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석] 인재과학부 개명작업 뒤에 숨은 철학... 교원단체 발칵 뒤집혀 | ||||||||
이름은 내용을 담는 그릇이다. 대개, 이름이 내용을 규정하게 된다는 말이다. 관료체제인 정부 부처명은 더 그렇다. 16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돌연 '인재과학부'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알려진 '교육과학(기술)부'란 명칭을 갑자기 바꿔치기한 것이다. 당연히 교육계는 발칵 뒤집혔다. 유례없는 정부부처 명칭 '인재과학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정부부처에서 '교육'이란 말이 빠진 것은 처음이다. 게다가 교육 담당 정부부처에 '교육' 대신 '인재'란 말을 쓰기는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한다. 한국교총에서 분석한 자료를 보면 미국(교육부), 영국(아동학교가족부), 독일(연방교육연구부), 일본(문부과학성), 싱가포르·핀란드·대만(교육부) 등 대다수 나라가 '교육'을 교육담당 부처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인재'란 어휘는 크게 세 가지 뜻을 갖고 있다. ① 학식 또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人材) ② 재주가 놀라울 정도로 뛰어난 사람(人才) ③ 사람 때문에 일어난 재난(人災) ①, ②의 뜻은 다른 말로 '엘리트'란 뜻이다. 하기에 '인재과학부'란 표현은 역설적이게도 이명박 당선자의 엘리트 위주 교육철학을 정확히 담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당선자 스스로 귀족학교란 뒷말을 낳은 자율형사립고(자립형사립고)를 전국에 걸쳐 100개를 세우겠다고 공약했기 때문이다. 대표 자립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는 2004년 한해 학습비로 학생 1인당 1600만원을 받았다. 엘리트 특목 학원 출신들이 입학하는 외국어고와 같은 특수목적고 설립 전권을 시도교육청에 넘기겠다는 인수위 결정도 마찬가지다. 특수목적고와 자립형사립고 학생들의 대입 우대책으로 지목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실시 움직임도 비슷한 경우다. 황호영 전교조 부위원장은 "인재과학부란 명칭 결정은 '인재' 육성이 교육의 전부인양 착각한 이명박 당선자의 협소한 철학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이런 식의 사고는 '지덕체'에 바탕한 전인적 인간을 기르는 '교육'이라는 개념을 모르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만인을 위한 공교육'이라는 정부의 역할을 망각한 처사라는 얘기다. 인재과학부란 명칭 변경은 '인재(人災)'다 이처럼 교원단체들은 '인재과학부'란 명칭을 놓고 '인재(人災)'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친 이명박 쪽으로 분류된 바 있는 한국교총까지 강하게 규탄하고 나선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 단체는 이날 '이명박 정부 교육 포기하나'란 제목의 성명에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교육'과 '인재'의 기본 개념조차 구분하지 못한 것에 대해 개탄한다"면서 "(교육부로 바꾸지 않을 경우) 이명박 정부에서는 '교육'을 포기한 것으로 간주하고, 새 정부의 교육정책 추진에 일체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 성명서에는 '책임자 문책', '강력한 규탄'이라는 강경한 어휘가 들어있는 등 눈길을 끌었다. 이명박 당선자는 후보 시절 한 교원단체를 방문해 '교육대통령이 되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새 생각이 바뀐 것일까. '인재과학부'란 정부부처 명칭 변경은 '교육대통령'을 포기하고 '인재(엘리트)대통령'을 선포한 행동이라는 게 최소한 교원단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오마이뉴스> 2008년 1월 17일치에 쓴 글입니다. | ||||||||
2009년 9월 6일 일요일
인재과학부... '엘리트' 대통령 선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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