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21>차라리 '후쇼샤 교과서'배워라

"문장 한두 개 끊으면서 '이 책은 좌파다'고 단정하고 발행도 못하게 하는 건 파쇼국가에서나 하는 짓이다. 일본 우익들이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킨 교과서를 채택하라는 것과 뭐가 다른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부겸 의원(민주당)이 지난 16일 통신사인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다른 점은 많다.
 
우선 일본 우익은 자신들이 교과서를 직접 만들어 교과서 경쟁시장에 뛰어들 뿐, 기존 교과서에 대한 '파쇼국가'다운 행동은 없었다.
 
그럼 한국 우익과 이들을 대변하는 이명박 정부의 태도는 어떨까.
 
20일치 <한겨레>와 <경향>은 "부산시교육청은 금성 교과서 채택 교장을 불러 '재선정'을 지시하고 서울시교육청은 교과서 수정 주문 결과를 보고하라는 공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깃털' 교육청이 '몸통'정권의 지시에 따라 행동대장으로 나선 꼴이다.
 
19일 한국의 친정권 우익단체들은 금성출판사 앞에서 역사교과서 화형식을 벌였다. 금성 교과서를 채택한 학교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으름장이 나온 뒤 벌어진 일이다.
 
최근 교과서 논란의 총연출자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10월 8일 재향군인회 임원들 앞에서 한 말이다.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이 있는 것 같이 돼 있는 교과서가 있는데, 그것을 바로 잡아놓겠다."
 
최고 권력자다운 힘 있는 발언이다. 하지만 말이다. 그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다음과 같은 발언은 하지 않는 게 더 좋았을 것이다.
 
"확고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원칙하에 국가를 경영하고 있기 때문에 승승장구할 수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나 있는 검인정 제도의 '시장경제 원칙'에 따라 학교 구성원이 '자유'롭게 선택한 교과서에 대한 테러는 당장은 '승승장구'할지 몰라도 비겁한 행위일 뿐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우익들은 '후쇼샤 교과서'에서 배워라. 몽둥이를 내려놓고 연필을 들라는 얘기다.
 
교육희망 2008년 11월 23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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