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4일 금요일

[취재 그후] 도덕 책 '왜곡 스페인사' 안 가르쳤죠?

미적대던 교육부, 결국 '다른 내용 대체해 교육하라' 공문 보내
 
윤근혁
 
  
▲ 교육부의 공문과 자료 교육부가 문제가 된 도덕 교과서 내용을 대체하도록 한 공문과 교과서보완지도자료.
ⓒ 윤근혁
도덕교과서
교육부가 중학교 국정 ‘도덕’ 교과서 ‘스페인사 왜곡’ 내용을 올해부터 가르치지 말라고 공문을 보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낸 때는 지난 7월 10일.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보낸 공문에서 “중2 도덕 교과서에서 스페인 관련 내용 대신 교과서 보완지도자료를 활용하여 지도하라”고 적은 뒤 “스페인 관련 내용은 2008년부터 삭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내용은 전국 중학교 2학년생 70만 명이 공부하고 있는 도덕교과서 121쪽.
 
교과서는 “에스파냐(스페인) 국민들은 물질 문명의 타락 속에서 방종과 나태, 사치와 낭비를 일삼았기 때문에 후진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면서 “19세기 말, 에스파냐는 연간 공휴일이 280일이나 되었고, 한 달 이상을 거리에 나와 춤추며 끝없이 즐기는 사육제로 보냈다”고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어 놨다.(<오마이뉴스> 3월 29일 '중2 도덕교과서 '스페인' 내용 엉터리')
 
교육부는 지난 4월 교과서 내용이 문제가 되자 ‘관련 내용을 2008년부터 전면 삭제하고, 우선 올해는 ‘교과서 보완 지도자료’ 형태로 수정 내용을 전국 학교에 통보’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마이뉴스> 4월 3일 '스페인사 왜곡 도덕교과서 삭제키로')
 
하지만 논란은 여기서 마무리되지 않았다. 교육부가 6월 말 ‘교과서 보완 지도자료’를 각 학교에 보내면서 ‘문제된 내용을 가르치지 말 것’을 지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당연히 도덕 교사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에 항의하는 소리도 전달됐다.
 
결국 교육부는 지난 7월 10일 ‘기존 내용 대신 교과서 보완 자료를 활용하라’고 다시 공문을 보내게 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지난 10월 초 “교육부로선 어려움이 있었지만 기존 내용을 가르치지 말라고 다시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이미 배포된 교과서 내용을 ‘가르치지 말도록 공문을 보낸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는 게 전국도덕교사모임 쪽의 지적이다.
 
진영효 도덕교사모임 회장은 “오랫동안 문제가 되어온 부분이 뒤늦게라도 바뀌게 되어 다행”이라면서 “아직도 남아 있는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2007년 10월 14일치에 쓴 글입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