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7일 토요일

<43>'외고 수호' 한국시리즈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

 

 
'외국어고(외고) 수호 배' 한국시리즈 야구 전이 한창이다. 1루 주자는 내야를 뚫는 안타를 치고 나간 안병만 교과부장관이다. 외대 총장 시절인 2005년 용인외고를 세운 타자답게 투수 정두언의 슬라이더를 맞받아쳤다. "외고에도 (하향평준화를 막는) 좋은 특성이 있다"는 게 그의 논리였다.
 
사활을 걸고 응원에 나선 외고 교장들은 안 장관의 안타에 일제히 일어나 박수를 친다. 이어서 나온 4번 타자는 외고의 든든한 히어로(영웅)인 <조선일보>.
 
막강 타력을 자랑하는 신문답게 <조선>은 지난 10월 12일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조전혁 감독의 지시에 따른 방망이질이 주효한 셈. 1면 대문에 글귀를 내걸었다. "수능 국영수 대원외고 1위, 민사고 2위."
 
하지만 이 신문의 수능 원점수 공개 타법은 '더티 플레이'(비열한 경기)란 몰매를 맞았다. 불법성 자료를 받아 앞뒤 계산 없이 전제한 까닭이다.
 
조전혁 한나라당 의원은 <조선>에만 자료를 준 것이 아니다. <중앙> <동아>에게도 주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를 제일 먼저 까놓은 신문은 <조선>이었다. 평준화 실상을 알려 평준화 해체에 기여하겠다는 노림수였다. 그런데 이 보도는 평준화 실상보다는 '외고 실상'을 들켜버리는 꼴이 되었다. 다음은 13일치 <한겨레> 사설이다.
 
"학교 간 격차의 심각성도 확인됐다. …이를 위해 한국 교육 파행의 원천인 특목고부터 해체해야 한다."
 
이어 <경향> <세계> <한국> <서울> <부산> 등도 모두 수능성적 공개 자료를 바탕으로 외고 개혁을 역설하는 사설을 썼다. 이런 보도에 자신감을 얻은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은 19일 "외고는 분명히 마녀"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조선>의 '평준화 해체'를 노린 타구는 홈런인 줄 알았더니 파울볼이 된 꼴이다.
 
<조선>의 헛방망이질은 또 세상에 드러났다. MB 정부 들어 사업을 확장해온 '외고 입시 장사'가 세상에 알려진 것이다. 다음은 25일치 <오마이뉴스> 기사다.
 
"외고 확대를 주장하는 사설을 쓴 <조선>이 외고 사교육 사업 역시 확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외고, 국제중, 자립형사립고(자사고) 대비 유료 강좌 15개를 운영하는 한편, 외고/자사고 입학 대비 실전 모의평가를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치렀다."
 
외고 수호 배 야구전에 뛰어든 선수들은 조중동만이 아니다. 학원자본, 그리고 이와 손잡은 정치세력 또한 방망이 화력이 막강하다. 따라서 '외고 수호'를 위한 한국시리즈는 '외고 해체'의 그 날까지 계속될 것이다.

주간<교육희망> 2009년 11월 1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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