동안 사용할 거라서..."

 

이같은 뒷북 진단 결과에 대해 성열관 경희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진단평가는 교사가 학생수준을 측정한 뒤 학기 초부터 수업운용을 제대로 하기 위한 시험"이라면서 "5월을 앞둔 시점까지도 결과가 나오지 않은 진단평가는 '난센스'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국가차원의 과학적인 진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이같은 전국 시험방식에서는 판별도구 제작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 "교과부에서 여러 개의 진단시험 문항(문제은행)을 만들어 학교에서 자율로 선택하도록 한 뒤 자체 분석하는 방식이 더 효율적"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학력증진지원과 관계자는 "진단평가 결과가 늦게 전달되는 것은 성적 조작 논란으로 진단평가를 늦게 본 올해만의 특수한 상황도 있다"면서 "이번 진단평가 결과는 1년 동안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 협의방식으로 정확하게 분석한 판별도구를 제공하는 것은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반박했다.

 

오마이뉴스 2009년 4월 30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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