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8일 화요일

‘우회전’만 할 수 있는 자율화?, 저들의 자율화다

4.15 공교육 포기 조치의 내용과 문제
 
윤근혁
 
 
#가상 실화극장1




“환장허겄네, 왜 3만원이 비는겨~.”

충청도 지역에서 초등학교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김도연 교사. 때는 2009년 5월 23일, 그는 1천 원짜리 뭉칫돈을 세 번씩이나 다시 세고 또 셌다. 코흘리개 아이들에게서 어린이신문 구독료를 갹출해놓은 것이었다.

“아이들이 훔쳐간 거여 뭐여~, 훔쳐 갈려문 다 훔쳐가지 3만원만 빼갔다는 게 말이 되는 얘기여 뭐여~.”

교실 벽에 걸린 ‘<증>소년조선일보’라고 적힌 쾌종시계는 ‘딩딩딩’ 오후 3시를 알리는 종을 3번 울렸다.

“내일 아침에 돈 훔쳐간 아이 한번 잡아 볼까나. 아니지 그랬다간 개망신 당할 수도 있는 겨. 그럼 그럼.”

김 교사는 언론에 오르내린 대구 지역 어떤 초등학교 사건을 잘 알고 있었다. 담임 교사가 ‘돈이 없어졌다’고 아이들 지문 검사를 했다가 봉변을 당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사설 일제고사 비용을 걷어놓은 게 화근이 된 것이었다.

“아휴, 성질나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지난 해 ‘4.15 학교학원화 공교육 포기 반대 서명’할 때 참여했어야 했는데…. 후회막급이여.”

결국 김 교사는 자기 지갑에서 3만원을 꺼내 사라진 돈을 채워 넣었다. 그의 반 학생 수는 모두 30명. 소년조선일보 한 달 구독비 5천원씩 모두 15만원을 행정실에 갖다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노무 어린이신문 수금사원 노릇 몇 년 만에 또 하는 겨. 이제 그만 하는가 싶더니 또 해야 하는 겨? 돌아버리겠구먼, 휴~”

김 교사는 교장이 ‘어린이신문 100% 구독’ 상품으로 준 축구공만 뻔히 바라보았다.




#가상 실화극장2

교장: “에~ 이번 한 달 화장실 청소는 3학년 3반 김도연 선생 반이구먼.”

교사: “왜유? 어린이신문도 100% 구독했는데, 뭐 잘못한 게 있남유?”

교장: “아 신문 구독이야 기본이고. 사설 월말고사 성적을 좀 보세요. 3학년 전체 다섯 개 반 가운데 꼴찌여, 꼴찌!. 이래서 학부모 앞에서 고개 들 수 있겠어요? 아이들이랑 화장실 청소하면서 반성하라구.”

교사: “저는 못하겠시유. 사설 월말고사로 우리 학교 줄 세우고, 우리 시내 초등학교 줄 세우고, 우리 도내 초등학교 다 줄 세우고, 우리나라 초등학교 다 줄 세우는 게 말이 되남유?. 지역과 시도마다 진도도 다르고 가르친 내용도 다른 디유.”

교장: “아니 방과후 보충수업에도 자네 반 아이들 참여했잖은가. 유명 학원 강사들 데려다가 그렇게 많은 돈을 줘서 가르치게 했거늘, 자네 반 아이들 성적이 그 게 뭔가.”

교사: “아휴~ 이러니까 아이들이 촛불을 드는 거예요. 요즘엔 학부모들도 촛불 들고 광화문에 가는 게 일이 되었어요.”

교장: “이 사람아. 말 조심해.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에 따라 내가 올해부터 모든 전보전출 권한을 다 갖게 된 것 알아 몰라. 당신 당장이라도 다른 학교로 쫓아 보낼 수 있어.”

교사: “자율화는 뭔 자율화여유. 그것이 바로 학교 자율화가 아니라 학교장 자율화네요. 뭐”




그럴듯한 포장지 열어보니 독약이…




‘말은 그럴 듯했다. 그런데 포장지를 열어보니 이건 순 독약이 들어있는 게 아닌가.’

김 교사는 위처럼 생각하지 않았을까. 교과부(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4월 15일에 내놓은 이른바 ‘4.15 학교 자율화 추진 계획’을 놓고 하는 말이다.

물론 위 이야기는 지어낸 것이다. 하지만 전연 딴 세상 얘기만은 아니다. 이미 전조 증상들이 스멀스멀 나타나고 있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어린이신문 가정통신문 보내기가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이미 시도교육감들은 ‘형님’ 교육감인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의 지휘 아래 일제고사를 부활했다. 고교를 중심으로 강남 족집게 강사들이 학교 강의를 시작했다. 수당은 교사가 받는 액수의 수십 배나 된다.

