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_14 |
| 100만점짜리 웃음. 웃음 천사. 법이 없어도 살만한 사람. 피해를 당해도 싫은 내색 한번 하지 않는 사람. 허허실실…. 이장원 교사(서울 무학여고, 현 전교조 정책연구국장)를 놓고 주변사람들이 하는 말이다. 이런 그가 요즘 보수인사들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것도 ‘친북 교사’, ‘빨갱이 찬양 교사’란 고약한 것으로 말이다. 이장원 교사, 그를 향한 고약한 일들 그 사연은 다음과 같다. 2002년 탈북한 김아무개씨는 탈북자 뉴스사이트인 ‘자유북한방송’(www.freenk.net)이란 곳에서 글쓰기를 하면서 생활하는 이다. 김씨는 지난 6월 13일 이 사이트에 “독재공화국을 미화하는 ‘전교조’”란 제목의 글을 쓴다. 이 글에 등장하는 전교조 교사가 바로 이장원 국장이다.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최근 어느 모임에 참석했다가 2001년 8.15때 평양을 다녀왔다는 ‘전교조 통일국장’ 이장원이라는 교사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북한은 천국입니다. 세금이 있습니까? 학생들의 학비가 있습니까? 정부가 의식주를 모두 해결해주니 빈부격차도 없고 불평불만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게 무슨 말라비틀어진 소린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교사가 앵무새처럼 옮기고 있으니 말이다.” ‘북한이 천국’이라는 이장원 교사의 말을 직접 들은 한 인사가 이 글을 쓴 김씨 앞에서 그 말을 다시 전해줬다는 얘기다. 실명까지 들먹인 ‘사상전’ 치고는 근거가 참으로 박약하다. 아무튼 이 글은 ‘북한이 천국이 아닌 이유’를 또박 또박 설명한 뒤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끝을 맺는다. “공화국과 김정일이 좋으면 북한으로 가라. 그리고 그 땅에서 살아보라. 철없는 어린 아이들까지 추동하여 감성적 친북분자로 만들고, 오늘날의 소고기 사태와 반미, 반정부 시위로 이끌어가는 쓸개 빠진 ‘전교조’와 그 맹신들은 ‘세금 없고, 의식주 걱정 없이 만민이 평등하게 사는’ 김정일 독재 공화국으로 어서 떠나라!” 이른바 ‘보수꼴통’ 사이트들의 ‘펌질’ 아이들을 친북분자로 만들고, 촛불시위의 배후이기도 한 전교조가 갈 곳은 북한 밖에 없다는 얘기다. 전교조에 대해 가동 가능한 ‘악담’은 다 퍼부은 마무리 시추에이션인 셈이다. 이 글은 이른바 ‘보수꼴통’사이트에서는 공전의 히트를 친 모양이다. 다음 날인 14일 종교계 인터넷 뉴스사이트인 ‘굿뉴스강남’이란 곳에도 이 글이 내걸렸다. 제목이 다음처럼 더욱 섬뜩하게 가공된 채로 말이다. “전교조 국장 ‘북한은 천국’”, “북한의 거짓 선전을 그렇게 충실히 이행하는 자가 있으니…” 보수세력의 좌장 조갑제 전 <월간조선> 기자가 운영하는 ‘조갑제닷컴’도 가만있지 않았다. 같은 글을 13일 밤 10시 55분에 갖고 와 배치하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이 빨갱이 사냥글은 순식간에 인터넷에 퍼졌다. 같은 날 ‘과격불법촛불시위반대시민연대’ 사이트에도 같은 글이 올랐다. 다음 날인 14일에는 보수 인터넷신문 사이트인 ‘프리존뉴스’ 종합게시판에 실렸다. 이명박 대통령 지지카페인 ‘명바라기’에 옮겨진 것은 17일이었다. 요즘 촛불 시위로 유명해진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도 두 건이나 같은 글이 올라 있다. 이밖에도 온갖 이름 없는 카페와 블로그에 같은 글 ‘펌질’이 이어졌다. 김씨의 글 한편이 한 인간 ‘이장원’이라는 이름을 친북주의자 또는 빨갱이로 덧칠해놓은 것이다. 전교조도 졸지에 이장원과 같은 친북세력이 모인 집단으로 규정된 것이다. 물론 이런 딱지붙이기는 어제 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지만. 김씨 “이장원 교사에게 잘못했다고 말했다” 자! 이제 김씨가 어떤 취재를 한 뒤에 글을 쓰게 되었는지 알아볼 차례다. 다음은 지난 21일 김씨와 전화통화한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이장원 교사를 알고 있나? “아니 한 번도 본적이 없다. 