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향과 쟁점/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에 대한 비판적 성찰 | |
| “원숭이 ×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초등학생들이 요즘에도 심심찮게 부르는 노래다. ‘끝말 이어가기’보다 한 차원 높은 이른바 ‘연상되는 말 이어가기’ 노래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랫말이 성립하려면 전제 조건이 있다. 사물에 대한 판단이 솔직하거나 본질에 맞아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원숭이 ×구멍은 빨개, 빨가면 수박, 수박은 맛없어, 맛없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짧아, 짧으면 기차…” 이런 식이면 노래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이 같은 ‘아사리 판’이 되면 아이들은 노래를 부르다말고 싸움을 하게 된다. 아니면 이 노래 부르기 놀이는 결국 파장 분위기를 맞게 되든가……. ‘표리부동’한 교육정책들 이명박 시대 200여 일, 교육정책을 바라보는 교육계 안팎의 눈길도 이와 닮음 꼴이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겉과 속이 너무 다르다.” 국정감사 첫날인 지난 6일 낮 12시쯤, 교육과학기술부(교과부) 대회의실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교육과학기술상임위)이 던진 말이다. 사교육비에 대한 정부의 ‘표리부동’한 태도를 꼬집은 말이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조사해보니 58.3%의 학부모가 국제중을 반대했고, 반대하는 첫 번째 이유가 ‘사교육비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었다. 일제고사를 실시해 상중하 성적을 공개하면 실제로 평준화가 해체되는 것이다. 겉과 속이 다른 정책을 더 이상 펴지 말라.” ‘사교육비 절반’이란 교육공약을 내세운 이명박 대통령. 그의 이 같은 공약이 표리부동이란 지적 속에 공염불이 될 위기에 처해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 28일 민주당 공교육 황폐화 대책본부는 국회에서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 평가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다음과 같은 신낙균 대책본부장의 말도 권 의원의 지적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새 정부 슬로건인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이 무색할 정도다. ‘공교육 포기, 사교육비 시장 만족 두 배’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사교육비 절반 공약을 내세웠지만, 사교육비가 널뛰고 있는 현실을 비판한 말이었다.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말이 아니다. 실질 임금 하락에 소비지수는 바닥을 치고 있다. ‘경제 대박’의 환상에 투표를 통해 ‘이명박 도박’을 시도했지만, 역시 경제는 ‘쪽박’ 신세를 못 면하고 있다. 하지만 대박을 치는 곳도 있으니 바로 학원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7일 내놓은 상반기 국민소득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가정에서 지출한 교육비(사교육비+공교육비)는 총 15조 339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3조 7772억원에 견줘 9.1% 늘어난 규모다. 주목할 점은 전체 가계소비지출 가운데 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2%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작년 같은 기간 6.1%에 비해 0.1%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와 올해 경기상황은 하늘과 땅이다. 다른 가계소비 지출은 죄다 줄어들었는데 사교육비만 늘어난 탓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이명박 정부의 고교다양화 300프로젝트(자율형사립학교 100개, 기숙형공립학교 150개, 마이스터고 50개 설립 방안)와 이른바 ‘4.15 학교자율화 추진계획’과 같은 겉과 속이 다른 교육정책 탓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수상한 작전세력이 던진 자율화 프레임 ‘자주, 자치, 그리고 자율’과 같은 ‘자’자 돌림은 원래 교육민주화세력이 쓰던 말이었다. 