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자사고 전면확대 교육양극화 더욱 부채질

“이명박 공약은 경부운하보다 더 위험”
 
윤근혁
 
지난 12일 범사회교육단체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후보 교육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윤근혁 기자


고교 다양화 300프로젝트라는 이명박 후보의 공약이 교육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부유층이 몰리는 자립형사립고(자율형사립고)를 100개로 늘리는 등 고교평준화 정책을 뒤흔들 내용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교육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율형 사립고 100개, 기숙형 공립고 150개, 실업계 특별고(마이스터고) 50개를 만드는 등 사교육이 필요 없는 다양한 고교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전문가들은 “이 후보의 교육공약은 빈부 계층 사이의 골을 더 깊게 파놓을 또 다른 경부운하”라고 질타했다.

교육복지국민운동본부, 2007대선시민연대, 범국민교육연대, 입시철폐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는 지난 12일 공동기자회견에서 “경부운하보다 더 위험한 공약”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범사회교육단체가 이렇게 뜻을 모으기는 근래에 들어 처음이다.

전세금 빼도 민족사관고 못 보내

그럼 무엇이 빈부의 골을 깊게 하는 교육정책이란 것일까. 무엇보다 자립형사립고 100개 설립안이 그렇다.

현재 우리나라에 있는 자립형사립고는 민족사관고, 전북 상산고 등 모두 6개. 교육부가 2005년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이들 학교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의 연 평균 가계소득은 6440만원이었다. 이 당시 일반 가구의 연 평균 소득이 2900만원인 점에 견줘보면 두 배 이상이나 되는 수치다.
대표 격인 민족사관고 학부모가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은 8250만원이나 되었다. 부자들이 가는 학교인 것이다.

학교에 내는 돈은 얼마일까. 2005년 교육부가 만든 ‘자립형사립고 자체평가보고서’에 따르면 민족사관고는 등록금(290만5200원)을 비롯, 기숙사비, 특기적성활동 교육비 등 수익자 부담 경비(1331만 3375원)까지 치면 한 해에 학교에 내야 할 돈만 1621만여 원이나 됐다. 3년 동안 5000만 여원이 드는 셈이다. 평균 국민 주택규모인 충북 충주나 청주 지역 24평 아파트 한 채 전세 값과 맞먹는 액수다.

이 학교 학비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다른 자립형사립고도 사정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해 학비가 해운대고는 1054만여 원(등록금 456만 8400원 포함), 상산고는 1013만여 원(등록금 402만 1200원 포함)이었다. 반면 대기업이 운영하는 현대청운고와 포항제철고, 광양제철고의 한 해 학비는 260만여 원~400만 여 원으로 집계됐다.

이 당시 일반고교의 등록금은 한 해 평균 130만원 수준. 여기에 고교생 한해 평균 과외비 360만원(2003년 한국교육개발원 통계)을 더하면 490만원이 된다.

사교육 참여율도 자립형사립고가 더 높아

사교육 참여율은 어떨까. 자립형사립고 학생들은 10명에 7명 꼴로 사교육을 받고 있었다. 전체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강원 민족사관고를 뺀 나머지 5개 학교가 모두 일반고 전국 평균치(58.7%, 2004년 한국교육개발원)를 크게 웃돌았다.

부산 해운대고 83.7%, 광양제철고 81.4%를 나타내는 등 전체 6개 자립형사립고 평균이 68.2%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후보는 보수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너무 많이 본 것으로 보인다. “1등과 꼴찌를 한 교실에 모아놓는 붕어빵교육… 과외비만 늘렸다”는 식의 해괴한 보도에 감각이 마비된 것일까.
 
주간<교육희망> 2007년 10월 16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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