다만 5월 중순쯤 이○○씨가 목요강연에서 한 말을 들어서 글로 적은 것이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날 행사는 5월 22일에 한 것으로 판단된다. 전 국회의원인 김현욱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국제외교안보포럼 목요강연 자리에서다. 주제는 ‘촛불시위와 전교조’였다는 게 이날 강사로 나온 이씨의 전언이다. 그는 이장원 교사와 2001년 함께 근무한 바 있다. 이 당시 이씨의 직책은 교감이었다. -개인 명예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인데, 글을 쓸 때 왜 본인에게 확인하지 않았나. “나는 누구를 뒤집어 씌어 강짜로 쓴 것이 아니다. 본인한테 확인 안하고 쓴 것은 잘못됐다. 통일하겠다는 사람이 그런 것 같고 억울하다고 하면 안 된다. 전교조 간부를 맡았으니까 크게 놀아야지 이런 쪼그만 글을 갖고 고발한다고 말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럼 이장원 교사가 ‘북한이 천국’이라고 말한 사실을 어떻게 입증할 수 있나. “이○○씨가 그날 강연에서 분명히 그렇게 말했다. 나중에 나는 이씨에게 이장원 교사의 발언을 적은 뒤 ‘전교조 교사가 이런 말을 했는지 다시 확인해 달라’고 전자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씨도 자신이 말한 내용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이장원 교사가 허위 사실을 적었다면서 글을 사이트에서 내려달라고 요구했다는데. “나도 이장원 교사에게 확인하지 않고 글을 쓴 것은 정말 잘못했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나도 자존심이 있는데 글을 내리고 싶지는 않다. 고발한다면 할 수 없다. 나는 탈북자라 보상해줄 돈도 갖고 있지 않다.” 김씨는 이씨의 말을 그대로 옮겨 왔고, 나중에 이씨도 자신의 글을 확인해줬다는 얘기다. 이씨가 이장원 교사의 ‘북한은 천국’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 때는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01년. 이씨의 기억력은 얼마나 뛰어난 것인지 그의 말을 들어보기로 했다. 첫 발언자 이씨 “북한이 천국이라고 하진 않았다” 이씨는 현재 친 이명박 계열 단체인 뉴라이트학부모연합 정책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교장 퇴임 뒤 보수단체 일을 시작한 것이다. 그와 전화통화는 지난 23일 오후 8시쯤에 할 수 있었다. -이장원 교사로부터 북한 얘기를 들은 때는 언제인가. “2001년인지 2000년인지 확실히 모르겠다. 8.15 북한방문 행사를 갖다 왔기에 방문 소감을 물었던 기억이 난다. 그 때 교무실에서 그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교사가 어떤 말을 하던가. “우리가 생각하는 북한이 아닙니다. 세금도 없고, 학교 납입금도 없고, 빈부차이도 없다고 말하더라. 북한사람들 행복하게 살더라는 말도 했다.” -글을 쓴 김씨는 이 정책위원장의 강연을 듣고 이장원 교사가 ‘북한은 천국’이라고 말한 것으로 썼다. 정말로 이장원 교사가 ‘북한은 천국’이라고 말했나. “북한이 천국이라고 하진 않았다. 나는 5월 강연에서 북한을 천국처럼 표현하더라고 했지 이장원 교사가 천국이라고 말했다고 전하지는 않았다.” -‘북한이 천국’이라고 말했는지 안했는지가 쟁점이다. “북한을 천국처럼 말했다고 하는 것은 이 교사의 말이 아니라 내 판단이 그랬다는 것이다.” -7년 전 얘기인데 기억력이 대단하다. 어떻게 이 교사의 말을 기억할 수 있나. “이 교사가 북한은 사람 살만한 곳이 못된다고 했다면 기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의외의 답변 ‘좋은 것만 얘기’해서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김씨가 자신의 글을 전자메일로 보내 사전에 이 정책위원장의 승낙을 받았다고 하더라. “전자메일이 오긴 왔지만 확인하지는 않았다. 글을 미리 보지 못했다. 하루에도 수백 통이 오는데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이씨의 말은 이장원 교사가 북한의 좋은 점을 얘기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북한은 천국’이란 말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내 개인 생각을 덧붙여보겠다. 