그런데 이제 형편이 바뀌었다. 참여정부 교육부가 ‘자치’란 말을 많이 쓰더니, 이번엔 이명박 정부 교과부가 ‘자율’이란 말을 줄기차게 쓰고 있다. 이명박 정부 속 교과부는 교육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자율화’란 꼬리를 붙여왔다. 이것이 자율화 시리즈가 줄 탄생하고 있는 이유다. 올해 발표된 정책만 봐도 ‘대입 자율화 방안’과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 ‘자율형사립고교’가 있다. 문제는 ‘자율’이 들어간 정책명칭과 내용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이다. 겉과 속이 불일치를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내용을 따지고 보면 대입 자율화 방안은 사실상 ‘고교 정상화 3원칙(본고사․고교등급․기부금입학 금지)’ 폐지 방안이다. 고교 정상화 3원칙을 줄기차게 반대해온 대학교육협의회에 대입 권한을 넘겨준 것이 그 이유다.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등을 주창해온 대학총장이나 이사장들이 자율로 대입방안을 만들라는 것이다. 지난 4월 15일 교과부가 내놓은 이른바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도 내용을 들춰보면 교육감과 교장들의 자율화 방안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의 주체인 교사, 학생, 학부모의 ‘자율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얘기다. 학교가 자율화되려면 교사회와 학생회, 학부모회 등 기본 자치조직이 제 노릇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이들 기구를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 현실은 딴판이다. 한 학기가 지나도록 교무회의도 제대로 열지 않는 학교가 있을 정도다. 법으로 보장한대로 교과서를 학교 자율로 선택할 권리, 자율적으로 수업할 권리도 빼앗으면서 내놓고 있는 ‘자율화 추진계획’은 헛구호란 소리다. 더구나 이 계획은 0교시, 우열반, 어린이신문강제구독, 사설학원의 학교침투 등을 부활시키는 신호탄 노릇도 하고 있다. 무늬만 ‘학교 자율화 계획’이지 ‘학교 학원화’ 또는 ‘학교 이권화’를 부추기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올해 12월에 발표될 자율형사립고교 설립 방안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자율’이란 학교명이 들어간 작명도 알고 보면 기존 귀족학교란 꼬리표가 붙은 자립형사립고교의 변형 판이다. 영어몰입교육과 수업료 인상에 대해서는 자율성을 주는 대신, 정부 지원금은 대주지 않겠다는 것이다. 결국 한해 2000만원에 가까운 수업료를 받는 민족사관고와 같은 자립형사립고의 탄생을 감추기 위한 꼼수라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처럼 올해 교과부가 내놓은 상당수의 정책들은 ‘자율’이란 포장지가 덮여 있다. 내용물이 무엇이든 판박이 ‘자율’ 포장지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교육정책 속 자율화 담론은 미국 대통령 ‘조지 부시’를 빼닮았다. 부시는 ‘대기업 세금 감세방안’을 놓고 ‘세금 구제정책’이란 말을 썼다. 마치 세금이라는 지옥에서 자국민들을 구원하는 정책인양 포장한 것이다. 이 대통령도 이를 따라 배운 탓일까. 그는 ‘4대강 한반도 물길 잇기 및 4대강 정비 계획’이란 것을 내놓은 적이 있다. 물론 한 국책연구원이 폭로한 것처럼 ‘한반도 대운화 사업’을 이렇게 포장한 것이다. 물론 교육정책에서도 표리부동은 심각하게 작동하고 있다. 왜 이처럼 이명박 정부 청와대와 교과부는 정책을 내놓을 때 이름과 내용을 따로 놀게 하고 있을까. 그것은 이들이 정책의 이름을 붙이면서 선거 홍보하듯 전략적 선택을 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딱한 것은 헛갈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4월말 촛불시위에 나선 고교생들이 든 손 팻말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학교 자율화 정책에 반대 한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반대하는 것은 0교시와 우열반 등 학교 학원화이지 ‘학교 자율화’는 아니다. 청와대와 교과부의 전략이 먹혀든 꼴이다. 결국 ‘미친 교육’이란 말이 탄생하면서 ‘자율화’ 헷갈림은 한 방에 해소됐지만, 자율과 자치를 줄곧 주장해온 학생과 교사들이 이렇게 ‘자율화를 반대 한다’고 외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즐긴 세력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바로 청와대와 교과부 안에 있는 ‘작전세력’이 그들이 아닐까? 