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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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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들은 수업과 잡무 속에서도 취재를 해왔다. '모든 시민은 기자'라는 깃발 속에서 '모든 교사는 교육기자'라는 사실을 몸으로 검증해온 것이다. 이 실천 속엔 남모를 땀과 눈물이 스며있으리라. 그러하기에 이들에게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는 진짜 기자'란 칭송을 하고 싶다. 나 또한 초라한 발자취이지만 위 분들처럼 교사와 교육기자 일을 해왔다. 마침 이번 47회를 끝으로 '교육기사 돋보기'가 올해를 마감한다. 이 기회를 빌려 교육기자로 활동하거나 활동하게 될 후배들에게 몇 가지 부탁을 하면서 글을 맺을까 한다. 첫째, 사실(팩트)이 말하게 하라. 진보를 얘기하는 기자일수록 주장이 많다. 하지만 섣부른 주장은 자신만 흥분시킬 뿐 독자를 흥분시키지는 못한다. '사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을 뛰게 하고, '특별한 사실(특종거리)'은 기자의 가슴을 뛰게 한다. 어떤 주장을 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서든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실을 찾아내라. 기사는 특정 목적을 가진 기자와 사실의 끊임없는 대화다. 둘째, 하나만 써라. 너무 많은 것을 얘기하는 것은 얘기하지 않는 것과 같다. 사실을 발견했거든 분석한 것 가운데 제일 중요한 하나만 써라. 기사는 무조건 짧고 쉽게 써라. 잎을 쳐내면 쳐낼수록 나무줄기가 또렷하게 보이는 법이다. 셋째, 한 놈만 잡고 조져라. 제일 센 놈이면 더 좋다. 이 사람 저 사람 죄다 비판하면 비판하지 않은 것과 같다. 양비론에 빠지지도 말라. 언론의 객관성은 없다. 넷째, 있는 그대로 보여줘라. 과장하지 마라. 사실이 진실인지 여러 번 검증하라. 글로 폼 잡지 마라. 집회 기사에서 참석자 정확히 세본 뒤 보도하라. 상대의 반론은 상대 마음에 들어간 것처럼 충실하게 써라. 다섯째, 항상 준비하라. 취재 무기를 준비하라. 녹음되는 핸드폰, 카메라, 취재수첩을 갖고 다녀라. 제일 중요한 것은 마음을 준비하는 일. 신문을 보거나 대화를 할 때도 "이 뭣고?" 하는 문제의식을 놓지 말라. 성경에 '말길(언로)이 막혀 너희들이 침묵하면 돌들이 일어나 소리치리라' 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돌들이 일어나 소리칠 날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몸싸움보다는 말싸움, 돌멩이보다는 펜의 힘이 절실한 때다. 이것이 내가 교육시민기자, 교육언론활동가가 더 늘어나길 간절히 바라는 이유다. 주간<교육희망> 2009년 11월 30일치. | ||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47>펜이여! 소리쳐라
교육기사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26
올해 '교육기사돋보기'에서 주장해온 것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신문에 실린 교육기사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으니, 속지 말자.”
이를 다시 자세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은 것이다.
“교사는 교육 전문가인 만큼 최소한 활자에 속지 말고 한번쯤 의심하는 태도를 갖자. 이를 통해 잘못된 교육기사에 휘둘리지 않는 교사가 되자.”
엊그제 어느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아나운서가 시작 멘트를 다음처럼 하더라.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다.
“사람을 만드는 것이 무엇일까요? 돈일까요, 아니면 권력일까요? 사람을 만드는 것은 돈도 권력도 아닌 책입니다.”
이와 비슷한 말은 고 신용호 교보문고 창시자가 한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고 말했다.
아무튼 라디오를 들으면서 신문에 대해 생각했다. 사람을 만드는 것이 책이라면, 사람의 생각을 만드는 것은 바로 신문이라고 말이다. 그 사람의 사상을 검증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사람이 보고 있는 신문을 조사해보라.
<조선일보>를 오래 본 사람은 <조선일보>스럽게 된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을 보는 사람은 나름 열린 의식이 있다고 판단해도 좋다.
너무 속 좁은 규정 아니냐고 타박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하지만 위의 말은 특정 사실을 일반화시키는 ‘일반화의 오류’라는 비판을 받을지 몰라도 경험으로 보면 대개 맞다.
예컨대 소년신문 집단구독에 일삼아 매진하는 교장님들은 보라. 이들은 소년신문을 거의 읽어보지 않는다. 소년신문 아버지뻘인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수십 년째 즐겨봤을 뿐이다. 그것도 자기 돈이 아닌 학교 돈으로 그렇게 했다. 이 교장님들의 머릿속엔 보수신문이 던져놓은 떡밥들이 가득 차 있다. 이것들은 훈화와 ‘말씀’ 등의 형식을 거쳐 아이들과 교사들의 머릿속에 파고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위의 신문결정론에도 허점이 있으니, 바로 사람의 자주성을 너무 낮게 봤다는 것이다. 그래서 수정한다. 비판의식 없이 <조선일보>를 보게 되면 ‘<조선일보>가 <조선일보>스러운 사람을 만든다’는 것으로 말이다.
