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30일 일요일

민사고 캠프가 입시와 무관하다고?

이돈희 교장 주장, 사실과 달랐다
[발굴]과학캠프만 올해 7명 입학했다
 
윤근혁
 
김진표 현 교육부총리와 이돈희 전 교육부장관(현 민족사관고 교장). 이 전․현직 교육부 수장들의 말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다음은 자립형사립고(자사고) 가운데 하나인 민족사관고(민사고) 문제를 놓고 벌어진 두 사람의 설전 내용.

“경시대회와 함께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이 학교의 …영어 영재프로그램(GLPS, 25일 동안 390만원)’과 과학영재교실(GiSS, 6일간 60만원), 여름토론캠프입니다. …이 학교에 입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이런 고액의 사교육비를 지불하면서 이 부설 캠프에 참여할 수밖에 없습니다.”(김진표 교육부총리, 3월 23일 국정브리핑)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든 캠프는 입학전형과 무관하고, 캠프를 거친 아이들이 민사고에 입학한 경우는 4, 5명에 지나지 않는다. …자사고가 교육 양극화를 부추기는 것처럼 비난하는 것은 교육 수장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이돈희 전 교육부장관, 3월 24일치 동아일보)
▲ <동아일보> 3월 24일치 기사.
ⓒ 동아PDF

앞서거니 뒤서거니 던진 전․현직 교육수장들의 발언 내용은 정 반대다. 어느 장단에 춤을 출 것인가.

신문에서는 이돈희 ‘완승’, 김진표 ‘완패’

일단 이돈희 교장의 말에 힘이 실렸다. 우리나라 언론특성 상 대부분의 보수신문이 이 교장 ‘손 들어주기’식 보도를 했기 때문이다.

‘민사고 캠프는 입학생과 무관하다’는 이 교장의 발언을 자세히 소개한 신문은 25일치 하루만 살펴봐도 <문화>, <중앙>, <한국> 등이었다. 이 신문들은 대부분 김 부총리를 겨냥해 ‘민사고 때리기’라고 규정했을 뿐, 이 교장 발언을 검증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았다.

30일 현재, 이 교장의 반격에 김 부총리는 어쩐 일인지 입을 다물고 있다. 교육부도 언론의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개혁성향의 신문으로 일컬어지는 일부 신문 또한 묵묵부답인 상태다.

당연히 이번 사태는 김 부총리의 ‘사려 깊지 못한 입방아’로 정리되는 듯하다. 그러면 이 교장의 발언 내용은 과연 사실과 들어맞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과 다른 발언을 쏟아낸 사람은 바로 이 교장이었다.

이 교장 발언의 핵심은 다음 두 가지다.
(1)“민사고 캠프를 거친 아이들이 민사고에 입학한 경우는 4, 5명에 지나지 않는다.”(신문사에 따라 ‘입학생이 5, 6명’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보도하기도 함)
(2)“민사고에서 진행하는 모든 캠프는 입학전형과 무관하다.”

2004년 이후 모든 캠프 다 합치면 7명보다 ‘훨씬’ 더 많을 듯

취재 결과 이 교장의 주장과 달리 올해 민사고 합격생만 ‘과학영재캠프(GiSS)’ 출신이 7명이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가 2004년께부터 ‘과학영재캠프(GISS)’와 ‘영어캠프(GLPS)’를, 2005년에 ‘여름토론캠프’까지 각각 진행해 온 점에 비춰보면 캠프 출신 입학생들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이 교장이 사실과 달리 발언한 것이다.

민족사관고 GISS 사이트와 민사고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만 따져도 입학생 가운데 과학영재캠프(GISS)에서 공부한 학생은 국제계열은 김 아무개 학생 등 5명, 일반계열은 홍 아무개 학생 등 2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GISS 사이트’의 관리자(사이트에 표시된 메일 webmaster@minjok.hs.kr)는 지난해 10월 17일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이 같이 학생 이름을 소개하면서 “합격을 축하한다. 혹시 명단이 누락된 학생은 담당 과목 선생님께 연락 바란다”고 적어 놨다. 지난해 합격자 발표는 10월 8일에 있었다.

다음은 이와 관련 29일 오후 이 학교 엄 아무개 교감과 전화통화한 내용이다.