교과서와 교사에 대한 총질, 좌파 프레임 ‘친북좌파 교원들이 좌편향 역사교과서로 학생들을 빨갛게 물들이고 있다.’ 요즘 교육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매카시즘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 말이다. 이런 주장을 펼치는 세력에겐 미국의 매카시가 그랬듯 ‘좌파 교원’과 ‘좌편향 교과서’의 실체는 중요하지 않다. 경제단체와 집권당이 빨간색 펜을 들고 빨갱이라고 우기면 보수언론이 받아쓰고, 이런 보도를 이어받아 교과부가 교과서 수정과 전교조 몰아세우기에 나서는 ‘삼각패스’ 전법만 횡행할 뿐이다. 여기서 ‘교과서’란 무엇인가 판단이 필요하다.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을 보면 ‘학교에서 교육을 위해 사용하는 학생용의 주된 교재’라고 적혀 있다. ‘검인정 교과서’는 ‘교육부가 심사하여 적합한 것으로 판정한 교과서’다. 사실 우리나라 교과서는 보수적이다. 교육과정을 만든 사람도, 교과서를 쓴 사람도 진보와는 거리가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교과서가 처음 제작된 때는 해방 다음 해인 1946년이다. 이 당시 교과서는 내용의 상당수가 일제강점기 때의 것을 발췌했다고 한다. 나라는 해방되었지만 교과서는 아직도 식민지 상태였던 것이다. 이로부터 두 세기 60년가량이 흐른 2008년. 대한민국은 교과서를 놓고 전쟁이 한창이다. 이전 정권에서는 국지전 성격을 띠더니,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서는 전면전이다. 올 3월 초기 공격자는 뜻밖에도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같은 경제 단체였다. 이제는 한나라당 의원과 김도연 전 교과부장관, 안병만 현 교과부장관까지 나서고 있다. 이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대통령까지 힘을 얹어주고 나선 탓이다. <오마이뉴스> 보도를 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8일 재향군인회 회장단과 오찬간담회에서 다음처럼 말했다고 한다. “교과서 문제도 잘못된 것은 정상적으로 가야 하지, 정권이 바뀌어서 고쳐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북한의 사회주의가 정통성이 있는 것 같이 돼 있는 교과서가 있는데, 있을 수가 없는 사항이 현재 돼 있기 때문에 그것을 바로 잡아놓겠다.” 그가 지목한 교과서는 금성출판사에서 낸 검인정 교과서인 <한국근현대사>인 것으로 보인다. 이승만 대통령을 미화하지 않는 대신 북한 독재정권을 강하게 비난하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 책을 만들도록 얼개를 그려준 97년 김영삼 정부 시절 교육부 고시(제 1997-15호) ‘사회과 교육과정’ 내용은 다음과 같았다. “북한의 역사를 민족사의 일부로 포함하려는 통일 지향적인 관점에서…” “1930년대 후반에 중국에서는 조선 민족 혁명당이 조선 의용대를 결성하고 중국군과 함께 항일 투쟁을 전개…” “발췌 개헌, 사사오입 개헌을 통하여 이승만 정부의 장기 집권 획책과 독재화 과정을 설명.” “이승만 정부의 장기 집권으로 독재와 부정부패가 심화되고, 이에 따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지지 기반이 허물어져 갔음.” “오늘날 한국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운 문제들과 경제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지적.” 이승만 정부의 독재 과정을 서술하는 대신, 북한의 역사에 대해서는 민족사의 일부로 포함하려는 통일 지향적인 자세를 요구한 것이 당시 교육과정의 내용이었다. 이 교육과정 기준을 나침반 삼아 교과서 저자들이 만든 것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국근현대사> 교과서다. 이 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한다면, 교육과정이 좌편향인 것이고, 이 교육과정을 만든 김영삼 정부가 좌편향이라는 얘기가 되는 것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멱살 잡기’도 한창 진행 중이다. 그 단적인 예가 지난 10월 9일 오전에 열린 ‘반국가교육 척결 국민연합’ 출범식이다. 국민연합 행사가 열리던 때 서울 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 입구에는 한 주식회사가 보낸 “축, 전교조 척결 국민연합 결성”이란 글귀가 적힌 화환이 놓여 있었다. ‘반국가교육 척결’이란 단체명을 ‘전교조 척결’로 잘못 적어놓은 것일까? 