문제는 비판의식이다. 기자들의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의식은 특종을 만들고, 독자들의 신문에 대한 비판의식은 깨어있는 인격체를 만든다.
앞으로 예로 들 기사들은 잘못된 교육보도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지와 관계있는 내용들이다. 오보의 구조를 안다면 비판의식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다. 한 해를 정리하며 이 내용들 가운데 상당수는 ‘교육기사돋보기’에서 다뤘던 것을 새로 정리한 것임을 밝혀둔다.
‘데이터 마사지’ 보도
언론계 통념이 있다. 통계를 활용하면 여론 조작이 쉽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데이터는 겨울철 눈꽃 날리듯 무수히 많다. 온갖 단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여론조사다. 선택은 어디까지나 신문사의 몫이다. 어떤 결과를 선택할 것인가? 대개 자신들의 속마음과 일치하는 결과를 뽑는다. 이것이 여론조사를 보도한 기사의 특징이다.
불순한 여론 조사자와 불순한 여론 보도의 만남. 이런 만남이 성사되는 순간 여론조사는 여론조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교사 63% 교원평가제 도입 찬성” (동아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3월 24일치)
위 기사 제목이 보여주듯 대부분의 신문들은 올해 3월 23일 교과부가 뿌린 ‘교원능력개발평가 여론조사 결과’란 제목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쓰기’했다.
이 보도자료에서 이상한 점은 교사들까지 교원평가제 도입에 손을 들어줬다는 것이다. 80%이상이 반대하던 지난날의 태도를 정반대로 뒤집은 내용이었다.
이런 기사가 나온 뒤 보름쯤이 흐른 4월 6일에서야 정치정당인 진보신당이 분석결과를 내놨다.
이 정당이 공개한 결과를 보면 교과부의 표본설계가 잘못됐다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다. 조사 대상 513명 가운데 교장과 교감이 20.4%인 105명이나 차지했다. 구성비 5.3%를 4배 부풀린 것이다. 이 조사에서 교장들의 교원평가 찬성률은 90.6%로 몰표였다.
이번 조사는 각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 진행했다. 교무실에서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이는 뻔하다. 초등의 경우 교감 아니면 부장이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고 교과부의 해괴한 설문에 대한 언론들의 논평이 가관이다.
“교원 중에서도 무려 63%가 교원평가제 도입을 찬성하고 있거든요. …교사들은 평가를 안 받겠다는 것, 이거 좀 모순이 있지 않나, 이런 의견입니다.”(MBC, 3월 23일 ‘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우리나라 언론사의 교육보도 수준이다. ‘아무것도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그저 받아쓰기만 하는 것이다. 문제는 위처럼 데이터 잘못이 드러났는데도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서울신문> 8월 31일치 사설과 같은 기사를 줄줄이 써댄다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교원평가제는 교원의 63%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강경파 ‘정치교사’들에 휘둘려 발목이 잡혀 온 것이다.”
이 정도면 그래도 봐줄만하다. 문제는 데이터에 손을 댄다는 것이다. 이른바 데이터 마사지를 하는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조선일보> 양아무개 기자가 쓴 기사를 보자. 06년 10월 9일치에 나온 이 기사의 제목은 “전교조 교사 적으면… 서울대 입학 많아진다?”였다.
그는 이 기사에서 “전교조 교사가 적은 고교의 서울대 입학 성적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 근거로 “전교조 비율이 16%인 서울 강남교육청 관내 학교의 서울대 입학자 수는 353명인 데 비해, 전교조 교사 비율이 27%로 가장 높은 남부교육청은 38명이었다”는 사실을 앞세웠다.
물론 이 기사를 보고 교육기자들은 많이 웃었다. 기사의 ABC도 갖추지 못한 섣부른 내용이었기 때문이었다.
합법 전교조가 탄생된 때는 1999년이다. 그렇다면 전교조 조합원이 없던 그 이전엔 남부교육청 소속 학생들이 강남교육청 학생들보다 서울대를 더 많이 갔을까?
지방 중소도시엔 한국교총 소속 회원이 올백(100%)을 자랑하는 곳도 많다. 양 기자의 논리대로라면 전교조 교사가 단 한 명도 없는 이런 학교들은 ‘서울대 입학 대박’을 내야 맞다. 정말 그럴까?
하지만 양 기자의 보도 이후 그를 따라 배운 기사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제고사 결과, 서울대 입학률 등의 통계 수치가 나올 때마다 전교조를 들먹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 기자들이 대부분 ‘조중동’ 기자이기에 그러려니 해야 하는 것일까?
위와 같은 기사들은 눈에 보이는 데이터만 갖고 ‘마사지’를 한 것이다.
이런 식의 기사는 올해 <동아일보> 2월 18일치 1면 기사 “'교원평가제' 실시 학교가 학력 높았다”는 식으로도 확대 재생산됐다.
이처럼 데이터를 갖고 제멋대로 가공해 보도하는 ‘데이터 마사지식 보도’는 수없이 찾아낼 수 있다. 문제는 데이터에 약한 독자들이 통계나 여론조사 내용이 나오면 믿어버리기 때문에 너무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것이다.
