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6일 일요일

발암물질‘인조잔디’학생건강 초비상

‘고치겠다’던 교육부 24개교 손도 안대
 
윤근혁
 


“야, 빨리 차라니까!”
지난 1일 오전 11시, 서울에 있는 ㄱ초등학교. 남학생 20여 명이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파랗게 깔린 인조잔디 위를 정신없이 뛰어다녔다.

하지만 학생들은 전혀 몰랐다. 그들의 신발 아래 납 가루가 풀풀 날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학교 학부모도 몰랐고, 심지어 교사들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지난 해 12월 인조잔디를 깐 이 학교는 교육부 조사 결과 잔디 위 고무분말에서 안전기준치를 넘긴 다량의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 학교뿐만이 아니다. 지난 7월 교육부 조사 결과 인조잔디를 깐 176개 학교 가운데 네 학교 걸러 하나 꼴인 43개교가 안전기준치를 넘긴 것으로 밝혀졌다. 납과 다핵방향족탄화수소 등과 같은 발암물질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물질은 학습장애는 물론 피부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위험물질로 알려졌다.
2010년까지 모두 1772억 원을 들여 443개 초중고에 인조잔디 공사를 하겠다고 발표해놓은 교육부는 황급히 진화에 나섰다. 올해 10월 말까지 문제된 학교의 고무분말을 전면 바꾸기로 했다고 지난 8월 발표한 것.

하지만 1일 확인 결과, 교육부는 당초 재시공 대상 학교 가운데 ㄱ초를 비롯 24개 학교의 인조잔디에는 손도 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회 등 학교 행사가 있는 데다 기준에 적합한 고무분말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교육부 중견관리는 “당초 10월말 약속을 지키지 못한만큼 11월 초까지는 대부분의 학교 인조잔디를 교체하겠다”고 말했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몇몇 학교의 경우 업체 쪽에서 기준치에 적합한 자체검사 결과를 갖고 와 따지고 나섰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안전성 여부에 논란이 있는 학교는 학교 구성원이 참여한 가운데 재조사를 벌이겠다”고 덧붙였다.

이렇듯 교육부가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 학생들은 발암물질에 노출된 채 인조잔디 위를 뒹굴고 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은 이 문제 등을 들어 김신일 교육부장관 퇴진 기자회견까지 벌였다.

ㄱ초 교장은 “인조잔디에 납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알릴 수도 없는 형편”이라면서 “교육부와 교육청이 시간을 끌지 말고 빨리 재시공을 해줬으면 한다”고 부탁했다.
 
주간<교육희망> 2007년 11월 7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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