하지만 이날 출범식 내용은 다음과 같은 발언들이 보여주듯 화환 글귀와 정확히 일치했다. “전교조 만행 규탄하고 전교조를 제거하자” “전교조를 때려 부수기 위해 각자 노력하자” “학부모들이 무자비하게 고발로 들어가자” 국민연합 발족에 참여한 인사들은 대부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인물들이었다. 김진홍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의장, 박홍 전 서강대총장, 박세직 재향군인회 회장, 이상진 서울시의원이 상임대표, 이계성 올바른교육시민연대 공동대표 김종일 뉴라이트학부모연합 공동대표 등이 바로 그들이다. 이들은 출범식에서 ‘전교조를 반국가 이적단체’로 규정한 뒤 ‘검찰 고발’을 첫 번째 운동 방향으로 결정했다. 이 단체의 상임대표를 맡은 이상진 씨의 다음과 같은 인사말이 인상 깊다. “어제(8일) 대통령께서 재향군인회에서 강조하신 ‘친북좌파가 뿌리 깊다’는 말씀은 믿을 수 있는 청와대가 되어주고 있다는 증거다. 학부모들께서 무자비하게 고발로 들어가면서 (전교조를) 정신 못 차리게 해야 한다. 전교조 퇴출을 위해서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교장 출신인 이 상임대표의 입에서 나온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 말을 받아 적는 내 취재수첩은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에 대해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사교육 왕국을 만드는 등 국민을 고통에 빠뜨린 이명박 정권 창출에 앞장선 인사들이 근거 없는 전교조 사냥에 나서는 것이야말로 반국가적 행위”라면서 “전교조를 이적단체로 고발한다면, 전교조도 자구책으로 이들을 명예훼손, 무고, 모욕죄 등으로 고발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출범 200일 만에 교육계는 ‘좌파로 규정한 세력’과 ‘좌파로 규정된 세력’ 사이에 큰 싸움이 벌어지게 생겼다. 두 동강이 나버린 지경이 된 것이다. 계층분리교육, 이명박 귀족학교 시대 교육계만 두 동강이 난 것이 아니다. 학교도 비슷한 형편이 되었다. 요즘 교육계에서는 ‘MB귀족학교’란 말이 탄생했다. 서울지역 2개 국제중을 비롯하여 자율형사립고, 제주영리 유·초·중·고가 바로 그것이다. 교과부는 지난 9월 18일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 등 2개 학교에 대한 국제중 설립을 승인했다. 자율형사립고 100여 개 설립방안도 올해 12월 발표할 예정이다. 교과부는 지난 10월 1일 공개토론회를 연 데 이어, “자율형사립고 설립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오는 12월까지 마련한 뒤, 같은 달에 공청회를 열어 내용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제주 영리 유·초·중·고 설립을 보장한 제주특별자치도법안을 이미 지난 7월 31일 입법예고했다. 국내외 영리회사들이 학교를 차려놓고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터준 것이다. 교육계 안팎에서 이 학교들을 ‘MB귀족학교’ 삼총사로 이름붙인 까닭은 우선 수업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대원국제중과 영훈국제중의 한 해 순수 수업료는 입학금을 포함해 550만원이다. 교복이나 해외연수비, 학교 안팎 과외비 등은 빠진 액수다. 이는 귀족중으로 알려진 청심국제중의 한해 수업료 436만 4000원(입학금 포함)보다도 많은 액수다. 자립형사립고의 변형판인 자율형사립고의 수업료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민족사관고의 수업료(수익자부담경비 포함) 추정치 한해 2000만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분석이다. 영리회사들이 학교 경영에 참여할 예정인 제주영리학교는 사정이 더 심각하다. 2000만원 이상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2008년 현재 정규직 평균 임금은 한해 2524만 8000원이고, 비정규직은 1526만 4000원이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위와 같은 귀족학교에 자녀를 보낸다면 생활비는 거의 없는 셈이다. 중고생을 분리 교육함에 따라 계층별 위화감 조성 또한 ‘귀족학교론’을 부추기고 있다. 대표적인 자립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에 자녀를 보낸 학부모가 한 해에 벌어들이는 돈은 2005년 기준으로 8250만원(교과부의 자사고 학부모 평균 소득 자료)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우리나라 일반 가구의 연 평균 실질소득 2909만원(통계청 가계수지 동향)보다 3배가량 높은 수준이다. 