손바닥 뒤집기, 카멜레온 보도
카멜레온은 온도에 따라 색깔을 자꾸 바꾸는 동물이다. <조선>과 <조선>스러운 신문들은 이 카멜레온을 닮은 보도를 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내가 찾아낸 것은 일제고사와 평준화, 그리고 학생 선발방식을 다룬 기사다.
먼저 일제고사를 놓고 벌인 그들의 태도변화를 살펴보자.
<조선>스러운 신문들은 죄다 일제고사를 찬성한다. 하지만 그들의 본류인 <조선>이 2002년에 쓴 기사를 한 번 읽어보자.
“‘기초학력 부진아를 찾아내는 데 왜 굳이 중앙정부가 나서고, 70만 학생이 하루에 일제히 시험을 쳐야 합니까?’ 한 일선 교사는 이메일로 이 같은 불만을 표출했다. …난데없는 일제 시험을 앞두고 초등학생들은 '시험 열풍'에 휘말리고 있다.…아직도 중앙정부가 모든 것을 '한 손'에 틀어쥐고 있어야겠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남아있는 것은 아닌지 교육부는 한 번쯤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조선> 2002년 9월 27일치 기자수첩 '중앙집권적 교육')
이 신문은 이 당시 일제고사에 대해 반대했다. 이 신문은 비슷한 시기 대입 본고사도 반대했다. 그러던 것이 정권이 바뀌자 다음처럼 태도가 돌변했다.
“전교조는 영악하게도 일제고사에 대한 학부모들의 나쁜 기억을 이용해 '학력 평가'에 '일제고사'라는 엉뚱한 옷을 입히고 학생들의 시험 거부를 유도했다. …학력 평가는 교사와 학교 입장에서 학생들 실력이 어느 수준인지를 파악해 효율적인 교육방법을 개발하도록 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조선> 2008년 12월 22일치 사설)
<조선>보도의 ‘카멜레온’식 변신은 이것만이 아니다. 박정희 시절에는 평준화에 대찬성하더니 노무현 시대에는 ‘좌파교육’으로 몰아세웠다. 김영삼 시절에는 대학 본고사를 사교육의 주범(93년 4월 11일치 사설)으로 몰아세우더니 노무현 시대에는 ‘제비뽑기로 신입생 뽑자는 입시강령’(07년 4월 9일치 사설 제목)이라고 돌변한다.
<조선>이 입버릇처럼 말해온 ‘학생선발권’ 문제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대입 본고사, 고교등급제 등을 반대하는 발언을 내놓자 “그건 입시가 아니라 제비뽑기일 따름”이라면서 다음처럼 주장했다. 겨우 2년 전의 일이다.
“3불이란 평등의 정치 구호를 그냥 끌고 가겠다는 것은 교육의 수준 향상, 국가 수준의 업그레이드를 포기하겠다는 것일 뿐이다.”(07년 4월 9일치 사설)
이러던 <조선>이 2008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형국이다. 이명박 정부의 본고사, 고교등급제, 기부금입학제 유지 방침에 변변한 비판을 내놓지 않았다.
교과부가 올해 내놓은 자율형사립고 방안도 마찬가지다. 사교육 망국론에 위축된 교과부는 자율형사립고를 내신으로 응시하게 한 뒤, 전원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발표했다. 사학의 선발권은 깡그리 무시되는 것이다.
이런 학생선발권 ‘무시’에 대해 제일 먼저 가장 강력하게 봉기해야 할 곳은 바로 <조선>이었다. 내신 위주 학생선발을 추진한 노무현 정부를 겨냥해 ‘눈 멀고 귀 먼 정권’(07년 7월 6일 사설)이라고 막말을 퍼붓지 않았던가? 그런데 이 신문은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자사 돈벌이에 충실한 보도
우리나라 신문사는 돈벌이를 우선하는 사기업일 뿐이다.
최근 '외국어고(외고) 확대'를 주장하는 사설을 쓴 <조선일보>가 외고 입시를 활용한 사교육 사업 역시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일보>가 최근 '더 많은 외고 만들고…'란 제목의 사설(10월 20일치)을 쓰는 등 '외고 구하기'에 올인하고 있다는 지적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신문사 법인인 ㈜조선일보교육미디어는 올해 8월 '특목고·대학 입시 정보' 등의 제공을 내세운 <조선일보> 교육포털 '맛있는 교육(edu.chosun.com)'을 추가로 열었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는 외고, 국제중, 자립형사립고(자사고) 대비 유료 강좌 15개를 운영하는 한편,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지난 10월 11일 등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치러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의 유료 강좌는 이 법인의 자사인 인터넷 학원 '에듀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중 외고 관련 강좌는 '외고 실전 대비 모의고사 특강', '외고 대비 영어듣기' 등 6개다. 입시생들은 외고 관련 강좌 1개당 4만원~6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조선일보>는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도 치르고 있다. 전국 중학교 1~3학년생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1일 시험을 본 것을 비롯해 올해만 모두 세 차례다. 이 시험에 대해 조선일보교육미디어 한 과장은 "정확한 참여인원과 수익에 대해서는 전화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응시료 2만5000원을 받는 이 모의평가에는 H 학원을 비롯 40여 개의 특목고 학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원서 또한 이들 학원에서 받고 있다.
