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9일 수요일

서울 기숙형공립고 물 건너가고, 국제중은?

권한도 없이 공약부터 터트린 공정택 교육감... 몸살 않는 학교
 
윤근혁
 
  
지난 7월 30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당선이 확실시되자 지지자들의 삼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 유성호
공정택

기숙형공립고와 국제중 설립을 둘러싸고 터뜨린 서울시교육청(교육감 공정택)의 무책임한 공약 남발이 도마 위에 올랐다. 교과부가 최종 결정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특별한 의사수렴과 행정절차 없이 섣부른 '기정사실화 전략'을 쓰고 나선 탓이다.


 

허공으로 날아간 금천·면목·세현 기숙형공립고 공약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둔 때인 올해 6월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금천고와 면목고·세현고 등 3개 학교를 기숙사를 지어주는 기숙형공립고로 선정했다"고 학교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발표했다. 이 내용을 상당수의 신문들이 그대로 받아썼고, 해당 학교 관계자들도 사실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기숙형공립고 선정 권한을 갖고 있지 않았다. 실제로 오늘(26일) 교과부가 발표한 기숙형공립고 82개교에는 이들 학교가 빠져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이 '기정사실화 전략'을 쓰며 신청을 강행했지만 결국 탈락한 것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농산어촌 중심학교 위주로 기숙형공립고를 뽑아 서울 지역은 해당사항이 없었고, 내년 8월쯤 2차 발표 때에도 도농복합 중소도시지역 고교 위주로 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도시인 서울지역에 기숙형공립고를 사실상 세우지 않겠다는 얘기인 것이다.


 

이같은 결정이 나오자 서울시교육청은 자체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김재문 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장은 이날 "교과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서 내년에는 지정받도록 노력할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대도시 낙후지역이 포함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교육청 자체 예산 25억원씩을 학교별로 지원할 것인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무책임한 '공약'에 대한 뒷감당을 위해 여러 학교에 갈 교육예산을 뭉텅이로 3개 학교에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다.


 

기존 기숙형공립고로 지목된 3개 고교도 혼란에 빠졌다. 금천고 황용호 교감은 "교육청 말만 믿고 기숙형공립고로 지정된 줄 알았는데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이냐"고 반문하면서 "학교에 혼란이 있지 않을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국제중도 '일단 굳히기' 전략... 너무하네


 

  
서울 중계동의 한 어학원에서 열린 국제중 입시 대비반 설명회의 모습. 많은 입시 학원은 최근 국제중 대비반을 신설 확대하고 있다.
ⓒ 박상규
국제중

국제중 설립을 터뜨리고 있는 공정택 서울시교육감과 서울시교육청의 앞서가기도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공 교육감은 교육감 재선 직후인 8월 1일부터 언론 인터뷰에서 '내년 3월 국제중 설립'을 약속했다. 이 같은 소식을 신문보도를 통해 알게 된 교과부 고위 관리는 "교과부와 협의 없이 발표한 내용"이라고 불쾌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25일 기자간담회에서도 공 교육감은 지난 7일 이명박 대통령 면담 사실을 들먹인 뒤, "대통령이 국제중 설립을 소신껏 하라는 말씀을 하셨다"면서 "국제중 설립은 교과부가 반대해도 시간 문제"라고 말풍선을 터뜨렸다.


 

국제중 설립을 위해서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교과부장관과 사전협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동의안에 대한 서울시교육위원회 표결과정도 남겨두고 있다. 행정예고 절차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절차를 앞둔 상태에서 이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 전형방법까지 발표하며 굳히기 전략에 나섰다. 학교설립을 놓고 벌이는 이 같은 '기정사실화 전략'에 대해 "무책임한 반교육적 행동"이란 말도 교육시민단체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2008년 8월 26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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