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8일 화요일

⑨‘금붕어’식 기사에 교과서 휘청

윤근혁의 교육기사돋보기
 
윤근혁
 
좁디좁은 어항 속 금붕어. 얼마나 답답할까. 이들이 왜 자살하지 않고 사는지 아시는가? 갈 때 본 길을 올 때 잊어버리기 때문이란다. 이들 삶의 활력소는 낮은 IQ, 건망증 덕분인 것이다.

나는 초등학교에서 담임교사를 할 때 이 같은 우스갯소리를 가끔 한 적이 있다. ‘교육기사돋보기’ 난에서 이 얘기를 꺼낸 것은 일부 신문기사들이 떠올라서이다.

최근 ‘교과서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기사들은 금붕어를 닮았다.

나는 지난 4월 7일치 이 난에서 ‘원문 읽고 기사 씁시다’란 제안을 한 적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원문’은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교과부에 건넨 건의문이다.

이 당시 <중앙>과 <동아> 등 상당수의 신문은 이 대한상의가 낸 보도자료를 ‘받아쓰기’한 수준의 기사를 썼다. 원문을 보지 않았거나, 봤더라도 애써 눈감았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제목과 내용만큼은 무슨 특종이라도 한 것처럼 호들갑스러웠다. 반면 이 당시 재계의 ‘교과서 때리기’에 비판 시각을 갖고 있는 <한겨레> 등은 아예 보도를 하지 않았다.

그래서였을까. 김도연 교과부장관은 “역사교과서가 좌편향”이라고 엉뚱한 말을 하기에 이른다. 국사책을 쓴 보수 역사학자들이 통곡할 말이다. 교육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일수록 일부 언론의 선전에 흔들리기 십상인데, 김 장관이 그런 경우가 아닐까 한다.

김 장관은 ‘중국’을 ‘중공’으로 써야 맞고, ‘미국 할리우드 대자본의 물량 공세’란 글귀가‘반미적 언급이므로 삭제해야 한다’는 대한상의의 ‘황당 시리즈’를 거들어준 셈이 됐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대한상의가 낸 자료는 재탕을 두 번씩이나 더 한 사탕이었다. 2003년에 이어 2005년, 2007년에도 비슷한 주장을 내놨던 것이다. 그런데도 일부 신문들은 호들갑을 떨었다. 대한상의가 1년에 한 번씩 비슷한 내용의 보도자료를 던질 때마다 그렇게 새롭게 느껴지던가? 그렇다면 이건 ‘금붕어’ 증상이 심각함을 뜻한다.

딱한 것은 ‘갈대 같은 교과부’다. ‘금붕어’식 기사에 깜짝 놀라 교과서를 잡고 휘청대고 있으니 말이다.
 
교육희망 2008년 5월 27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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