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38
현 정부 들어 어떤 일에나 끼어드는 단체가 있다. 이른바 ‘MB정부의 감초’인 셈이다. 이 단체의 이름은 바로 한국교총이다.
교사 시국선언에 대해 정부가 징계 으름장을 놓던 지난 6월 17일. 이 단체가 재빠르게 나섰다. ‘비난’ 성명서를 낸 것이다.
그런데 이 ‘성명서’란 것이 재미있다. 자신의 들보(beam)는 감춰둔 채 남 눈의 티만 탓하려 나선 꼴이 되었기 때문이다. 성명서 내용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끼어 있다.
“교사의 시국선언이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수차례 이루어져 왔음도 개탄스럽다. 그간 정부도 학교 현장에서 불법적 시국선언 서명이 이루어져왔는데도 확고한 대처를 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단체는 이 ‘시의적절’(?)한 성명서 때문에 유명세를 탔다. 다음은 신문 보도 내용이다.
“한국교총은 ‘학교는 정치선전의 장이 아니다’며 전교조를 강력 비판했다. 전교조의 시국선언이 정부와 전교조에 이어 교원단체 간 갈등으로 번진 것이다.”(6월 19일치 <중앙일보>)
“한국교총도 이날 성명을 내고 ‘학교현장이 정치선전장으로 오염될 우려가 있고…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6월 18일치 <세계일보>)
하지만 이 보도자료 작성자는 지금으로부터 5년 전인 2004년 10월 13일 자신들의 시국선언에 대해 ‘까마귀 고기’를 먹은 듯하다. 마치 일제고사에 반대하던 자신들의 과거를 까먹은 채 일제고사 찬성 성명서를 낸 지난해의 모습을 재연하는 모습이다.
현 교총회장인 이원희 당시 교총 부회장은 그날 교과부 앞에서 ‘교육 비상시국 선언’을 발표했다. ‘정부·여당의 사립학교법 개정 추진 등을 반대 한다’는 내용이었다.
다음은 이를 보도한 <동아일보> 2004년 10월 13일치 기사다.
“한국교총이 본고사 시행을 비롯해 학생 선발은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이 당시 참여정부 교과부는 물론 어떤 신문도 교총의 시국선언에 대해 정치행위니 집단행위니 하는 꼬리표를 붙이지 않았다. 징계 엄포 또한 당연히 없었다. 물론 지금의 전교조 시국선언을 비난하고 나선 신문들도 입을 꽉 다물었다.
전교조의 시국선언은 서명운동 결과를 발표한 행위다. 이에 대해 교총은 성명에서 “교사의 불법적인 집단적 행위 자체까지 인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해 11월 25일, 이 단체는 교원 22만 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기자회견을 벌인 바 있다. 그런데 자신들이 겨우 7개월 전에 벌인 행동이 불법이라고 자인하는 꼴이 되었으니 이 어찌 가소롭지 아니한가.
교육희망 2009년 7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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