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교육부여! 내부 자원도 청산을", 개혁 출발점은 교육부 개혁

[분석-하] 누가 '교육공약 공염불' 획책하나?
 
윤근혁
 

노무현 정부는 멍든 교육을 치료하기 위해 먼저 어떤 처방 약을 쓸 것인가?

▲누가 교육부를 감시할 것인가. 사진은 지난해 국정감사 모습.     ©윤근혁
1월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출범에 맞춰 교육시민단체들은 '교육개혁의 출발점은 바로 교육부 개혁'이라고 입을 모으고 나섰다. 교육개혁시민운동 연대 등 100여 개의 교육시민단체에서 지난 23일 개최한 '교육부 개혁, 노무현 정부 교육개혁의 출발점'이란 주제의 토론회 참석자들은 "교육인적자원부 개혁을 위해 인적청산이 먼저 되어야 하며 관료화된 교육부 기능을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 개혁, 이번엔 될까

다음은 이날 토론회 발제자와 토론자들의 목소리.
"교육위원으로서 교육부예산을 훑어보면 교육부는 필요 이상의 막강한 권력을 갖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관료를 위해서 존재하는 기관이 아니고 이 나라 교육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어야 한다." (김홍렬, 전국교육위원협의회 지방교육재정특별위원장)

"교육부 관료들은 당선자의 공약에도 없는 정책들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김영삼, 김대중 정부의 실패한 교육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했던 책임자들이 또다시 새 정부의 중심에 서서 교육정책을 농단하려 하고 있다."(안승문 서울교육포럼 정책실장)

"교육행정 개혁도 제도와 조직이 마련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집단들이 개혁의 목표와 방향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 즉 교육 관료들의 개혁 공감과 동참이 있어야 교육행정 개혁이 성공을 거둘 수 있다."(최현섭, 강원대 교수)

왜 교육시민단체들과 교사 대부분은 한목소리로 '교육부 개혁'을 외치고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교육부를 바라보는 교육당사자들과 교육관료들의 어록 몇 가지를 살펴보자. (일부 내용은 처음으로 공개하는 것이지만 대부분 공적인 자리에서 발언한 내용임을 밝혀둔다.)

#장면1- 정부중앙청사 앞 1인 시위 대상 100%는 교육부
"아름다운 교육을 추하게 만드는 교육부"

21일 오후 12시 30분 정부 중앙청사 후문 출입로. 1인 시위자 4명이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 있다. 이 시위자들은 소속 단체도 서로 다르고 주장하는 내용도 달랐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4명 모두 교육부를 상대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

정부 22개 부처 가운데 오로지 교육부를 상대로 한 1인 시위율은 이날 100%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1인 시위자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힌 대형 종이판을 몸 앞뒤로 걸고 있다.

"교육행정정보시스템 폐기하라. 누군가 당신의 정보를 보고 있다." (전교조·신인섭 교사)
"583일째 시위. 교육부는 사대생 피해 없는 특별 채용계획을 즉각 마련하라."(미발추·김재경 부산사대 졸업생, 40살)
"대책 없는 교원수급, 교육부는 각성하라. 법도 없고 돈도 없고 미래도 없는 유아교원."(유치원 예비교사 모임·김모, 27살)
"감사 이행 결과를 공개하라. 조속히 관선 이사를 파견하라."(극동정보대학·이희주 조교)

이날 1인 시위 장면을 못 본척 지나친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왜 수많은 정부 부처 가운데 교육부를 상대로 이렇게 1인 시위가 몰리고 있다고 생각 하냐"는 물음에 "교육부 업무가 그만큼 넓고 이해관계가 많기 때문에 시위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 말을 전해들은 1인 시위자 신인섭 교사는 다음처럼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런 소리 마라. 교육부가 그 만큼 탁상행정을 벌이고 있고 교육을 모르는 행정직 관료들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점상과 수많은 공장까지 관할하는 내무부나 노동부는 업무 폭이 좁다는 소린가."

