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8일 화요일

학교 자율 맞아? 올해만 141개 지침 남발

4.15 학교 자율화'로 29개 지침 없애더니...'표리부동'
 
윤근혁
 
'학교와 교육청에 자율성을 주겠다'면서 지난 4월, 29개의 지침을 폐지한 교과부가 올해 들어서만 141개의 지침을 남발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규제 철폐를 위해 지침을 최소화하겠다'는 약속을 교과부 스스로 어긴 셈이다.
 
이는 참여정부 시절 5년간의 한 해 평균 지침 횟수보다도 많은 것이어서 '표리부동한 행태'란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구나 올해 만든 지침 가운데 상당수는 이명박 정부의 입맛에 따른 것이어서 '정권 코드 맞추기' 논란도 예상된다.
 
54개 지침 내놨다가 몇 개월 만에 폐기
 
  
지난 4월 23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열린 공교육 포기·무한 입시경쟁 조장하는 '학교자율화 계획' 철회를 위한 농성 돌입 기자회견.
ⓒ 권우성
학교학원화

교과부가 지난 4월 15일 이른바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4·15 계획)에서 폐지를 발표한 지침에는 0교시, 사설 모의고사, 어린이신문, 학원의 학교 수업 참여 등을 금지한 내용도 포함되어 있어 '학교 학원화 공교육 포기 계획'이란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교과부가 최근 만든 '학교 규제 지침 일괄정비 계획'을 보면 교과부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모두 141개의 지침을 하달했다. 이 가운데 4·15 계획 발표 뒤 6개월 동안 남발한 지침만도 77개나 됐다.
 
교과부가 최근 5년간 생산된 지침으로 규정한 건수는 모두 710개로 한 해 평균 142건이었다. 그런데 교과부는 올해 10월까지 141개의 지침을 생산함에 따라 올해가 지나면 참여정부 시절 지침 횟수를 오히려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과부는 지난 11일 올해 발표한 지침 가운데 54개를 다시 폐지하는 방안을 내놔 만든 지 단 몇 개월 만에 지침 폐지를 공언하는 '촌극'을 자초하게 됐다.
 
교과부는 올해 이명박 정부의 교육방향과 들어맞는 내용인 개방형자율학교 계획(11월 5일), 특목고 정상화 방안(10월 30일), 교원평가 연수 방안(6월 23일), 마이스터고 육성 계획(7월 10일) 등의 지침을 하달했다. 올해 만든 이 지침 가운데 87건을 비롯하여 188건을 그대로 존치키로 결정했다.
 
이 밖에도 지방공무원 보수업무 처리요령(9월 19일), 특수교육 여건 개선 계획(6월 25일), 실험실 현대화 사업 지침(4월 28일), 학교장부 관리 방법(4월 29일), 하계 휴가계획(7월 3일) 등 학교 업무에 간여하는 세부 지침도 내려 보냈다. 이들 지침을 포함해 54건은 지침을 만든 지 몇 개월 만에 다시 폐지를 결정했다.
 
"교과부 '자율화' 이름 더럽히지 말아야"
 
윤숙자 4·15 공교육 포기정책 반대 연석회의 공동대표(참교육학부모회 회장)는 "이명박 정부는 앞에서는 학교 자율화를 얘기하면서 역사 교과서 사태에서 보듯 뒤에서는 정반대 모습을 보여 왔다"면서 "약속과 달리 지침을 남발한 교과부가 더 이상 '학교 자율화'란 단어를 더럽히지 않았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중견관리는 "집행부서의 지침을 일일이 통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지침을 정비하고 폐지해 학교 자율화를 이루려는 취지 자체를 비판하지는 말아 달라"고 요구했다.
 
오마이뉴스 2008년 11월 14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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