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학원행 버스 탄 교육기자들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15>
 
윤근혁
 
교육기사를 생산하는 물줄기는 크게 두 종류다. 중앙일간지 교육담당기자와 교육전문지 기자가 그것이다.

 영향력으로 본다면 중앙일간지 기자가 쓴 기사가 파급력이 훨씬 크다. 때론 정부정책의 물꼬까지도 뒤틀어놓을 정도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런 중앙일간지 기자들의 기사도 크게 두 줄기다. '엘리트교육을 강조하느냐', 아니면 '교육형평성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기사 또한 극과 극을 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른바 조중동 삼총사로 불리는 <조선>·<중앙>·<동아>는 엘리트교육을 강조해왔다. 최근 몇 년 사이 교육계 화두가 된 붕어빵교육론, 하향평준화론, 학력저하론은 모두 이들이 퍼뜨린 평준화 관련 교육신화다.

 조중동 기자들의 의제화 기술은 무척 뛰어나다. 평준화 체제를 깨기 위한 현 정부의 자율형사립고와 국제중 확대 정책 등은 이들의 기사에 힘입은 바 크다.

 이렇게 힘을 발휘하는 배경에는 교육청과 교과부를 취재하면서 수년째 갈고 닦은 교육기자들의 전문성이 한몫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펜대를 놓고 학원행 버스를 타고 있다. 알려진 기자만 벌써 두 명 째다.
 
 <조선> 교육팀장으로 이름을 날리던 한 기자는 지난 해 6월 '㈜맛있는공부'라는 업체 사장으로 말을 갈아탔다. <조선>에서 운영하는 사교육업체인 맛있는공부는 특목고, 자사고 학원과 손을 잡고 수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동아> 교육기자로 맹활약한 한 기자는 올해 1월부터 교육사업본부의 교육기획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교육사업본부는 최근 한 특목고 업체와 함께 '가짜 교감과 교사'를 내세워 국제중 설명회를 열어 논란이 된 바 있다.

 평준화 체제를 비난하며, 특목고 자사고 국제중을 칭송한 신문사들이 이런 '반평준화 학교'를 지렛대 삼아 돈벌이에 나선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금 이들은 자기들의 입맛에 맞게 요리한 사교육 열풍 속에서 웃고 있지 않을까. 이렇게 조장된 사교육이 정말로 학생들에게도 '맛있는 공부'일까?


교육희망 2008년 10월 31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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