▲교육부 홈페이지.     ©윤근혁
1시간 동안의 1인 시위를 위해 충북 음성에서 올라온 이희주 씨(극동정보대 조교)는 다음처럼 말하고 이날 오후 1시께 자리를 떴다.
"교육이 제일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고 배웠다. 하지만 1인 시위를 하면서 교육부가 아름다운 교육을 추하게 만들고 있으며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지난해부터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벌이는 1인 시위 대상은 교육부가 대부분 1등을 차지해 온 바 있다.

# 장면2 - '사학재단' 관련 교육관료들의 말과 말
"법보다 중요한 사립학교?"

지난해 12월 17일 김신복 교육부 차관과 이수호 당시 전교조 위원장을 비롯 교육부, 교원노조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본교섭.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진행한 이날 공식 본교섭의 과제들은 대부분 쉽게 타결되고 한가지 쟁점만이 미 타결로 남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사립학교 인사위원회 구성을 교육부가 지도, 감독해야 한다'는 조항. 현행 사립학교법은 '인사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당해 학교에 인사위원회를 둔다'(53조)고 못박고 있다. 따라서 '법으로 규정된 내용인데도 일부 사립학교가 이행을 하고 있지 않으니 위법 사항을 감독해달라'는 것이 교원노조 쪽의 주장이었다.

교육관료들은 이처럼 '법을 지키는 지 지도해달라'는 교사들의 주장에 어떻게 반응했을까. 다음은 이날 교육부 실국장의  발언 녹취록이다. 이 문제에 대해 교육부와 교원노조 사이엔 10여 분간 큰 목소리가 오갔다.

- 이모 실장: 사립학교는 현재 위축되어 있다. 지레 교원노조에 움츠려 있는데 이렇게 단협 안에까지 넣으면 그들이 어떻게 하겠는가. …이 문제(사립학교 인사위원회 지도, 감독 조항)는 차관님께서 넣자고 해도 절대 넣으면 안 되는 것이다.

- 이수호 전교조위원장: 법대로 잘 지키는지 지도하라는 게 그렇게 큰 문제인가. 교육부는 지금 사학재단이 위축되어 있다고 진짜 생각하고 있나.

-이모 실장: 우리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사립학교 인사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모 심의관: 여기 오기 전에 사학재단하고 접촉해봤는데…. 양쪽에 갈등이 있을 때는 협약으로 체결하지 못한다.

-장석웅 전교조 사무처장: 법을 지키자는 것인데 무슨 소린가. 교육부가 재단의 입장만 강조하고 있는데, 사립학교가 그렇게 두려운가?

이 사립학교 관련 교섭조항은 결국 교육부의 반대에 막혀 단체협약안에 들어가지 못했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들은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입을 굳게 닫은 채 기자의 수첩에 그림을 그렸다. 그는 두 개의 겹친 원을 그리고 원 안에다가 다음과 같은 글자를 써넣었다. "교육부=사학재단"

이 발언록에 등장하는 이모 실장은 김대중 정부 출범 직전, 정권 인수위원회에 교육부 대표로 파견되어 주요 역할을 한 바 있으며, 노무현 정부 출범을 앞둔 현재에도 인수위원회에 보고하는 교육개혁 정책 자료를 총괄하고 있다. 그는 교육부 안에서 새 정부의 유력한 차관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또 '교장 출신 간부'인 이모 심의관은 현재 교원정책을 총괄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보충수업 부활' 정책인 공교육정상화대책을 입안한 바 있다.

#장면3 - 0교시 논쟁, 그리고 보충수업 부활의 진상
이상주 장관과 교육관료는 '0교시 수업'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자립형 사립고 추진, 조기영어교육, 조기 유학 허용, 보충수업 부활, 초등3학년 진단평가, BK21 사업, 교사 성과급 지급,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지난해까지 교육부가 추진해 온 교육개혁 방안들 가운데 몇 가지다.