교무실에서 나눈 7년 전 이야기를 기억했다가 개인 실명까지 들먹이며 동료 교사를 비방한 이씨의 행위를 어떻게 봐야할까. 나는 이씨야말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른바 ‘공산주의식 선동술’을 발휘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이 다르더라도 교직사회에서 지켜야 할 ‘인간에 대한 예의’가 있지 않을까. ‘마타도어’가 보수언론 기사의 바탕 당사자인 이장원 교사의 소회는 어떨까. 공교롭게도 이 교사가 자신의 글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는 사실을 안 날, 나는 저녁에 그와 술을 먹었다. 동석한 이들(모두 전교조 교사임)은 김씨 글에 대해 의견일치를 보는 게 딱 하나 있었다. ‘이것은 근거도 없는 명예훼손이 분명하니 돈을 벌게 된 이장원 교사가 술을 사라’는 것이었다. 이 교사는 이날 술 몇 잔을 마시더니 책상에 머리를 파묻고 잠을 잤다. 평소에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마음이 상해서 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였을까. 술을 먹은 며칠 뒤인 지난 21일 이장원 교사와 얘기를 나눠봤다. -김씨가 적은 글의 내용이 맞나 틀리나. “황당한 얘기다. 나는 그 때 어려운 북쪽을 돕기 위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었다. ‘북한이 천국’이란 이야기를 할 까닭이 없다. 같은 민족이 고통 받는 것을 보면서 가슴 아파했을 뿐이다.” -그 당시 ‘북한이 천국’이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상식적으로 북한이 천국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겠는가.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북한이 천국이라고 생각한 적도 없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 -북한에 세금과 납입금이 없다는 식의 말은 하지 않았나. “(웃으면서) 7년 전에 한 말인데 어떻게 기억하나. 다만 그런 말을 7년이나 지난 뒤 가공해서 써먹는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이 교사는 지난 18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신청서를 냈다. 조만간 법적 대응도 하겠다고 한다. 본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전교조에 대한 명예훼손을 지켜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란다. 사실 이 사건은 글로 쓰지 않으려고 했다. 전교조에 대한 토끼몰이식 마타도어(비밀선전)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쯤 그들의 주장이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인지 살펴봐야겠다는 생각에 관련자들을 취재하게 되었다. 또 다른 이유는 이들의 마타도어가 이른바 제도언론 보도의 바탕이 되는 점도 있기 때문이다. 다음은 <동아일보> 6월 18일치 사설이다. 제목은 ‘아이들을 좌파 홍위병으로 키우는 전교조’다. 위 마타도어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 독자들은 알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전교조는 ‘참교육’이란 미명 아래 이 나라 미래의 주인공들을 그들이 원하는 사회변혁의 도구로 쓰기 위해 좌파 이념과 친북반미 의식교육에 매달려 왔다.” |
| 2008/08/01 [20:07]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
2009년 9월 8일 화요일
“전교조=빨갱이”, 이런 생각 틀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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