이 신문의 국제중 관련 행동도 도의적 책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이 신문은 지난 8월 10일 교육포털 맛있는 교육(edu.chosun.com)에서 초·중학생을 위한 국제중 대비 강좌를 비롯해 경시대회·올림피아드 대비 강좌, 영재교육원·특목고 대비 강좌 등을 펼쳐놓고 있다.
국제중 특강은 모두 3개가 있는데 과학, 사회 특강은 각각 6만원, 수학은 8만원을 받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사교육 줄이기 운동을 펼치자 이를 맨 앞에서 홍보하고 나선 곳이 바로 <조선일보>다. 이런 그들이 뒤에서는 그 사교육 업체들과 손을 잡고 국제중 동업을 펼치는 셈이다.
한 손으로는 국제중 홍보를, 또 다른 손으로는 국제중 장사를. <조선일보>와 특권학교들, 그리고 학원업체들의 3각 복합체는 반칙왕들이 펼치는 막장 드라마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조폭은 의리도 없다
이밖에도 먹잇감을 만나면 달려드는 토끼몰이 식 보도와 조직폭력배(조폭)다운 보도가 <조선>과 <조선>스러운 신문들의 주특기다. 이들이 즐겨온 먹잇감은 평준화와 전교조 등이다.
이들은 벌써 10여 년째 평준화를 ‘사회주의 붕어빵 교육’이라는 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전교조에 대한 폭력도 상상을 초월한다. 다음은 몇 해 전 조중동의 사설 내용과 제목이다.
“전교조는 가짜선생님, 선생님으로 위장한 싸움꾼의 집단이다. 북한의 선전물을 베끼고 거기에 무릎 꿇고 절하는…”(2006년 7월 27일 <조선>
“전교조는 북한역사관 세뇌기구인가”(같은 날 중앙)
“전교조는 우리 아이들을 ‘북한 인민’ 만들 셈인가”(같은 날 동아)
언제부터인가 조중동에는 ‘조폭신문’이란 꼬리표가 붙었다. 요즘 조폭들은 의리도 정정당당함도 없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면 무조건 달려들고 본다. 이들을 어찌할 것인가.
월간<우리아이들> 2009년 12월호.
꼴 형님과 학교 뒷산에 오르다
2009년 11월 30일 월요일 오후 9시 19분 날씨 갬
내가 술을 먹으면 '꼴통'이라고 부르는 형님이 있다. 나이 50에 가까운 분이다. 이 형님은 현재 내가 근무하는 학교와 붙어있는 중학교 사회 교사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 가평에 묻힌 돌멩이들을 파내는 '꼴통' 일을 하고 있는 '재야사학자'이기도 한 이 형님과 드디어 학교 앞 산에 올랐다. 토요일인 지난 28일의 일이다.
이날 산에 오른 시각은 오후 12시쯤. 내 배낭엔 라면 2개와 코펠, 그리고 물통이 담겨 있었다. 이 형님 배낭엔 물 한통, 그리고 김치와 김밥이 담겨 있었다.

올해 가끔 학교 후문에서 담배를 피면서 한 말이 있다.
"형님 이 앞산 꼭 한 번 올라가야지요?"
"그러게 이번 주는 어때?"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 죄송해요. 이번 주엔 약속이 있는데요." 이렇게 미루길 서너 번, 드디어 서울 약속이 깨지면서 이 형님과 함께 산에 오르게 된 것이다. 이 형님 또한 요새 출판 준비하느라 엄청 바쁜데 내가 바쁜 척 폼잡은 것이 한껏 미안하던 터, 드디어 오르게 된 것이다.
헉헉, 숨이 턱 막힐 즈음인 오후 1시 쯤. 우린 정상에 올랐다. 학교 운동장이 내려다보이고 학교 건물이 보였다. 울 학교는 참 새건물이다. 이 마을에서 제일 좋은 건물이 우리 학교처럼 보였다.
정상에서 오이를 하나 먹은 뒤에 능선을 따라 오후 3시 30분쯤까지 걸었다. 낙옆 밟는 소리가 좋았고, 밟는 느낌이 푹신했다. 풀도 거의 없고 뱀도 없다. 앞이 휜히 트인 겨울산이 등산하긴 딱이다.
우린 길을 가다가 다른 능선을 여러 번 타다 다시 돌아섰다. 이 형님 왈,
"사람이라는 게 좋은 길을 만나면 자기 가야할 길 생각하지 않고, 무의식 중에 좋은 길을 따라 나서요."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대학 시절 '무엇을 할 것인가보다는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내가 하고픈 일보다는 내가 필요한 일을 하자' 뭐 이런 식의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동네 뒷동산보다는 중국의 태산을 먼저 생각하고 지리산, 한라산, 설악산, 오대산 이런 유명한 산을 즐겨 찾은 내 모습은 바로 내 삶의 연장선상이었다.
꿀맛 같은 라면을 먹으면서 생각했다.
'라면도 이렇게 맛이 있을 수가 있구나' 하고.