-이돈희 교장께서 언론에 캠프 출신 입학생이 모두 5, 6명뿐이라고 했는데 맞는가.
“그렇게 얘기하셨다.”
-이 교장이 말한 캠프는 ‘과학영재교실’과 ‘영어영재프로그램’ 등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다.”
-올해 과학영재교실 출신들만 7명이나 들어왔는데…
“캠프들은 서비스 차원에서 한 것이고 입학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몇 명 들어왔는지 파악도 하지 않았다면 이 교장은 왜 5, 6명이라고 자꾸 말한 것인가.
“이처럼 입학과는 관계없다는 것이다. 캠프가 입학과 관계가 있다면 이미 우리가 숫자를 정확히 파악을 해놨을 것이다.”
▲ 자립형사립고인 민족사관고 전경.
ⓒ 민사고 사이트


올해 ‘생물, 물리영역’ 합격자 66%가 캠프 출신

눈길이 가는 점은 올해 민사고의 영역별 합격자 분포와 이들 과학영재캠프 출신 학생의 명단이다. 민사고 자료에 따르면 ‘생물영역’과 ‘물리영역’ 합격자는 각각 3명이었는데 이 캠프 출신이 제각기 2명씩이나 들어있었다는 점이다. 결과로만 놓고 보면 캠프와 입학의 연관성이 매우 높은 것이다.

이 교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줄곧 “민사고에서 진행하는 모든 캠프는 입학전형과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은 25일치 보도에서 “이 교장이 ‘입학하고 싶은 중학생들이 어쩔 수 없이 고액의 부설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는 부총리의 주장은 정말 터무니없는 모함’이라고 말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교장의 이 같은 발언이 사실과 다른 점은 민사고가 지난해 발표한 캠프 안내 공고문에서도 드러난다.

이 학교가 지난 해 10월 20일에 공고한 ‘민사고 과학영재교실 안내문’을 보면 ‘선발’ 항목에서 “민사고 진학예정자”라고 적었다. 최소한 과학영재캠프는 이 교장의 주장과 달리 ‘입학전형과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만큼은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29일 민족사관고는 ‘캠프의 입학 상관성’을 강하게 부정했다. 이 학교 입학관리실 관계자는 “캠프에 참가했다고 해서 입학전형에 가산점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 학교가 진행하는 ‘우리말 토론대회’와 ‘영어 토론대회’ 본선 진출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토론캠프도 눈총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올해에도 토론캠프 참가자 150명에게 2박 3일 일정에 30만원의 참가비를 받는다.

김 부총리, 민사고 한번 가봐라

문제는 이 학교가 공고한 토론대회 안내문. 올해 7월 진행될 ‘우리말 토론대회’ 안내문에는 “이 대회는 본교 지원 자격 인정 경시대회의 하나임”이라고 적혀 있었다. 역시 7월에 열리는 영어토론대회와 캠프 안내문에도 “토론대회 동상 이상 수상자는 본교 지원 자격 중 경시대회 수상자로 인정함”이라고 못 박아 놓았다.

이 토론캠프 또한 입학전형과 무관하지 않은 것이다.

이 교장은 일부 언론과 인터뷰에서 “민사고에 직접 와 보고 말하라”고 김 부총리를 쏘아붙였다. 자사고 문제에 대해 ‘갈 짓자 행보’를 해 언론의 비판을 자초한 김 부총리. 이제야말로 마음 굳게 먹고 민사고를 한번 직접 방문해 실태조사를 하는 것도 필요한 게 아닐까.

2006년 3월 30일 쓴 기사지만 미발표 작입니다.

 
2006/04/13 [01:33] ⓒ 윤근혁의 교육돋보기
 
교장선생님말이 맞아요 안석주 07/08/03 [15:45] 수정 삭제
  이글 쓰신 분 민사고 캠프에 대해 잘 모르시네요 저도 혹시나 입학에 도움이 될까하고
두아이 모두 영어캠프에 보내봤었는데(2006년 여름) 영어영재캠프도 전혀 아니고 민사고 들어갈수있을만한 애들이 모이지도 않아요 그러니까 이런 캠프출신이 입학에 유리하다는건 완전히 틀린말이지요 다만 과학캠프는 실력이 있는 아이들이 뽑히는 게 사실이므로 그
캠프다녀온애들 중에 입학한 애들이 나올수도 있겠지요
비싸긴 해요 안석주 07/08/03 [15:56] 수정 삭제
  그리고 우리말이든 영어든 토론대회는 1차 2차 무진장 어려운 예선을 통과해야만 하는 '대회'이지 돈만 내면 아무나 참가하는 '캠프'가 아닙니다 입상자가 가산점 받는건 당연하죠 다만 GLPS라는 영어캠프는 가격대비 기대이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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