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재수첩] 설문 대상, 설문 내용, 설문 결과도 비슷 |
| 서울 교장회(회장 김동래)가 17일 발표한 설문조사는 알고 보니 '재탕' 조사였다. 이 단체는 이날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 351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대부분의 교장들이 소년신문 단체구독에 찬성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결과를 소년신문을 내고 있는 <조선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는 마치 새로운 사실인 것처럼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이와 거의 비슷한 조사는 지난해 이맘때쯤인 9월 25일부터 10월 1일까지 진행된 바 있었다. 바로 올해처럼 국정감사를 앞둔 때다. 이 당시 <동아일보> 등은 지난해 10월 26일치에도 보도한 바 있다. 설문의 대상도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이었고, 설문 내용에 따른 교장들의 응답 수치도 거의 같았다. 이 당시 서울 교감회 회장과 서울교총 회장 출신인 한학수 서울시교육위원은 서울지역 초등학교 교장 51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린이 신문이 NIE(신문활용교육) 등 교육적 효과가 있다고 답한 교장은 96%"라고 밝혔다. 이 수치는 올해 조사에서 '어린이신문이 NIE 등 학습보조 자료로서 교육효과가 있느냐'는 물음과 일치한다. 당연히 '효과가 크다'는 의견이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94.7%였다. 질문 내용도 같았고 대상자도 같은 탓이다. 비슷한 조사를 두 번씩이나 한 까닭에 대해 김동래 서울 교장회장은 "작년에 교장들을 상대로 조사를 했는지 몰랐다"고 답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와 비슷한 시기에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도 "시기를 특별히 선택한 사유는 없고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 활용되도록 생각한 점은 있다"고 말했다. 조사 대상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정작 신문을 보거나 나눠주는 사람은 초등학생(학부모)이거나 담임교사인데, 엉뚱하게 교장들의 답변만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민경대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한편의 코미디에 지나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이 점에 대해서도 김 교장회장도 일부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학기 초부터 교장선생님들이 자꾸 문의하고 하니까 교장의 입장만 밝히기 위해 교장들의 설문만 진행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교육수요자인 학부모와 학생의 설문조사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소년신문 집단 구독은 사실상 특정 언론사(회사)에 특혜를 주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어느 기업체이든 학교에서 집단으로 책이나 학습자료 등 물건을 팔겠다고 나서면 막을 도리가 없게 된다. 지난해 5월에 나온 교육부의 '소년신문 가정 구독' 지침도 이런 상식에 바탕한 것이었다. 그런데 교장회가 이런 지침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그 근거는 아이러니하게도 자신들의 '재탕' 설문 결과였다. 물론 '교육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충정의 발로일 수도 있다. 하지만 학부모가 자신들의 자녀에게 맞는 신문을 가정에서 선택해 줄 수 있는 권한도 존중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럴 때 소년신문들도 '경쟁'이라는 것을 해서 내용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학부모단체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굳이 교장들이 앞장서서 특정 신문을 집단 구독시켜야 하는 게 '학교의 자율권'일까. 오마이뉴스 2007년 9월 18일치에 쓴 글입니다. |
2009년 9월 3일 목요일
<소년신문> 집단구독 '재탕' 설문조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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