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6일 수요일

교육 속 '더러운 전쟁'

[문화교육연대 뉴스레더] ONATA가 생기는 까닭
 
윤근혁
 

'ONATA'를 보셨는가. 나들이 행차에 나선 주변의 차들을 보시라. 그 가운데 어떤 자동차회사 브랜드엔 'SONATA'도 있는데 'S'자는 날아가고 남아있는 게 이른바 '오나타'다.

ONATA가 생기는 까닭

'S자만 유독 본드를 적게 붙여 떨어져 나간 걸까.'
소나타 석 대 가운데 한 대 정도가 '오나타'가 된 걸 보고 난 이렇게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런 생각을 바로 잡아준 것은 내가 가르친 초등학교 5학년 아이였다.
"선생님, 그거 S자 떼서 가방에 넣고 다니면요. 서울대 간데요."
다들 몸으로 느끼시겠지만 입시는 '전쟁터'다. 전쟁의 무기는 '쪽 집게 강사'요, 전쟁의 전리품은 이른바 '명문대' 아니겠나. 무기가 부족한 놈들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 게릴라전을 펼 수밖에 없을 터.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진 남의 집 자동차 뒤꽁무니라도 노릴 수밖에 없는 형편이 되 버렸다.

사자 이빨을 훔치는 사람들

지금은 어쩐지 모르지만 9월 22일 서울 한양대에 서 있는 사자상은 '이빨 빠진 사자'였다. 다음은 9월 22일치 한국일보 기사다.
"8월 송곳니를 새로 붙여 넣었지만 어느 틈에 누가 또 뽑아간 것. 한양대 시설관리과 관계자는 '정말 소문대로 고시 준비생들이 시험에 붙기 위해 뽑아 가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1년에도 3, 4차례 사자상 송곳니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사자 이빨이라도 훔쳐서 고시에 붙겠다는 얘긴데, 이 기사를 보고 고시 합격생들의 일탈을 떠올렸다. 좀 심한 얘긴 지는 몰라도 올 8월엔 공갈협박 강간범을 잡고 보니 사법연수생이 아니었던가.

교사는 노량진강사가 만든다

교사가 되려면 위에서 말한 입시, 고시와 엇비슷한 임용고시라는 걸 봐야 한다. 대학 4년 간 갈고 닦은 인성과 덕성보다는 하루 서너 시간의 시험이 교사 여부를 판가름하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사를 어디서 만드는지 아나? 교사를 만드는 곳은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이 아니라 노량진학원이다.
말 나온 김에 교장 얘기도 좀 해보자. 교장 되는 것도 전쟁이다. 애들 가르치다 말고 소수점 세 자리 아래까지 근무평점과 연수점수를 계산해야 교장 근처라도 갈 수 있다. 연구대회 수상과 학술논문은 기본으로 써다 받쳐야 한다. 사실 교장 한번 하려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꿈꿔 볼 틈도 없다는 게 주변에 들리는 소리다.
또 좀 심한 얘기지만 이렇게 해서 교장 된 사람들 어떤가. 물론 소수지만 기껏 인사비리에다 청탁이나 해쳐먹고 목에다 힘이나 주지 않던가. 제일 깨끗해야 할 학교가 제일 더러운 곳처럼 비치는 데에는 현재의 교사 승진 구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더러운 전쟁'은 안 된다

뭐부터 손을 대야 하나. 입시든 고시든 승진시험이든 전쟁터가 분명하다. 전쟁은 사람의 인성을 망가뜨린다. 망가진 인성을 가진 이들이 승리하는 전쟁이라면 그건 '더러운 전쟁'이다. 시장주의 막무가내 경쟁은 이래서 안 된다.

이 기사는 문화연대에서 오늘(9월 29일) 창간한 문화교육뉴스레더의 '문화 대 문화' 꼭지에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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