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일 화요일

'교육청 출제+일간신문 인쇄=일제고사' 논란

인천 지역 102개 초등학교, 한날한시에 시험... 교사들 반발
 
윤근혁
 
▲ 지역신문인 ㄱ일보가 인천지역 초등학교에 보낸 '학업성취도 표집평가' 인쇄 안내문(오른쪽)과 인천교육청 표집평가 시행계획 문서.
ⓒ 윤근혁
교육청이 출제하고 지역일간지가 인쇄를 맡는 이상한 형태의 초등 일제고사가 인천지역 102개 학교에서 진행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는 일제고사를 사실상 금지한 초등학교 7차 교육과정과 사설 시험을 금지한 2001년 교육부 지침에 위반되는 것이다.

표집평가 한다더니 일제고사...

인천교육청(교육감 나근형)과 전교조 인천지부(지부장 이영규)에 따르면 한날한시에 똑같은 시험지로 시험을 치르는 일제고사가 이 지역 216개 초등학교 가운데 50%에 가까운 102개교에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제고사를 본 초등학교는 지난 20일, 인천교육청이 만든 3∼6학년용 학업성취도 표집 평가 문제지를 그대로 썼다. 학업성취도 표집 평가는 인천교육청이 국가 수준 교육과정의 달성 여부를 진단한다는 명목으로 이 지역 초등학생의 2.3%인 16개교 100개 반에만 국한해 실시하기로 계획한 시험이다.

그런데 이 표집평가 문제지가 50%에 가까운 초등학교에서 기말고사 형태의 일제고사로 뒤바뀐 것이다. 특히나 문제지 가운데 상당수는 지역 일간신문인 ㄱ일보가 인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문은 지난 8일 이 지역 초등학교에 일제히 보낸 공문에서 "인천교육청 학업성취도 표집평가와 관련하여 인쇄 안내를 하니 시험 실시 학교에서는 양식에 따라 신청하기 바란다"고 적었다. 인쇄단가는 학생 한 명당 300원이었다.

이 신문사 백 아무개 총무부장은 "우리 신문이 인쇄를 했지만 모든 학교가 다 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전교조 인천지부에서는 시험을 본 대다수의 학교가 ㄱ일보에서 인쇄한 시험지를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병구 전교조 인천지부 정책실장은 "시험을 앞두고 학원에는 학생들의 수강을 유인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성취도 평가 대비 문제집이 인기 상품으로 서점에 깔려 있었다"면서 "표집 평가 문제지가 왜 상당수 학교 기말고사로 둔갑했는지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구성된 교과서 배운 아이들, 진도도 달라

임 아무개 인천ㅁ초 교사도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를 재구성하거나 진도를 바꿔 배운 반 학생들은 배우지도 않은 내용이 나온 시험을 보는 어처구니없는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인천교육청은 일제고사 논란이 일자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이 교육청 초등교육과 관계자는 "지역 전체 초등학교에 표집평가 CD를 미리 배포했더니 표집 대상이 아닌 학교들도 시험을 치른 것 같다"면서 "이 한 번의 시험을 봤다고 해서 사교육이 증가했다는 전교조의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7차 교육과정의 정신으로 볼 때는 바람직한 현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지역 21개 초등학교에서도 지난 21일과 22일, 사설기관인 한국교육발전연구원에서 낸 문제로 일제고사를 치러 말썽이 되고 있다.
 
오마이뉴스 2007년 6월 26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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