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8일 화요일

“참교육 자치학교, 다르긴 다르네”

전교조 출신 교장들, ‘새학교 만들기’ 시동
 
윤근혁
 
‘공교육안에 ‘참교육 자치학교’라는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기존 승진제도를 벗어나 교사와 학부모가 세운 평교사 출신 교장이 있는 학교가 바로 이런 곳이다.

기존 교장임명제가 낙하산식이었다면, 교장공모제 실험은 부족하나마 색다른 시도였다. 전교조는 현재 지난 해 2학기부터 시범운영 중인 교장공모제 학교에 전교조 출신 교장이 일하는 곳을 가칭 ‘전교조 자치학교’라고 부르고 있다. 전국에 걸쳐 모두 8개 학교(지난 9월 4곳, 올해 3월 4곳)가 있다.

교장들의 회합, 모범사례 쏟아져

지난 4월 11일 오후 7시, 전남 화순에 있는 한 민박집에서는 새로운 학교를 위한 교장 간담회가 열렸다. 전교조 출신 교장 6명이 모인 것이다. 이영주(경남 설천중), 정연국(전남 청산중), 정병표(광주 치평중), 심경섭(전남 칠량중), 김인봉(전북 장수중), 김선호(광주 효광중) 교장이 바로 그들이다.

이 자리에서는 일반 교장 모임에서 듣기 힘든 신선한 사례들이 쏟아져 나왔다. 큰 줄기만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장수중의 ‘마을 방문 학교교육설명회’, 칠량중의 ‘전교생 무료 저녁식사 제공’, 설천중의 ‘지역 주민에 학교 헬스장과 도서실 개방’, 청산중의 ‘광주 효광중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시기 교환학습’, 치평중의 ‘교직원회의 의결기구화와 부장회의 집행기구화’.

올해 3월 공모교장으로 광주 치평중에서 일을 시작한 정병표 교장의 사례 발표가 눈길을 끌었다. 정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아침 교문지도를 없앴다.

매월 한 번씩 열리는 이 학교 전체 교직원회의 풍경도 바뀌었다. 의사봉과 정식 안건지가 등장했다. 교직원회의가 의결기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교직원회의 의결기구화, 참여 돋보여

설천중 사례도 눈여겨 볼만하다. 지난 해 9월 이 학교에서 일을 시작한 이영주 교장은 교장 업무추진비 2000만원을 보태 모두 4000만원을 들여 학교 교실을 리모델링했다. “학생들이 생활하는 교실이 교도소 수준보다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3월부터 김인봉 교장이 일을 시작한 전남 장수중은 교장실을 없애고 ‘사랑방’으로 바꿨다. 교사들과 함께 마을 10여 군데를 직접 방문해 ‘학부모 설명회’를 열고 있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이 같은 일은 교무회의 의결이 없었다면 교사들 불만에 좌초됐을 것이다. 교사들과 학부모가 학교운영위원회라는 틀을 통해 교장을 뽑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현재 교육시민단체들은 ‘전교조 자치학교’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19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와 참여연대, YMCA전국연맹, 좋은교사운동이 오는 14일 ‘새학교 만들기 토론회’를 여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교육희망 2008년 5월 11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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