꼴통이란 말은 사실 안 좋은 말이다. 그런데 나 또한 '꼴통' 족 중에 하나였다. 정말이다. 다른 이들은 지난 해 내 취재하는 모습을 보고 '윤뻥, 꼴통'이란 별병을 붙여준 바 있다. 듣기 싫지는 않는 것이었다. 모두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붙여준 또다른 이름이었기에 그랬다.
그래도 나는 우리 지천명에 이른 형님한테 꼴통이라 부르는 일은 그만둬야겠다. 뒷산을 오를 때 돌담처럼 생긴 것만 발견하면 무슨 석기시대 쌓은 성이 아닐까 찾아보는 이 형님의 모습, 이것이 진짜 학자의 자세요, 선배다운 선배의 태도다.
이 형님한테 어떤 이름을 붙여야 할 것인가?
2009년 11월 26일 목요일
일기쓰기 약속 지키지 않은 선생
2009년 11월 26일 오후 6시 54분 날씨 갬
일기쓰기 약속 지키지 않은 선생. 그 이름은 불곰 윤근혁이다.
올 2학기 일기쓰기의 중요함을 얘기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 이상을 써야 한다고 강조한 나. 그말의 신뢰성을 위해 '선생인 나'도 쓰겠노라고. 그리고 '너희들에게 검사 맡겠다'고 약속해놓고. 저번 주엔 일기를 쓰지 않았다.
어떤 눈치 빠른 녀석이 이 문제에 대한 문제제기를 자신의 일기장에 해놨다. 그의 문제제기 내용은 두 가지다.
첫째, 일기 약속대로 쓰라는 것.
둘째, 일기 내용 생생하게 쓰고 재미있게 쓰라는 것. 너무 딱딱하다는 것이다.
나는 그 녀석의 일기장에 '알겠다. 앞으로 잘 하겠다'는 내용을 적었다.
일기 막상 하루에 두 번 쓰려고 하니 솔직히 쉽지 않다.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도 그 병환 중에도 일기를 썼지 않은가. 나야 노느라고 일기 쓰지 않은 것이니 비판받아 싸다.
앞으로는 일기를 잘 써야겠다. 겨울방학 전 27.9일 남은 지금, 불곰의 다짐이다.
2009년 11월 25일 수요일
<46>한 줄 세우기, 그 후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
최근의 '수능 성적 공개' 쇼에 주연을 맡은 것은 같은 '조'자 돌림인 조전혁 의원(한나라당)과 <조선일보>다. 올 초 '일제고사 결과 공개'쇼의 주연은 조중동과 교과부였다. 문제는 감독이 누구냐는 것이다. 이주호 교과부 차관인가, 아니면 그 윗선인가? 그런데 불행 중 다행이랄까? '공개'족들이 연이어 자충수를 두고 나섰다. 두 번의 공개 쇼 모두 엉터리였다는 사실이 들통 난 것이다. 일제고사 성적 공개는 '임실의 기적'이 '임실의 조작'으로 판명된 뒤, 막장 드라마란 오명을 뒤집어썼다. 최근 수능 성적 공개 또한 미응시자를 0점으로 간주해 잘못 계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나라의 국회의원과 중앙 신문이 합작으로 벌인 쇼치곤 수준이하다. 드디어 이들의 쇼를 지켜보던 신문들이 배우들에게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무대에서 내려오든가, 공연을 당장 집어치우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다음은 <한국일보> 17일치 사설 '엉터리 수능통계로 그 난리를 쳤다니'의 일부분이다. "(순위가 바뀌지 않는다는 조전혁 의원의 해명은) 수능성적자료 공개가 얼마나 민감하고 파장이 큰지 깨닫지 못하는 태도다. 조 의원은 겸허하게 사과하되, 인식이 그 정도라면 가급적 교육문제에 개입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 <경향>도 같은 날 사설에서 "수능 원자료가 '고교 서열화'라는 선정적인 언론 플레이로 악용되면서 교육현장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점수 계산 오류 사실을 특종 보도한 <연합뉴스>도 16일 시론에서 "현 교육체제에서 점수만으로 고교를 서열화하는 것이 무리한 발상이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계><국민><프레시안><MBN><매일경제><아시아경제><내일신문>등도 수능 성적 오류 사실을 전했다. 하지만 <한겨레>는 18일 현재 이 문제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수능 성적 공개 자체가 큰 문제이지, 계산 오류는 지엽적인 문제"라는 게 이 신문 중견 팀장의 말이다. 이는 물어뜯을 사냥감이라면 정말 '말초적인 문제'까지 1면 머리에 내거는 조폭신문이 있는 현실에서 너무 점잖은 태도라고 할 수 있다. 물론 학교 서열화 카드를 빼들며 호들갑을 떨던 조중동은 '수능 계산 오류'에 대해 입을 꾹 다물고 있다. 70년대에 받은 '한 줄 세우기 교육'때문에 인성이 집단 파괴된 탓일까? '여러 줄 세우기'라는 참교육의 필요성을 이 신문들의 낯 두꺼운 태도가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주간<교육희망> 2009년 11월 22일치. | ||
<45>교원평가의 늪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
"전교조 '교원평가 논의' 무산"(<한겨레>), "전교조 계파갈등 표면화 되나"(<세계>), "고성 오간 전교조 회의 교원평가 논의 '불발'"(<조선>).