이 사업들은 대부분 교사와 언론의 비판 앞에 서야 했다. 한국 교사와 언론들이 너무 극성스럽게 때문이 이런 '반발'과 '비판'이 계속 이어지는 것일까. 교육부 간부들의 말을 보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하기에 이들은 '억울하고 통탄스럽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들의 말 가운데 '0교시 수업'과 '보충수업' 관련 어록을 찾아보자.

-이모 당시 학교정책실장: "아이들이 학교에 일찍 와서 공부하겠다는데 우리보고 어떻게 하란 말이냐. 이른 아침 자율학습 시간이니까 부정적인 '0교시 수업'이란 말보다는 '조조 자습시간'으로 표현하자."(지난해 3월 14일, 교원노조와 가진 정책협의회 자리)

-이상주 교육 부총리: "내가 며칠 (새벽에) 다녀보니까 다녀볼 만하다. 대도시의 경우 러시아워에 따른 도시교통문제도 있고 하니 조금 일찍 나오는 것도 좋지 않으냐."(위와 같음)

-이모 교원정책심의관: "우리는 보충수업을 허용한 적이 없다. 이전 보충수업과 공교육정상화대책에 나온 방안은 차원이 다르다. 단지 방과후에 특별 프로그램을 허용한 것이다. 방향이 옳다면 함께 가야지, 왜 교육단체들이 반대하는지 모르겠다."(지난해 4월, KBS 방송토론에서)

현재 0교시 수업은 서울교육청 등 몇몇 지역교육청의 자체 지시에 따라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한 상태. 더구나 지난해 교육부가 '보충수업 부활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방과후 특별프로그램은 80년대식 보충수업 부활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정재욱 전교조 정책실장(춘천 봉의고 교사)은 "지난해 교육부가 강제 보충수업을 부활해 놓고 발뺌하며 국민을 속였는데 한두 달만에 전국 대부분의 고등학교가 보충수업을 부활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3월 18일 교육부가 발표한 '공교육정상화 대책' 가운데 이 '방과 후 특별프로그램'은 고등학교의 경우 100%에 가까운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셈이다.

#장면4 - 교사·학부모 없는 교육부 내부 세상
  “일반직 출신은 장교, 교사 출신은 하사관”

초등학교 3학년 진단평가에 대한 논란이 불붙은 지난 해 9월말 교육부. 정작 전국 초등학생 70만명을 대상으로 한 평가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한 교감출신 연구관은 한탄하듯 흰머리를 긁적이며 다음과 같은 말을 던졌다.

“제가 뭐 판단할 권한이 있나. 윗분이 결정하는 일인데요 뭘.”
그가 말하는 ‘윗분’은 바로 직속상관인 평가관리과장 김모 서기관(39)을 일컫는다. 김 과장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한 경험이 없는 일반직 공무원이다.

이런 사정은 다른 부서도 같다. 최근 ‘책상머리 정책’이라는 지적에 주춤하고 있는 전국단위 교육행정정보시스템 제작 업무를 관장한 정보화기획담당관과 정보화지원담당관 또한 일반직 출신이다.

심지어 교사와 학교 사정에 익숙해야 할 교원정책과장, 교원양성연수과장, 교원복지담당관, 교육정책담당관, 유아교육지원과장도 일반직 공무원이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교육부 과장급 32명 가운데 교직경험이 있는 전문직은 학교정책과장, 교육과정정책과장, 특수교육보건과장 등 3명뿐이다.

각 과별 업무를 총괄하는 실·국장도 사정은 같다. 11개의 직책 가운데 학교정책실장과 교원정책심의관 등 2명만이 전문직이고 교육행정시스템을 총괄한 김정기 국제교육정보화기획관을 비롯 인적자원정책국장, 교육자치지원국장 등 나머지 직책은 죄다 일반직 차지다.

