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7일 오전 11시 08분 날씨 흐림
어제 시험 결과표를 적었다. 우리 반 18명의 중간고사 결과를 종이에 적는 것이다. 학부모에게 학생의 시험 결과를 알려드리기 위해서다.
중간고사 점수에 학생들은 괴성과 탄식을 함께 보냈다. 당근 시험 점수가 높은 학생은 좋아했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시무룩했다. 수업태도가 좋고 발표도 잘 하는 어떤 학생은 점수가 잘 나오지 않았다. 이들이 맥빠진 모습을 보이는 것을 보고 난 시험에 대해 온갖 생각이 들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는 월말고사가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시험의 결과 학력이 높아졌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내가 11년 전 학교에 첫발을 디딜 때 내가 가르칠 학생들에겐 시험이 없었다. 일제고사를 비롯하여 온갖 종류의 지필시험을 보는 것 자체가 불법으로 규정되던 때였다. 나는 이들에게 글쓰기 교육을 하면서 이들의 생각 깊이가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이들의 학력 또한 상당히 높았다.
이제 정권이 바뀌고 다시 시험이란 것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학부모 입장에선 자녀의 성적을 점수로 내서 착착 알려주니 중요정보를 얻는 마음이 들 것이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험이 없던 그 시절 그 아이들은 학업성취도국제비교(PISA) 결과 세계 종합 2등을 한 세대였다. 이들이 곧 언론이 학력 저하 세대로 몰아세운 이해찬 세대다. 우리가 일제고사 모범국으로 삼는 미국과 영국의 학력 수준은 우리에게 쨉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범 씨가 책에서 말했듯 언론의 가장 큰 사기는 바로 '학력저하론'이다. 이런 사기 행각 속에서 나온 것이 학력신장방안이고 일제고사다.
내가 시험 점수와 이에 따른 코멘트를 적기는 하지만... 이럴 때마다 마음이 무거운 것은 위와 같은 이유에서다.
저랑 같은 ‘조’자로 시작되는 조전혁 의원(한나라당 교육상임위)이 자료를 빼줄 때만 해도 쾌재를 불렀습니다.
답글삭제어제 시험 결과표를 적었다. 우리 반 18명의 중간고사 결과를 종이에 적는 것이다.,사실 조 의원이 저에게 원자료를 덥석 넘겨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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