지난 9일치 아침 신문 제목 가운데 세 개만 뽑아 보았다. 전교조가 7일 '교원평가 6자협의체 참가 여부 결정'을 위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무산된 소식을 이렇게 전한 것이다.
중앙지들은 일제히 대회 무산의 원인으로 '일부 의견모임의 참가 거부 움직임'을 꼽았다. "대의원대회가 무산된 이유는 전교조 내 강경파 쪽 대의원들이 조직적으로 대의원대회 참가를 거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한겨레>)
"전교조는 정 위원장을 포함한 온건파 '참교육실천연대'와 강경파로 통하는 '교육운동전망을 찾는 사람들'이 그동안 각종 교육 현안을 놓고 마찰을 빚어왔다."(<경향>)
이 신문들이 쓴 사설 내용은 '안 봐도 비디오, 안 들어도 오디오'다. 전교조의 형편을 비판하거나 비꼬는 내용이다.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는 교원평가제를 만드는 일 자체가 교육 현장을 민주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의 교찾사처럼 교육노동자의 권익만 앞세우다간 국민의 지지를 잃고…"(10일치 <한겨레> 사설)
"우리는 전교조의 근무성적평정 개선 등의 주장도 일리 있는 만큼 교육당국에 대해서도 이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를 함께 촉구해왔다. 그러나 이번 일로 전교조, 특히 강경집단에 대해서는 더 이상의 이해가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10일치 <한국> 사설)
더 안타까운 것은 조폭신문으로 불릴 정도로 폭력을 휘두르는 <조선>에게 전교조 공세에 나설 빌미를 주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이 신문이 '민주주의' 잣대를 내걸 수 있는 용기까지 주었으니 말이다.
"그동안 교찾사는 일이 있을 때마다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외쳤다. …밖으로 외치던 '표현의 자유'가 정작 전교조 내부에선 실종됐다. 강경파에 의해 교원평가에 대한 내부 토론 자체를 못하는 상황이 전교조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11일치 <조선> '기자수첩')
늪은 상대를 잡기 위한 것이다. 교원평가는 저들이 파놓은 늪이다. 저들의 노림수는 분열이고 고립이다. 지금 전교조는 아프다. 이 늪에 빠져 돌팔매를 몇 년째 맞고 있는 탓이다. 늪을 만든 것은 교육 관료들이었지만, 돌멩이를 던지는 이들이 제자이고 학부모이기에 더 아프다.
허우적댈수록 더 깊게 빠지는 것이 늪이다. 언제까지 허우적댈 것인가. 이젠 지렛대를 펼쳐놓고 건너뛰어야 할 때다.
주간<교육희망> 2009년 11월 13일치.
2009년 11월 24일 화요일
아이들한테 맡기니 되더라
2009년 11월 24일 오후 6시 29분 날씨 맑음
오늘 날씨도 맑지만 내 마음도 맑다. 그 동안 끙끙 대던 원고가 거의 마감단계로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 교육잡지에 120매와 30매를 써야 하고, 또 다른 교육주간지에는 7매를 써야 한다.
시험 벼락치기 하듯 내 벼락치기식 글쓰기 버릇은 항상 나를 힘들게 한다. 스트레스를 곱절로 받기 때문이다. 미리 미리 해놓으면 될 것을.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한다. 솔직히 학생시절 벼락치기 시험 공부하던 버릇이 지금도 남아 있는 탓이리라.
암튼 내 마음이 맑은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우리 반 아이들 때문이다. 이놈들한테 나름 자율권을 주려고 해왔다. 학급회의가 우리반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기구가 되도록 노력했다. 이 인간들이 아침자습을 조별 자율로 결정하도록 하는 것을 통과시킨 때는 한 두어달 전이었다.
나는 이걸 그냥 놔둬야 하나, 아니면 교사의 특권으로 강제 진압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어차피 내가 해봤자 책 읽는 것 이상 못하고 있으니, 그래 니들 결정대로 해보라고 했다. 방치 결정인 셈이다.
그런데 난 요즘 아침마다 기분이 좋다. 이놈들이 어느 날은 집단으로 전체 축구를 하거나 다른 날은 티볼을 하곤 땀을 뻘뻘 흘리면서 교실에 들어온다. 우리 반 아이들끼리 모두 체육 종목 하나를 정해서 스스로 하는 모습이 여간 대견스러운 게 아니다.
또 어느 날 아침자습으론 독서와 공부를 죄다 적어놓기도 한다. 우리 반이 모두 4개 조인데 이들이 아침자습하는 모습을 보니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중용을 지키는 모습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내가 계획을 짜서 해도 이것 이상 아침자습을 멋있게 하지는 못하리라.
저번 주 토요일 학급회의에서는 생활목표로 '교실에서 공놀이 하지 말자'라는 것을 결정한 뒤 실천사향으로는 '교실에선 공을 모아두자'로 정했다. 나는 까맣게 잊고 있다가 월요일 부랴부랴 공 모으는 함을 반장에게 구해주었다. 당연히 공놀이 문제는 해결되었다. 내가 유도한 것은 거의 없다. 이것이 교사인 나로선 큰 약점일 정도다.