1월 13일 교육부가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자료를 보면 교육부 전체 직원 447명 가운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쳐 본 경험이 있는 교사 출신은 80명에 지나지 않았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
2001년 1월에 개정된 ‘교육인적자원부와그소속기관직제및시행규칙’은 교육부와 산하 기관 주요 간부는 거의 행정관료 출신으로 한정했다. 그나마 전문직 임용이 가능한 일부 부서는 교직을 오랫동안 떠나 있거나 관리자를 대변하는 교장·교감급 장학관들로만 채울 수 있도록 했다.

이 법령과 시행령에 따르면 법으로 규정한 전체 38개 실장·과장급 자리 가운데 2개 직제(학교정책실장, 학교정책과장)만이 전문직인 장학관을 임명하도록 했을 뿐이다. 장학관 등 전문직과 일반직을 두루 임용할 수 있도록 한 직위도 4개(교원정책심의관, 평가관리과장, 정책분석과장, 특수교육보건과장)에 지나지 않는다. 전체 38개 직위 가운데 32개는 일반직 몫인 것이다.

이에 따라 젊은 일반직 과장이 늙은 교장·교감 출신 전문직을 부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군대로 따지자면 일반직은 장교, 전문직은 실권이 없는 하사관인 셈이다.

전국 16개 시도교육청도 이런 교육부의 일반직 '독주 현상'이 그대로 옮겨진 형편이다. 교육청의 2인자라 할 수 있는 부교육감, 기획관리실장, 교육지원국장을 교육부가 일반직을 파견해 직접 임명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사정에 밝은 김대유 전교조 전 정책기획국장(서울 서문여고 교사)은 “일반직은 자신의 직무성에 어울리지 않는 교육정책을 맡고 있고 전문직은 교직경험을 바탕으로 정책을 만들 능력이 있는데도 일반직 밑에서 자질구레한 사무보조나 하고 있으니 교육이 잘 될 리가 없다”고 꼬집었다.

'병원의 원무과 직원이 사장한테 잘 보여 의사들 앞에 섰다. 그는 생각나는 대로 '여기 수술해라, 저기 수술해라' 지시하고 있다. 이제 환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형편이 지금 교육부와 교사, 그리고 학생의 모습은 아닐까?

#글을 닫으며 -진짜 분열주의자는 누구인가?
교육혁신위원회에 거는 기대

1월 23일 오후 흥사단 강당 '교육부 개혁' 토론회 자리. 교육부 쪽 토론자로 초대된 황홍규 인적자원정책국 과장은 굳은 얼굴로 다음과 같은 말을 해나갔다.

"교육사랑은 누구나 같다. (교육부를 비판하는) 분열주의 극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육의 문제는 어느 한 당사자만의 문제도 아니고 어느 한 당사자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교육부 직원의 토론회 참가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모습'이라 생각하던 당청객들은 얼굴을 찌푸렸다. 황 과장은 더욱 목소리를 높여 말을 이어갔다.

"조직(교육부)이 차분하게 일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새 당선자도 내년 총선까지는 과도기를 두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 시민단체도 투쟁방향을 자꾸 교육부로 향하고 있는데 모든 방향을 국회로 돌려야 한다.…교사들과 학부모들도 이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

이 말이 끝나자 장내가 술렁였다. 이어 발제자로 나온 안승문 서울시교육위원은 다음처럼 교육부 직원의 말을 되받았다.
"교육부 과장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교육인적자원부는 그래서 인적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학교현실을 모르는 이런 사람들이 스스로 잘났다고 하면서 아래에다 공부하라고 하고 있다."

이날 사회를 본 주경복 건대 교수(교육연대 공동대표)는 "우리 교육시민단체는 오히려 교육부가 교육을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고 본다. 언제 이렇게 터놓고 이야기 할 기회라도 있었나. 어쨌든 이제부터라도 같이 해 나가자"며 토론회를 정리했다.