어디 이 뿐인가. 초등학교 특기적성교육도 수학과 국어 등 교과보충수업 형태로 진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동네 보습학원들도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자고로 자율화 세상이 된 것이다. 어린이신문을 강제 구독시킬 자율, 일제고사를 강제로 보도록 할 자율, 학원장이 학교에 학원을 차릴 자율, 독선과 독재로 학교를 제멋대로 다룰 자율의 시대다. 학교장 자율화, 시도 교육감 자율화 시대가 된 것이다.




자율화 프레임, ‘조지 부시’ 닮았네




여기서 교과부가 던진 자율화 프레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올해 2월 출범한 이명박 정부 속 교과부는 요즘 자율화 작명 작업이 한창이다. 정확히 말하면 교과부는 바람에 흩날리는 깃털이고, 몸통은 청와대다.

이주호 교육문화수석이 작명세력을 이끄는 몸통의 핵이라고 할 수 있다. 김도연 장관을 비롯한 교과부 사단은 만들어놓은 정책을 발표하는 발표 꾼 또는 들러리다.

4월 초 4.15 조치 전 교과부 한 고위인사는 다음처럼 말한 바 있다.

“무엇이 발표될 지 내가 임명되기 전에 다 결정되어 있어요. 정권이 바뀌었으니 그 흐름을 이어가려고 할 겁니다. 지금은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이들이 제일 먼저 던진 자율화 정책은 ‘대학입시 자율화 3단계 방안’이다. 다음에 나온 게 ‘학교 자율화 3단계 추진계획’이다. 이제 곧 나올 것은 고교다양화300프로젝트에 따른 ‘자율형사립고교 100개 육성방안’이다.

아 아시다시피 교과부가 내놓는 정책들은 죄다 ‘자율’이란 포장지가 덮여 있다. 내용물이 무엇이든 판박이 ‘자율’ 포장지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내용물을 들여다보면 대학입시 자율화 방안은 고교등급제와 본고사 부활 방안이다.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은 학교 학원화 계획이거나 공교육 포기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자율형사립고교란 작명도 귀족형사립고교를 감추기 위한 꼼수다.

이들의 자율화 담론은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와 이명박 대통령을 빼닮았다. 부시는 ‘대기업 세금 감세방안’을 놓고 ‘세금 구제정책’이란 말을 썼다. 마치 세금이라는 지옥에서 자국민들을 구원하는 정책인양 포장한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를 따라 배웠다. 그는 ‘4대강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이란 것을 최근 내놨다. 물론 김이태 국책연구원이 폭로한 것처럼 ‘한반도 대운화 사업’을 이렇게 포장한 것이다.




공교육 포기 정책, 어떤 내용?




자, 이제 ‘4.15 학교 학원화 공교육 포기 조치’(4.15 조치)를 뜯어보자. 교과부가 내놓은 이 대책은 크게 3단계다.

1단계는 29개 지침을 4월 안에 즉시 폐지하는 것이다. 다들 아시듯 교과부는 이를 벼락치기 식으로 해치웠다. 교과부의 주장은 이런 지침들이 ‘법적근거가 불명확하거나 특정 사건을 계기로 시달된 것’으로 자율화 시대에 쓸모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2단계는 6월까지 규제성 법령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교과부가 지목한 규제성 법령은 모두  13개다. 교육공무원 임용령, 학교급별 교원배치기준, 교육연수기관 설ㆍ폐와 관련 교원연수 등에 관한 규정 등 법령이 이에 해당된다. 대부분 장관이 행사하던 권한을 시도교육감에게 넘겨주는 내용이다.

법은 국회에서 고치거나 새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시행령과 같은 법령은 교과부의 건의에 따라 국무회의에서 고치면 된다. 규칙과 규정 등은 교과부에서 손질하면 상황 종료다. 이를 6월까지 해치우겠다는 것이다.

7월 이후 진행되는 3단계는 학교의 자율경영체제 확립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학교장의 교원인사에 관한 권한을 확대하는 복안도 여기에 들어있다. 기존 심의기구인 학교운영위원회를 의결기구화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금 논란의 한 복판에 서 있는 것은 29개 지침 일괄 폐지 조치인 1단계다. 이 내용들 가운데 초등학교에 영향을 줄만한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자.




어린이신문 집단 구독 금지 지침 폐지




교과부는 2006년 5월말 어린이신문 학교 단체구독을 금지하고 가정 구독토록 하는 지침을 내려 보낸 바 있다. 어린이신문을 놓고 뒷거래 소문이 끊이지 않은데다, 신문 또한 학교에서 구독할만한 내용으로는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학교 구독 어린이신문 가정 전환 구독 △특정 신문의 구독을 유도하는 가정통신문 금지 △신문 구독 관련 학교발전기금 접수 금지 등이 그 뼈대다.