자신들이 결정한 것을 스스로 지키는 모습이 아름답다. 이런 자치와 자율의 모습을 계속 이어가길 바란다. 어른이 되서도. 그러면 립서비스식 '학교 자율화'를 내세운 현 정부의 잘못된 자율화 정치 구호도 그 때서야 깨닫게 되겠지.
나는 이들에게 정치발언을 하지 않는다. 어느 한 녀석이 어느날 '명바기, 쥐박이'라고 하길래 '국민이 뽑은 대통령한테 그런 말을 해서야 되겠지'하고 말한 이후론 아이들은 나를 이명박 팬으로 알고 있는 듯하다. ㅎㅎ. 싫지 않은 일이다.
2009년 11월 17일 화요일
교사 차량 낙서 사건
2009년 11월 17일 1시 23분 맑음.
어떤 교사 차에 낙서를 한 사건이 생겼다. 알고보니 우리 반 아이들이었다.
너무 순진해서 안아주고 싶었던 그 아이가 그런 일을 했다. 어린 나이에 벌인 치기인가, 아니면 원래 그런 일을 해온 것일까?
내가 봤을 때는 초등학생이기에 가능한 그런 어리숙한 장난(?)이었다는 생각이다. 아무튼 내일까지 이번일 깔끔하게 정리하고 그 아이들 긴장도 풀어주고 싶다.
2009년 11월 11일 수요일
공정택 신문과 김상곤 신문
|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44 | ||
친 김상곤 신문과 반 김상곤 신문으로 나눠 풀이해보자. 최근 신문 지면에 자주 등장하는 교육감이 있으니, 바로 경기도교육감 김상곤 씨다. 김 교육감은 지난 1일 시국선언 교사들에 대한 징계 유보 방침을 내놓으면서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먼저 김 교육감을 놓고 신문사 사이에 벌어진 사설 대결부터 살펴보자. 다음은 김 교육감에게 지지를 보낸 신문이다. "교과부의 이런 행태(직무집행명령)는 공갈이나 다름없다. …김 교육감은 징계 의결을 요구하지 않기로 한 '상당한 이유'를 분명하게 밝혔다. 법률 전문가 9명에게 자문을 한 결과 7명이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는 것과 '시국선언만으로 교사를 징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게 그것이다."(<한겨레> 11월 4일치) "교과부의 강경 대응은 정부의 눈엣가시 같은 존재인 김 교육감을 어떻게든 옥죄어보겠다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교과부는 김 교육감에게 시국선언 참여 교사에 대한 징계를 압박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징계 방침 자체를 철회해야 마땅하다."(<경향> 11월 4일치) 이제 김 교육감을 겨냥한 비난 사설을 살펴보자. "우선 교사의 시국선언을 표현의 권리 운운하며 두둔한 것부터가 가당치 않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는 공무원의 불법 정치활동과 집단행동까지 보장하진 않는다."(<중앙> 11월 3일치)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전교조의 정치 투쟁을 사실상 거들고 나섰다. 시국선언이라는 미명을 빌려 교사 정치투쟁을 주도한 전교조 간부들에 대한 교육과학기술부의 징계 요청에 맞서 김 교육감은…"(<문화> 11월 2일치) '반 김상곤'신문은 대개 친 공정택 신문과 일치한다. 이들은 2008년 7월 30일 공 후보가 당선되자 "반 전교조'의 승리… MB 교육정책 '날개'"(<문화>)란 식의 호들갑을 떨었다. 이런 일이 있은 뒤 1년 3개월 뒤 그들이 밀었던 공정택 씨는 퇴장 당했다. 지난 10월 29일 대법원 확정 판결로 'MB 교육전도사'를 더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친 공정택 신문은 친 MB교육 신문이라고 할 수 있다. 친 MB교육 신문은 다시 반 전교조 신문이고 반 김상곤 신문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현상은 복잡하다. 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신문은 '네편 내편'이 확실한 편이다. 이 때 '자유와 민주'라는 상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학생들의 불행이고, 교사들의 아픔이다. | ||
2009년 11월 7일 토요일
<43>'외고 수호' 한국시리즈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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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활을 걸고 응원에 나선 외고 교장들은 안 장관의 안타에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친다. 이어서 나온 4번 타자는 외고의 든든한 히어로(영웅)인 <조선일보>. 막강 타력을 자랑하는 신문답게 <조선>은 지난 10월 12일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조전혁 감독의 지시에 따른 방망이질이 주효한 셈. 1면 대문에 글귀를 내걸었다. "수능 국영수 대원외고 1위, 민사고 2위." 하지만 이 신문의 수능 원점수 공개 타법은 '더티 플레이'(비열한 경기)란 몰매를 맞았다. 불법성 자료를 받아 앞뒤 계산 없이 전제한 까닭이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조선>에만 자료를 준 것이 아니다. <중앙> <동아>에게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제일 먼저 까놓은 신문은 <조선>이었다. 평준화 실상을 알려 평준화 해체에 기여하겠다는 노림수였다. 그런데 이 보도는 평준화 실상보다는 '외고 실상'을 들켜버리는 꼴이 되었다. 다음은 13일치 <한겨레> 사설이다. "학교 간 격차의 심각성도 확인됐다. …이를 위해 한국 교육 파행의 원천인 특목고부터 해체해야 한다." 이어 <경향> <세계> <한국> <서울> <부산> 등도 모두 수능성적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외고 개혁을 역설하는 사설을 썼다. 이런 보도에 자신감을 얻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외고는 분명히 마녀"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조선>의 '평준화 해체'를 노린 타구는 홈런인 줄 알았더니 파울볼이 된 꼴이다. <조선>의 헛방망이질은 또 세상에 드러났다. MB 정부 들어 사업을 확장해온 '외고 입시 장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다음은 25일치 <오마이뉴스> 기사다. "외고 확대를 주장하는 사설을 쓴 <조선>이 외고 사교육 사업 역시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 국제중, 자립형사립고(자사고) 대비 유료 강좌 15개를 운영하는 한편,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치렀다." 외고 수호 배 야구전에 뛰어든 선수들은 조중동만이 아니다. 학원자본, 그리고 이와 손잡은 정치세력 또한 방망이 화력이 막강하다. 따라서 '외고 수호'를 위한 한국시리즈는 '외고 해체'의 그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주간<교육희망> 2009년 11월 1일치. | ||