▲우리 아이들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윤근혁

 

 

 

 

 

 

 

 

 

 

이처럼 '교육계의 분열'을 극복하고 필요 이상으로 광범위한 교육부의 정책 기능을 일부 분산키 위한 논의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기관인 교육혁신위원회 구상도 바로 그 것. 노무현 후보의 공약이기도 한 이 위원회 건설 문제가 2월초 교육계에서는 '뜨거운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상 처음으로 짜일 사회협약기구인 이 교육혁신위원회가 말 그대로 교육부와 교육을 '혁신'할 수 있을까. 교사·학생·학부모의 눈이 인수위원회와 교육부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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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원 정년 회복 약속…5년 후 표로 보답할 것"
교육청 주관 교장회 강연자료 내용, 망가진 교육관료들

"교육을 올바로 이끄는 '교육대통령'이 되겠다고 공약하신 우리 대통령님! GDP 7%를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40만 교육자의 가슴을 설레게 하신 우리 대통령님! 교원 정년을 원상회복하고 교원의 지위를 대폭 향상시켜 주신다는 공약들을 모두 믿습니다."

한나라당 전당대회장에서 나온 지지 연설문일까? 아니다. 교육청이 교육예산으로 공식 주최한 지역 교장협의회에서 배포한 강연 자료의 앞 부분이다.

지난해 대선 다음날인 12월 20일 오후 7시 30분 충남 농어민교육복지센터 회의실. 서울 남부교육청 소속 교장 60명과 남부교육장, 학무국장, 초등과장이 앉아 있는 가운데 서울 ㅇ초 배모 교장은 위와 같은 강연문서를 나눠주고 강연을 시작한다.

서울교육청 공문(문서번호 초등81450-1564)에 따르면 이날 모임은 서울교육새물결 운동의 정착을 도모하고 교장의 전문성 향상을 이루기 위한 '초등학교 교장 연찬회' 자리였다. 이날 배포된 '새 대통령에게 기도하는 마음으로'란 제목의 강연문서는 다음처럼 이어진다.

"존경하는 교육대통령님! 우리 40만 교육자는 앞으로 이의 실현을 예의 주시하고 5년 후에는 그 결과를 토대로 차기 대통령 선거에 반드시 표로 보답할 것을 맹세합니다."

이날 행사를 지역 교장회와 함께 공식 주최한 서울남부교육청은 29일 이 문서 배포 여부를 묻자 "행사장에서 강연 자료를 배포한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오상탁 서울 남부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급하게 교장회에 일을 맡기고 자료를 만들다보니 이런 실수가 벌어졌다. 만약 이회창씨가 당선되었더라도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남부교육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자체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연 자료를 처음 입수한 전교조 서울지부 초등남부지회의 김민석 지회장은 "학교장의 전문성 신장을 위해 교육예산으로 진행한 행사에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이회창 구애 연설'이 강연이란 이름으로 진행된 것은 교육중간관료인 교장과 지역교육청의 의식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는 사례"라면서 "교육을 책임진 교사로서 놀랍고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교장회와 교감회는 한국교총 산하 조직이다. 이들 단체는 이번 교육청 연찬회처럼 교육청 예산을 보조받는 한편, 자체 회비와 운영비를 학생들에게 써야 할 '학교운영비'로 충당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서울초등교감회는 한국교총 지역조직인 서울교총과 함께 지난해 11월 25일 서울 전체 초등학교에 '이회창 후보지지 공문'을 보내 관계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구속까지 당한 바 있다.

* 최근 '새정부의 교육개혁 새판짜기'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교육부 개혁'이 '첫 걸음'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교육부개혁 관련 기사를 두 번에 걸쳐 싣는다.

제목: 누가 '교육공약 공염불' 획책하나?
<상> 인수위에 '한나라당 공약' 보고한 교육부(1월 24일치 기사)
<하> 교육인적자원부여! 내부 인적자원도 청산하자(이번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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