이 당시 지침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은 “(신문배달에) 학생의 노동력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고 학교가 '스쿨뱅킹'으로 신문 구독료 수납을 대행하지 말 것”도 적어놓은 것이다. 더 이상 초등학교가 신문사의 말단 조직인 신문보급소 노릇을 하지 말라는 지시인 셈이다.

하지만 이 지침은 올해 교과부 발표 한방으로 없던 일이 되어 버렸다. 교장이 가정통신문을 발송해도 되고, 학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친다면 집단 구독시켜도 된다. 학생을 동원해 신문을 배달해도 되고, 교사 또는 학교 행정실이 구독료를 걷어도 된다.

단 리베이트 성 발전기금은 신문사로부터 여전히 받을 수 없다.

‘학교는 신문지국, 교사․학생들은 배달부’ 시대가 몇 해만에 부활한 것이다. 심각한 문제는 신문을 보지 않던 지방 초등학교들도 강제 집단구독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이다. 일부 교장들이 ‘어린이신문 구독금지 지침’ 폐지 조치를 집단 구독 권장 조치로 받아들이고 있는 탓이다.




학습부교재와 사설모의고사 지침 폐지




정규 수업시간에 참고서 등 부교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한 지침을 폐지했다. 또한 업체가 만든 모의고사를 보지 못하도록 한 지침도 없앴다.

학습부교재 선정지침은 ‘학습 부교재 비리가 발생하면 장학활동을 벌이고 적발학교에 대해서는 연구학교 지정 배제 조치’를 하는 것이 그 뼈대다.

사설모의고사 참여 금지지침은 사설기관에서 시행하는 모의고사를 학교가 치르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모의고사는 보통 고교에서 보는 것이다. 하지만 위 지침은 초등학교까지 확대 적용되어 왔다. 초등학교에서 사설 업체의 일제고사 시험지를 사오는 행위가 여태껏 금지 된 까닭은 위 지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 두 개의 지침 또한 없어졌다. 학교는 학습부교재를 사용할 수 있고 사설모의고사를 볼 수 있게 됐다. 초등학교에서도 월말고사 시험지를 업체에서 사와도 막을 방법이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시도교육청에 따라 몇 가지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사실상 전면 허용이라고 할 수 있다. 조만간 뒷돈 거래에 대한 기사가 신문을 장식할 것이다. 그냥 가만히 있을 업체들이 아니다. 뒷거래 제안을 거부하는 교장이 더 많겠지만, 그렇지 않은 교장도 제법 있기 때문이다.

잦은 시험에 아이들의 고통은 대단할 것이다. ‘가르친 자가 평가한다’는 교육원리도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이런 것이 혹시 경기부양대책이란 건가?




영리업체, 0교시 막아온 지침 폐지




영리업체 학교 침투를 막아온 지침은 ‘방과후학교 운영계획’이란 이름의 지침이었다. 0교시 수업을 방지한 지침은 학사지도지침이다.

방과후학교 운영계획은 방과후학교 운영을 비영리업체로 제한했다. 소수 학생에게만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 운영이나 고액 수강료 또한 금지했다.

학사지도지침은 ‘강제적 획일적 보충수업을 금지하고, 0교시 수업과 오후 7시 이후 보충수업을 금한다’는 내용이었다.

위 두 가지 지침 또한 폐지됨에 따라 학교가 술렁이고 있다. 일부 중고교에서는 0교시가 부활했다. 경기도 M외고와 일반고인 Y고에서는 20시간 수업에 학생 한 명당 30만원이나 내야하는 과외교습도 시작했다. 이 가격은 주변 입시학원보다도 비싼 것이다. 물론 가르치는 이는 외부 학원 강사다.

초등학교 또한 이런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몇 해 전부터 영리업체 소속 강사들이 학교에서 방과후학교를 맡고 있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제는 이 같은 모습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초등 0교시도 컴퓨터 강습 등의 이름으로 몇몇 학교에서 적발된 바 있다. 시도교육청이 0교시를 금지했지만 말풍선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지지세력 ‘이권 퍼주기’로 전락한 4.15 조치




4.15 조치에 대한 반발은 대단했다. ‘잠좀 자자! 밥좀! 먹자’란 말이 보여주듯 앞장 선 이들은 중고생이었다. 전교조 또한 교육시민단체들과 함께 발 빠르게 대응했다. 정진화 전교조 위원장과 정진후 수석부위원장 등 전교조 위원장단은 29일간 릴레이 단식을 펼치기도 했다.  이 조치를 반대하는 서명운동 또한 한창 진행되고 있다.