<조선>의 '외고 확대' 주장, 이것 때문이었나
조선교육미디어, 외고 유료강좌와 수차례 입시모의평가..."지면과 별개"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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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외국어고(외고) 확대'를 주장하는 사설을 쓴 <조선일보>가 외고 입시를 활용한 사교육 사업 역시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조선일보>가 최근 '더 많은 외고 만들고…'란 제목의 사설(10월 20일치)을 쓰는 등 '외고 구하기'에 올인하고 있다는 지적과 맞물려 눈길을 끌고 있다.
신문사 법인인 ㈜조선일보교육미디어는 올해 8월 '특목고·대학 입시 정보' 등의 제공을 내세운 <조선일보> 교육포털 '맛있는 교육(edu.chosun.com)'을 추가로 열었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는 24일 현재 외고, 국제중, 자립형사립고(자사고) 대비 유료 강좌 15개를 운영하는 한편,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지난 10월 11일 등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치러 사교육 열풍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외고 대비 특강 등 유료강좌 운영
조선일보교육미디어의 유료 강좌는 이 법인의 자사인 인터넷 학원 '에듀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이중 외고 관련 강좌는 '외고 실전 대비 모의고사 특강', '외고 대비 영어듣기' 등 6개다. 입시생들은 외고 관련 강좌 1개당 4만원~6만원의 수강료를 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9월 문을 연 에듀원은 '초등강좌', '중등강좌'와 함께 전국 외고 입시생 등을 겨냥한 '특목고 강좌'와 영재교육원 국제중 대비 등을 위한 '기획특강' 항목을 따로 배치해 운영중이다.
에듀원은 사이트를 통해 "특목고 아무나 갈 수 없지만 준비만 철저하다면 누구나 간다"면서 "유명학원 강사로 구성된 특목고 입시 전문팀과 전직 특목고 교사출신 강사의 열정적인 강의로 특목고 강좌를 구성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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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이트 내에 "조선일보, ㈜조선일보교육미디어 주최 외고 입학대비 실전모의평가 기출문제 풀이과정"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조선일보>에서 주최하는 실전모의평가를 잘 보기 위해서는 자사가 만든 유료강좌를 듣는 것이 필요하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전국 중학교 1~3학년생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11일 치른 것을 비롯해 올해만 모두 세 차례 실시했다. 이 시험에 대해 조선일보교육미디어 한 과장은 "정확한 참여인원과 수익에 대해서는 전화상으로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 모의평가가 처음 실시된 때는 2007년 7월이다. 당시 상황을 전한 <한겨레신문> 2007년 9월 8일치 보도를 보면 "1회 모의고사에 1만1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한다. 이는 전국 외고 30곳이 2008학년도에 뽑을 신입생 8200여명보다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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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사 독점 위치 때문에 수익"..."오픈 얼마 되지 않아 수익 안 돼"
특목고 입시 사정에 밝은 한 학원 관계자는 23일 "<조선일보>가 주최하는 외고 모의시험이라는 점에서 신문사의 시너지 효과와 독점적 위치 때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응시료 2만5000원을 받는 이 모의평가에는 H 학원을 비롯 40여 개의 특목고 학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원서 또한 이들 학원에서 받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외고 입시를 활용한 사교육 사업에 대해 조영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간사는 "<조선일보>가 한 쪽에서는 외고 입시사업을 하면서, 지면으로는 외고 폐지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면서 "이런 태도는 자사의 이득을 위해 외고 폐지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지울 수 없는 모습"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에듀원 관계자는 "외고 강좌는 초중등 여러 강좌 중 차지하는 비율이 낮은데다 강좌도 싸게 공급하고 있다.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익이 안 된다"고 말했다. 조선일보교육미디어의 한 차장도 "우리가 <조선일보>의 자회사이긴 하지만 독립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신문 지면과는 별개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2009년 10월 25일치 오마이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