교과부 자료를 보면 청심국제중 2006년 신입생 가운데 제조업, 운송업, 농업, 수산업, 임광산업에 종사하는 서민 부모를 둔 학생은 단 한명도 없었다. 특정 부유층 자녀만 모아놓고 특별교육을 시키려는 이명박 정부의 귀족학교는 끝임 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계층분리교육이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다. 교육양극화가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이 같은 주장에 교과부는 펄쩍 뛰고 있다. ‘귀족학교론’은 “교육문제를 정치 논리화시키는 프레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성삼제 교과부 학교제도기획과장은 “서울국제중도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모집정원의 20%로 늘리도록 했고, 선행학습 번창을 막는 방안을 마련했다”면서 “귀족학교란 표현을 쓰는 것은 동의하지 않으며, 교육적으로도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최근 나온 국정감사 자료는 ‘개천에서 용 나는 시절’이 사라진 대신 ‘특수목적고에서 용이 나는 시대’가 되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10년간 서울대 입학생을 살펴봤더니, 1~6등을 모두 외국어고, 과학고, 예술고 등 특수목적고가 싹쓸이했다. 2008학년도 합격자만 봐도 다섯에 한 명 꼴인 21.9%가 특수목적고 출신이었다. 올 합격생 출신지역을 보면 강남지역(강남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의 서울대 입학생이 406명으로 서울지역 신입생의 34.9%를 차지했다. 부동의 1등인 셈이다. 이제 이 같은 특수목적고에 더해 국제중, 자율형사립학교가 명문대 입학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그들만의 개천에서 용을 만드는 작업’이 훨씬 쉽도록 이명박 정부가 허용한 탓이다. 이명박 귀족학교 시리즈는 세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계층분리교육인 셈이다. “미친 교육이 아니고 뭡니까?” 이명박 교육정책의 화두는 ‘경쟁력 강화’다. 이를 위해 일제고사를 봐야하고, 국제중과 자율형사립고와 같은 명문 중고교도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밀림 속에서 호랑이와 토끼가 자유롭게 경쟁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이에 대해 송원재 전교조 서울지부장은 최근 한 집회에서 다음처럼 말했다. “호랑이는 마음껏 자유롭게 잡아먹을 권리가 있지요. 아침에 잡아먹을까? 저녁에 잡아먹을까? 교육에서 자유로운 경쟁은 사회적 강자에게 무한의 권리만을 보장할 뿐입니다. 호랑이에게는 천국이요. 토끼와 사슴에게는 생지옥이나 다를 것이 없습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자유경쟁자체가 사회적 강자 강남부자들에게 모든 권력을 다 몰아주는 승자 독식의 논리입니다.” 그의 말은 다시 이어졌다. “옛날에는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머리가 좋으면 ‘개천에서 용이 난다’라고 그랬습니다. 이제 더 이상 속지 마십시오. 엄청난 사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는데, 개천에서 어떻게 용이 나옵니까? 용은커녕 이무기도 없고, 앞으로 개천에는 지렁이만 바글바글할 것입니다.” 최근 유인종 전 서울시교육감을 만나봤더니 다음처럼 말하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귀족학교 만들기와 일제고사로 대표되는 이명박 교육정책은 운동장에 아이들 몰아넣고 소싸움 시키는 70년대식 정책입니다.” 1996년부터 2004년까지 8년간 서울교육을 책임져온 유 전 교육감. 노 교육학자의 다음과 같은 말은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잠도 못 자게하고 밥도 못 먹게 하는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이 바로 ‘미친 교육’을 만드는 게 아니고 뭡니까?” *이 글 내용 가운데 일부는 그 동안 윤근혁이 쓴 주간<교육희망> 기사 등에서 따와 다시 손질한 것입니다. *실천문학 2008년 겨울호에 쓴 글입니다. 이 글은 판권 문제가 있어서 다른 곳에 옮겨 가면 아니됩니다. | |
| 2008/11/14 [19:48]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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