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5일 토요일

심층인터뷰/ 핀란드 교장협의회 회장 피터 존슨

“특수목적고? 이해할 수 없다”
 
윤근혁
 
때는 1990년. 장소는 핀란드. 교사 경력 10년인 호리호리한 34살 젊은 교사가 교장에 뽑혔다. 이름은 피터 존슨(50). 교장 생활 17년 만에 그는 이 나라 교장협의회 회장이 되었다.

그가 미국을 거쳐 한국을 찾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경쟁력 최우수 나라, 세계가 부러워하는’ 핀란드 교육 모습을 전하기 위해서다.

“교육은 항상 사회적 신분 상승 면에서 핀란드 인에게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우리의 성공 기초는 모든 아동에게 똑 같은 정부지원 교육을 제공하는 통합학교이다.”

그는 지난 19일 교육복지실현국민운동본부가 국회 도서관에서 연 국제 심포지움에서 이런 ‘촌스런 말’을 던졌다. 조선·중앙·동아일보의 표현대로 하자면 ‘세계는 무한경쟁시대로 가는데 사회주의식 낡은 교육’을 찬양한 셈이다.

그를 만난 시간은 이날 오후 4시. 그와 인터뷰는 서울 인사동에 있는 한 만두집까지 계속 이어졌다. 헤어진 시간은 오후 8시 10분이었다.

-OECD 학업성취도 국제비교(PISA)에서 한국은 종합 2등을 했고, 핀란드는 1등을 했다. 비결이 뭔가.

“기본적으로 모든 사람을 위해 동등한 교육기회를 준 것이 그 이유다. 학교 규모가 작다. 핀란드 통합학교(초중등과정) 중 1/3인 1000개 학교 학생이 50명 미만이다. 무상교육과 평준화교육을 시키다보니 교사를 존중하는 풍토가 크다. 이것도 중요한 배경이다.”

-고교 근거리배정(평준화)에 대해 뒷말은 없나.

“더 좋은 학교가 어디 있는가. 학생들은 집 가까운 학교를 선호한다. 전체 학교의 99%가 공립학교다.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고교 사이에 랭킹이 있나, 대학은?

“인문계 고교 랭킹 없다. 대학도 순위 개념이 없다. 학교 사이는 교육협력체이다. 랭킹을 만들면 패자가 생긴다. 대학 사이에 랭킹을 매긴 다른 나라 보도를 보고 핀란드 인들은 웃는다.”

-한국에서는 점수에 따라 갈 수 있는 대학 배치표가 있다.

“그런 걸 상상하는 순간 스트레스가 온다.(웃음) 스트레스는 학습에 안 좋다. 우리는 40년 전에 이런(서열이 있는) 시스템이었다.(다시 웃음) 경쟁 시스템에서 통합시스템이 되어야 제대로 된 교육이 된다.”

-한국에는 고교에도 10% 정도의 대입 명문고(외국어고, 자립형사립고 등)가 있는데….

“이해할 수 없다. 그렇지만 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엘리트 교육을 하면 일부는 좋을지 모른다. 하지만 성적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이 함께 교육받을 때 전체적으로 더 큰 효과가 난다. 다양성에 따른 상승 효과는 사회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 학생들 학원은 다니나, 사교육비는?

“(No, No란 말을 두 번 하면서) 다니지 않는다. 취미로 다니는 것은 있을지 몰라도.”

-교원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나?

“(고개를 가로 저으며) 교원평가는 없다. 교사를 등급으로 나눈다거나 점수로 매기지 않는다. 교장인 나도 교사들을 제도에 따라 평가(근무평정)하지 않는다.”

-학부모나 학생, 교장이 평가하는 게 없다는 말인가?

“(웃는 얼굴로 고개를 가로 저으며) …….”

-교육 성과를 A, B. C 식으로 매기는 교원성과금 제도는 있는가.

“(신기하다는 듯 웃으며) 없다. 생소하다. 특수반을 맡거나 어려운 일을 지원하는 교사에게는 수당을 더 주기는 한다.”

-장학사들의 ‘장학’제도도 없다는 말을 했는데 사실인가.

“핀란드에서는 (교육청이) 장학지도 하지 않는다. 학생 지도에서 떠난 사람들이 와서 지도를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럼 교사의 질 관리는 어떻게 하나.

“90년대부터 자기평가를 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교사 스스로 자기의 목표에 대해 점검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것이 훨씬 효과적이고 빠르다.”

주간<교육희망> 2007년 10월 25일치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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