교과부가 자율화 카드를 던진 배경엔 ‘짜고 치는 고스톱’론이 작용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시도교육감에게 자율을 줘도 교과부의 숨은 의도에 따라 자동으로 행동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었으리라.

최근 다음과 같은 주간<교육희망> 기사는 이런 교과부의 속셈을 보여주는 것이다.




'4·15 학교 학원화 추진계획 발표'가 이권 '퍼주기' 논란에 휩싸였다. 교과부가 학교 관리자와 사학재단의 전횡을 막기 위한 규정을 한꺼번에 풀어놓은 탓이다.

전교조와 참교육학부모회, 참여연대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토론회와 성명서 등을 통해 “수상한 학교 자율화 조치로 장사판과 거리를 둬야 할 공교육이 이권사업장으로 전락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단체들이 주목하는 것은 교과부가 지침을 선별 폐기함으로써 정권 지지세력의 이권은 챙겨주는 대신, 비리 예방 수단은 무장 해제를 했다는 것이다.

대표 사례로 꼽는 것은 보수언론의 자매지인 어린이신문 집단 강제구독 금지지침 폐기다. 

<소년조선> <소년한국> <어린이동아> 등 어린이신문에 대한 집단 구독이 사실상 허용됨에 따라 전국 초등학교는 학생들에게 신문을 강제 구독시킬 가능성이 커졌다. 이명박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교장회와 친정권 신문사들의 숙원사업이 해결된 것이다.

서울초등교장회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 18일에도 '어린이신문 가정구독'을 권유한 교과부 지침이 '자율권 침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돌린 바 있다.

이들은 이날 성명에서 "어린이신문 구독 금지 문제의 해결은 자율과 실용으로 나가는 교육의 문을 가로막고 있는 '전봇대'를 뽑아내는 쾌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2005년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소년신문사가 집단 판매로 거둬들이는 돈은 서울지역만 한 해 100억원대(27만3143명 기준). 이를 나머지 15개 시도교육청으로 환산하면 앞으로 500억원에서 1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 당시 신문사들은 서울지역 학교에 리베이트로 한해 17억원 가량을 건네 준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거액이 오가는 이권사업이 될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사립학교에서 종교과목을 개설할 때 복수과목을 편성토록 한 지침을 폐기한 것도 종교계 사학재단과 종교단체의 환영을 받고 있다. 이 지침은 일부 사학의 특정 종교 강요행위가 사회문제로 나타남에 따라 당시 교육부가 내린 조치였다.

이 밖에도 교복공동구매 권장 지침까지 폐기한 것은 교장과 사학재단의 손을 들어준 것이란 지적이다.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참여해 교복을 공동구매하는 투명한 절차를 없애고 학교장 한 명에게 선택권을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이다.

친정부 성향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조선일보> <동아일보> 등 일부 보수신문이 환영 태도를 나타내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당수의 교육시민단체들과 언론들이 일제히 우려 목소리를 낸 것과는 대조된다.

한국교총은 지난 4월 17일 성명에서 "일부에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을 '학교의 학원화' 등으로 여론을 호도하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교과부를 대신한 듯한 성명을 내기도 했다.

임병구 전교조 정책기획국장은 "학부모회, 교사회와 같은 학교 자치기구도 법으로 보장하지 않은 채 학교 자율화 계획이란 것을 내놓은 의도는 학교장이나 사학재단에게 자율권을 주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전은자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어린이신문을 가정에서 보는 게 당연한 일인데도 학교에서 구독토록 한다면 보수신문과 교장들의 뒷거래를 보장하는 일이 된다"면서 "어른들의 장삿속에 아이들과 학부모가 이용되지는 말아야 하는데 걱정"이라고 말했다.




신호등 없앤 교육, 학교가 미쳤다?




사실 4.15 조치는 기득권층 ‘퍼주기’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그 동안 학교 민주화 노력이 물거품이 되었다는 것이다.

촌지 안주고 안받기 운동 계획, 교복공동구매, 어린이신문 집단구독 금지, 학습부교재 금지 지침의 일괄 폐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런 지침들은 교육시민단체들이 몇 해에 걸쳐 요구해 온 결과물이었다.

이 지침들은 또 공교육 속에서 ‘신호등’ 노릇을 해온 것이었다. ‘자율화’를 들먹이면서 신호등을 없앤다면, 거리는 아수라장이 될 것이다.

자율화 시대라면서 신호등을 없앤 교육현장은 지금 어떠한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변할 것인가. 학생들은 이미 ‘미친 소’에 이어 ‘미친 교육’이란 말을 쓰기 시작했다.

이런데도 교과부와 청와대는 지금 자율화란 택시를 타고 다음과 같은 말만 외치고 있다.

“우회전!, 우회전!, 우회전!…”

 

월간<우리아이들> 2008년 6월호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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