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영재육성한다'던 외고 교실은 '콩나물 왕국'

외고의 86% ‘학급당 학생수’ 30명 이상...일반고보다 높아
 
윤근혁
 
어학영재를 집중 육성한다던 외국어(외고)가 정작 '콩나물 교실'을 운영해 온 사실이 처음으로 드러났다.
 
교육부가 최근 내놓은 '고교 운영개선 및 체제개편방안' 원문에 따르면 전체 29개 외고 가운데 학급당 학생수가 30명 이상인 학교가 25개(86.2%)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35명에서 39명 사이가 14개(48.3%)로 가장 많았고, 40명 이상인 초과밀형 학급이 있는 학교도 4개(13.8%)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반 고교의 학급당 학생수 평균은 올해 4월 현재 32.8명이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최소한 외고 가운데 18개교(62.1%)가 평균 이상의 과밀학급인 셈이다.
 
외고 교육효과 왜 없나 했더니…
 
이에 대해 한만중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영재를 집중 육성하겠다면 최소한 일반고보다는 학급당 학생수가 휠씬 적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라면서 "대입명문고란 명성을 얻기 위해 대부분 사립인 외고가 몸집을 불려온 결과"라고 분석했다.
 
교육부도 "일부 외고는 말하기, 듣기 등 정상 외국어교육이 어려운 수준의 과밀학급인데도 운영을 방치해왔다"면서 '외고에 대한 지도 감독 미흡의 대표 사례'라고 자체 진단했다.
 
이 같은 과밀 학급 운영으로 외고의 교육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지난 9월 드러났다. 당시 한국교육개발원(원장 고형일)은 '특목고 정책의 적합성 연구'란 정책보고서에서 "외고가 일반고와 차별화된 교육효과를 내고 있는지를 살펴봤더니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대표집필 강영혜 실장)은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특목고 효과가 학교교육의 효과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좋은 배경과 학구열이 높은 학생들을 선발하여 얻는 선발효과임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교육부는 당장 2009학년도 외고 전형부터 일반계고 학급규모 이하로 신입생을 줄여 뽑도록 하는 등 '살빼기'를 유도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실제 권한은 교육청에 있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
 
<오마이뉴스>  2007년 11월 14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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