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일 화요일

[30분논평 5월16일] 강효상과 김종혁의 해괴한 ‘촌지’ 이야기

 
▲ 조선일보 태평로 칼럼.     © 윤근혁
강효상. 조선일보 사회부장이다. 김종혁. 중앙일보 사회 부에디터다.

이 두 분이 15, 16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쓴 칼럼에서 ‘촌지’ 문제를 다뤘다. 16일 강 사회부장은 조선일보 칼럼 ‘태평로/렉싱턴 고교엔 ‘촌지’가 있다는데’란 칼럼을 썼다.

“(미국) 렉싱턴시의 교육청은 해마다 한 차례씩 이 학교의 학부모 전원에게 편지를 보냅니다. 학교의 선생님들에게 연구지원금 명목으로 기부를 하라는 제안입니다. 액수는 10달러도, 100 달러도 좋습니다. 어느 선생님에게 기부를 할 것인지는 학부모가 정합니다.”

그는 이어 이 돈을 받은 교사들은 “실험기자재를 구입하거나 전문서적을 사서 읽는 등 수업의 질을 높이는 데 애쓴다”고 적었다.

다시 이어지는 말. “참으로 합리적이고, 멋진 이야기 아닙니까?”

내가 봤을 때는 참으로 비합리적이고 해괴한 이야기인 것 같은데. 정반대로 생각하는 듯하다.

학부모 기부를 받아서 실험기자재를 사는 것이 합리적이라니. 공립학교라면 당연히 국가가 해야 할 일이다. 기부 못 받은 교사는 실험기자재를 못 사고, 이는 다시 아이들한테 피해를 주게 된다. 아주 이상한 제도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강 사회부장은 이런 문제를 우리 교육에 대입하면서 ‘촌지’ 문제를 거론한다. 하지만 논조를 보면 촌지를 받으라는 것인지, 말라는 것인지 도통 종잡을 수가 없다.

촌지 문제를 앞장서서 거론하며 스승 때리기에 나선 신문치곤 그 탈바꿈이 매끄럽지 않다.

윤종건 교총회장을 끌어들여 “촌지 때문에 학교가 문을 닫는 현실에 분노했다”고 적었는데. 윤 회장도 사실 좀 그렇다. 이 단체 산하조직인 교장협의회는 지난 해 학교가 문을 닫도록 ‘결정’하는 월권을 벌이지 않았는가.

일반화의 오류로 보인다. 미국 특수한 학교 사례를 들어 칭송한 뒤 한국에 일반화시키려는 것이다. 이런 식의 사고체계를 따를수록 교육문제는 꼬이기 십상이다.

하루 전에 쓴 중앙일보 김종혁 부에디터의 글도 특수한 사례를 갖고 일반화를 노리고 있다. 김 기자는 ‘시시각각/ 슬픈 스승의 날’이란 칼럼에서 후배라는 한 교사의 사례를 글머리에 적어 놨다.

이 후배는 전교조를 최근 탈퇴했단다. 칼럼이 소개한 탈퇴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전교조요? 형, 제가 말한 사례들은 다 전교조 교사들이 있는 학교에서 벌어지는 거예요. 전교조 동료들에게 여러 번 얘기했지만 먹혀들지 않아요. 전교조 9만 명 조합원 중 20~30%만이라도 참교육을 생각한다면 아마 달라졌겠죠. 지금 주어진 조건 속에서도 얼마든지 아이들을 위한 교육을 할 수 있는데, 만날 입으로만 참교육… 정말 공허해요. 그래서 탈퇴했어요. 더 이상의 위선이 싫어서.”

참고서 리베이트와 해외여행 돈 빼내기를 전교조가 막지 않아 탈퇴했다는 것이다. 입맛이 쓰다.

이 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교조가 누구보다도 발 벗고 나선 사실은 인정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를 가로 막으며 욕한 세력 가운데는 중앙일보도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여기 도둑놈을 막기 위한 자율방범대가 있다고 치자. 자율방범대가 제 역할을 못한다고 탓할 수는 있다. 하지만 도둑놈을 먼저 비판하고, 도둑놈을 잡지 못한 경찰을 욕하는 게 우선 아닌가.

이 칼럼이 소개한 후배도 그렇다. 스스로 ‘전교조 회원’이라면 누가 해주길 바라는가. 스스로 해결해야 할 것을. 문제가 있다면 스스로 양심에 따라 문제를 풀기 위해 나서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아쉽다.

학교를 잘 모르는 교육부 관료와 신문 관료들이 범하는 오류가 있다. 바로 일반화의 오류다. 이런 잘못을 저지르지 않으려면 당신들의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관심을 좀 가져라. 그리고 자주 가서 살펴보라.

미국만 쳐다보지 말고.

이 글을 쓰는 시간은 30분을 넘지 않겠습니다. 2007년 5월 15일부터 되도록 날마다 이 사이트에만 올립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