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8일 화요일

교육계 이상기류 3가지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⑩
 
윤근혁
 
“요즘 죽을 맛이다.” 지난 28일 교과부 공보 담당 직원이 헬쓱해진 얼굴로 던진 말이다. 이날 아침 배달된 다음과 같은 기사에 시달린(?) 탓이다.

“정책은 청에 휘둘리고… 수장은 부하에 책임 떠넘기고”(한국)
“김교육 ‘나랏돈 생색’ 직접 책임져라”(한겨레)
“교육부 특별교부금 사용내용 감사로 밝혀야”(조선)
“청와대 발 낙하산 공작”(동아)

여태껏 신문들은 같은 교육현상을 놓고도 사사건건 다퉜다. 자사의 목적을 기사 앞자리에 둔 까닭이다.

거칠게 편 가름을 한다면 다음과 같았다. 조선·중앙·동아·문화 ↔ 한겨레·경향. 이를 보혁구도로 다시 계산하면 교육계 여론 형성지형은 8(보수):2(중도 또는 혁신)였다. 수백만 부를 찍는 보수신문들 위세에 혁신의 목소리가 묻히기 십상이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다. ‘특별교부금’ 사태와 ‘이주호 청와대 교육 수석의 배후조종론’ 보도에서 거의 모든 신문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모교에 나랏돈을 퍼준 생색 사건’을 지난 22일 특종보도한 곳도 다름 아닌 <문화>였다. 보수 목소리를 내온 신문이 한건 올린 셈이다.

새로 등장한 ‘이명박·이주호·김도연’이라는 수장 삼총사가 독자들에게 준 선물이었을까? 아니면 학생들의 촛불 문화제에 일부 신문이 감화된 탓일까?

“이주호 수석 비판 기사 한 번 봐라. 이런 게 이렇게 크게 나올 수 있는 기사냐. 팩트(사실)가 없는 게 무슨 기사냐. 이건 장관님을 ‘허깨비’로 만들려는 주장일 뿐이다.”

같은 날 만난 교과부 한 고위관리의 볼멘소리다. 그는 지금 벌어지는 흔치 않은 언론 분위기가 무척 못마땅한 듯 했다.

최근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는 교육계 이상 기류는 크게 세 가지다. ‘초중딩’들이 대통령과 싸운다는 게 그 하나고, ‘보수꼴통’ 소리를 듣던 교육학자들도 사상 최초로 집단반기를 들었다는 게 두 번째다. 마지막 하나는 보·혁을 막론하고 거의 모든 신문이 교과부장관과 청와대 교육수석의 ‘퇴진’ 등에 몰입하고 있다는 것일 게다.


교육희망 2008년 5월 31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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