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논술 족집게, 알고보니 교수가 '몰강'

[단독] 고려대 연구교수, 논술학원 강의 논란
 
윤근혁
 
  
▲ Y논술학원 광고 조선일보 11월 29일치 65면에 실린 전면 광고.
ⓒ 조선PDF
고대교수몰강
 
'연·고대 수시 2학기 과학논술 그대로 적중.'
 
<조선일보> 11월 29일치에 전면광고(65면)로 실린 유명 Y논술학원 광고 제목이다. 지난 달 24일 고려대가 수시 논술시험을 치른 지 5일만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이 학원에 지난 7일 오후 직접 전화를 걸어봤다. 돌아온 대답은 "과학논술을 가르치는 강사는 다름 아닌 고려대 A교수"라는 것이었다.
 
실제로 A교수는 고려대에서 연구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 이 대학 산하 이과계열 연구소의 상근연구원도 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논술학원 C아무개 대표와 A교수는 모두 "적중 문제는 A 교수 자신이 낸 예상문제에서 나왔다"고 밝혔다. 이 학원 관계자와 사정을 아는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A교수는 11월 들어 이 학원에 나와 '과학논술'을 직접 수험생에게 '몰강'(몰래 강의)해왔다.
 
고려대 교수가 학원에서 문제를 내고 가르친 내용이 같은 대학 수시 논술시험에도 엇비슷하게 나왔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고교와 학원 인사들은 "대학교수가 학원에 와서 돈벌이를 하면서 족집게식 적중률을 보였다면 당연히 의혹이 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아무개 고려대 홍보부장은 "해당 연구교수가 출제와 채점에 간여했는지 지금으로선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A 교수는 Y학원 '몰강'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자신은 정식 교수가 아닌 연구교수 신분이기 때문에 고려대 논술 출제와 채점 과정에 참여할 수도 없고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대학 교원의 학원 교습행위가 위법이라는 것.
 
현행 '학원의설립운영및과외교습에관한법률'은 대학 교원의 과외교습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금고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등 엄벌 규정도 2001년에 새로 생겼다. 부정입학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교육부도 2005년 7월 대학 교직원의 학원 교습 등 일체의 행위를 할 수 없도록 지침을 내린 바 있다.
 
A교수는 뒤늦게 "관련 법률을 알지 못해 무리가 있었다면 앞으로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운영위원장은 "고려대는 내신 성적을 무력화하는 대신 본고사 금지 등 3불 정책에 앞장 서 반기를 들어온 대학"이라면서 "대학에서는 내신을 홀대하면서 학생들 불안감을 조성해 학원으로 유도하고, 그 속에서 교수는 돈벌이를 했다는 것 자체가 큰 충격"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부는 12일 “고려대 쪽에 상황을 알아봐야 알겠지만 연구교수나 상근연구원이 법으로 규정한 정식 교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일이 대학 교원의 강습행위를 금지한 과외교습에관한법률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오마이뉴스> 2007년 12월 12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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