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교실창문 8월29일> 미국 서포터즈들의 슬픔

한국과 미국, 배구 경기를 보다가 기분이 뭣 같애서 엿다가 글을 쓴다. 오늘 한국과 미국 배구 결과도 중요하지만 내 관심을 끈 것은 응원 모습이었다. 북쪽 응원단이 한국을 응원하기 위해 관중석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텔레비젼으로 본 북쪽 응원단의 모습은 활기가 있었다. 아리랑을 부르고 조국통일을 외쳤다. 어제 보도에 나온 플래카드를 떼던 그들의 모습은 없었다. 하지만 좀 이상했다. 한국을 응원하는 소리가 북쪽 응원단한테서만 울려퍼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겨도 함성과 박수소리는 그 쪽에서만 났다. 왜 그럴까.

글쎄 화면에 비친 모습을 보면서 나는 눈을 의심했다. 성조기를 든 사람들이 북쪽 응원단보다 더 많이(한 5백명은 된 것 같았다) 모여서 미국을 응원하는 것이 아닌가. 주로 주부들로 보이는 이들은 미국이 이길 때마다 성조기를 흔들었다. 이밖에 남쪽 한국응원단은 오합지졸처럼 앉은 몇몇 사람들에 지나지 않았다.

군데 군데 빈 좌석과 성조기를 든 짜임새 있는 미국 서포터즈들의 응원 모습을 보면서 내 마음도 텅 빈 것 같았다. 다름 아닌 미국과 한국전에서 미국 서포터즈가 저렇게 많아야 하나. 한국을 응원하는 남쪽 서포터즈들은 없나. 물론 북쪽 응원단이 남한 서포터즈들인 셈이다.

며칠전 미국과 북한 배구전에서 남쪽 응원단이 북쪽을 응원했다는 소릴 들었다. 이 때 북쪽 응원단은 불참한 바 있다. 그런데 보도에 따르면 이날 미국 서포터즈들은 60여 명 뿐이라고 했다.

그런데 오늘 정작 한국과 붙으니 500명으로 숫자가 는 까닭은 무엇일까. 알아볼 구석이 아주 많다. 근데 거기 내가 없으니 알 도리가 없다.

다만 북쪽 응원단들은 성조기를 든 수많은 남쪽 사람들을 보고 어떻게 생각했을까. '남조선은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지는 않았을까. 나는 믿는다. 미국 서포터즈들의 겉 모습은 성조기를 들었지만 그 마음은 한국을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데 왜 이렇게 표리부동한 일이 벌어진 것일까. 기계적인 서포터즈 운영시스템의 문제인가, 아니면 이 지역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일까. 나는 미국 서포터즈 아줌마들의 그 마음을 조금은 알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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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8월 29일 14:10:06 ㅣ bulgom (불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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