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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학교 2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이 책에서는 특히 '사투리 배우기'가 눈에 띤다. |
| ⓒ2002 오마이뉴스 강성관 | 잘 나가던 대안 교과서가 뜻밖에 암초를 만났다.
국어교사모임 소속 일선교사들이 만들어 좋은 평가를 받은 '우리말 우리글'이 학교 안 활용 불허 위기에 빠진 것이다. 교육부가 최근 '우리말 우리글'을 "검인정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일선 학교의 사용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한겨레 5월 20일자에 보도됐다.
언론과 일선 교사들이 호평하던 이 책이 암초를 만난 것은 지난 4월 1일. 한 교원단체에서 내고 있는 기관지가 '대안교과서는 검인정 교과서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보도하면서 이 단체 소속인 일부 교장들이 대안교과서 활용을 금지한 것.
이에 국어교사모임 김주환(장위중) 교사는 "일선 국어교사들은 대안교과서를 수업에 활용해보고 싶어도 말을 꺼내지 못하는 형편"이라면서 "교육부나 학교장들은 어떤 근거로 교육자료 사용을 막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팽팽히 맞선 두 가지 의견
"학교에서는 교육부가 검·인정한 교과용 도서만 쓸 수 있다." "아니다. 교육과정 중심 운영을 위해 다른 자료(도서)도 쓸 수 있다."
최근 이 두 가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이에 대한 교육부의 태도는 '검인정 교과서 외 사용 불허' 쪽으로 기우는 상태다.
하지만 교육부 스스로 만들어 최근 2년 전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7차 교육과정과 그 해설서는 참고 자료 활용을 오히려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각종 강연에 나온 교육부 간부들의 말도 이에 대해서는 비교적 선명하다.
"교과서 위주로 교육할 생각은 말라"
"교육행정 아래에서 그 동안 우리 교육의 특징은 교과서가 학교 교육의 성전으로서 절대 권위를 갖는 교육의 기준이 되는 교육이었다. 따라서 지금까지도 교육 행정가들 중에는 수업이란 교과서의 내용을 잘 전달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진 경우가 너무나 많다. 그들은 학교 교육과정이 무엇인지도 모른다."
현재 교육과정과 교과용 도서에 대한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교육부 김만곤 교육과정정책과장이 던진 말이다. 그는 지난 해 5월 인천교육연수원에서 연 제7차 교육과정 담당 전문직 연수에서 이같이 분통을 터뜨리고, 다음처럼 말을 이었다.
"과거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가르치는 교육과정이었기 때문에 학교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비판이 높았다. 앞으로도 이러한 형태의 교육을 전개하겠다면 더 이상 교육의 전문성, 현장 교육 연구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현재 다른 참고 도서 없이 교과서만 그대로 가르치도록 한 일부 학교장들의 행동은 '교육의 전문성, 현장 교육 연구의 필요성을 이야기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된다.
이 같은 발언은 7차 교육과정을 공식 해설한 '교육과정 해설서'만 봐도 당연한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교육부는 중학교교육과정해설서 1권 152쪽에서 다음의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 "교과용 도서 외에 다양한 학습 매체를 활용하도록 한다."
이는 교육부에서 낸 '교육과정'이란 책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에도 실려 있다. 그 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하여 교과용 도서 이외에 각종 학습자료 등을 활용한다."
여기서 말하는 '각종 학습자료'의 범주엔 참고 도서도 포함되는 것이다. 오히려 일선 학교는 참고 도서 없이 교과서 한 권만 갖고 가르치는 교사는 무능 교사로 점 찍히는 형편이다.
교육과정 해설서를 들춰보면
교과서 외 자료 활용의 필요성을 강조한 교육부의 자료는 이뿐만이 아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초중고 전체 교원에게 배포한 '7차 교육과정 편성·운영의 실제'란 책에서 다음처럼 역설하고 있다.
"제 7차 교육과정에서는 '1교과 다 교과서 체제'를 지향하고….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하기 위해서는 교과서, 참고자료, 기타 교육자료의 적절한 선택과 활용이 필요하다. …때로는 자작 교재, 교구, 자신의 수집 자료 등이 훌륭한 학습효과를 낼 수 있으므로 적절하게 활용함이 필요하다."
'1교과 다 교과서 체제'란 여러 교과서의 공존을 강조한 말이다. 게다가 '자작 교재' 즉 교사가 스스로 만든 교재는 훌륭한 학습효과를 낸다고까지 강조하고 있다.
그럼 이와 같은 교과용도서 외의 자료는 어떻게 구할 수 있을까. 교육부는 같은 책에서 다음처럼 친절하게 답변해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의 정책 연구과제 결과물 및 교과교육연구회, 기타 연구 단체 등에서 개발한 자료 등도 있다."
여기서 말한 교과교육연구회란 교육부 스스로 '2002년 전국단위 교과교육연구회' 지원 모임으로 선정한 국어교사모임을 지칭하는 말이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이 모임에서 만든 자료인 '우리말 우리글'이란 책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현재 교육부에서 선정한 전교조의 교과연합 소속 교과교육연구회는 이 모임 말고도 전국사회교사모임, 전국영어교사모임, 전국음악교과모임 등 10개 과목이나 된다.
교육부는 '중학교 교육과정 해설 총론'에서 교사들에게 "교과서만 들여다보면서 첫 페이지에서 끝 페이지까지 다루는 '교과서 중심 교육 운영체제'에서 하루속히 벗어나야 한다"면서 "교사가 교육 내용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교과서의 기계적 전달자 수준에 머물러 있는 한 학습지도의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목청을 높이고 있을 정도다.
이런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 교사들의 절반은 검·인정 교과서 외에도 일반 학습 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교육부 지원으로 한 초등연구모임에서 낸 '교과서 활용방법 연구'란 논문을 보면 '학생 수준에 따라 학습자료를 개발하여 활용한다'는 교사가 52.6%나 되었다.
교육부의 남은 길 두 가지
이제 교육부 앞에는 두 가지 길밖에 남아 있지 않은 듯하다. 7차 교육과정의 내용을 5차 이전으로 고칠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뒤떨어진 일부 교육관료와 이들이 주도하는 교원단체의 편협한 생각을 고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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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우리말 우리글>. '이미지 세상'과 이광수 친일 논란에 대한 상반된 주장을 동시에 싣고 있는 점이 이채롭다. |
| ⓒ2002 오마이뉴스 강성관 | |
| * 이 기사는 주간<교육희망> 306호에 실은 내용을 깁고 고친 것입니다. news.eduhope.net | |
2002/05/21 오전 01:59 |
| ⓒ 2002 OhmyNew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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