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선생님이 친절하고 착해졌어요.”(학생)
“피부로 느끼는 것은 토론문화가 생겼다는 것입니다.”(교사)
공모교장으로 일을 시작한 지 두 달. 경기 양평에 있는 조현초등학교 이중현 교장(52)을 놓고 이 학교 학생과 교사는 이렇게 평가하고 있었다.
11월 8일 오전 11시, 조현초 교장실에서, 9월 1일 취임식 뒤 겪은 교장 생활에 대해 들어봤다.
99년 합법 전교조 초대 경기지부장,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유명한 동화작가. 77년 첫 발령 뒤 30년 만에 ‘특별한 형식’을 통해 교장이 된 이 교장의 이력이다.
다음은 이 교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어느 교사는 ‘토론문화’가 생겼다고 좋아하더라.“토론? 그것은 특별한 게 아니고 당연한 것인데…. 학교의 주요한 일을 학교 구성원이 토론하고 토의하는 것은 상식이다.”
-두 달 일했으니 적응이 되었는가.“교장 취임하기 전에 이미 너댓 번 이 학교에 왔다. 공모에 참여하려면 학교운영계획서도 마련해야 하고 심사과정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모 과정에서 학교에 대해 공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과정을 겪으니 오래 전부터 근무한 학교 같더라.”
-지금까지 어떤 일을 해왔나.“이번 2학기는 내년도를 준비하는 단계다. 지역 주민들과 학부모들 많이 만나서 협조를 부탁했다. 공모 과정에서 준비한 사업계획을 뼈대로 해서 설명을 드렸다. 내년부터는 시대변화에 부응하는 내용으로 교육과정을 재구성해서 학습능력을 높일 생각이다. 학교를 생태공원화해서 도심 학생들의 체험학습 장소로 활용하거나 농촌유학도 추진할 생각이다. 중국의 소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학생들이 큰 꿈을 갖도록 준비하고 있다.”
-어느 학생을 만나봤더니 ‘교장선생님이 친절하고 착해졌다’고 하더라.“착한 아이들을 만나서 그런가? 착하긴 무슨.”
인터뷰 도중 6학년 여학생 2명이 교장실로 성큼 들어왔다. 이들도 자신들의 숙제 때문에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것이다. 이 학생들은 이 교장에게 겁을 먹지 않았다.
-올해 9월 전교조 출신 공모교장이 4명 탄생했는데 전교조 출신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나.“솔직히 지역에서 전교조 출신을 선호하지 않는 여론이 일부 있다. 공모 과정에서도 학교운영 내용과 능력의 문제가 핵심인데 전교조 출신이라는 점이 초점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학생과 지역사회를 위한 진정성만 있다면 이런 것을 극복하리라 생각한다.”
-어떤 교원단체는 교장공모제가 무자격 교장이나 ‘로또 교장’을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하던데.“교장의 전문성이 반드시 기존 승진 과정을 거쳐야 확보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장공모제가 생긴 까닭도 이 때문이다. 선출과정에서 전문성을 실제로 검증받는 게 필요하다.”
-전교조도 교장공모제에 대해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듯하다.“교장공모제를 확대하는 것이 지금 학교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교장공모제도가 법제화될 수 있을 것인가가 관건이다. 오랜 제도가 일시에 변화하는 건 힘들 수 있다. 전략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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