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람기] 사학재단 제작 영화(?) '자정대회' | |||||||||||||||||||||||
한국사학법인연합회,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등 사학재단 관련 6개 단체가 벌인 대회에는 전국 사립학교에서 참석한 교사를 비롯해 교장, 교감, 행정실 직원 등 8천여명이 참석했다. 김윤수 대한사립중고등학교장회 회장은 대회 직후 "뜻밖에 제주와 부산 등 전국에서 교사와 학부모, 교장·교감선생님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대회가 열린 여의도 63빌딩 근처 한강시민공원 주차장엔 사립학교 이름이 적힌 관광차들이 빼곡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장면1] 클라이맥스에 탄생한 '사학 수호 5걸'
이날 참석 교사들은 "사학 투명성은 외부규제에 앞서 자발적인 노력이 전제되어야 함을 인식한다"면서 "교원의 본분인 학생교육과 학문 연구에 전력을 다한다. 항상 친절하고 성실한 복무자세를 견지한다"고 적힌 교원부문 투명사회협약 이행 서약서에 자필로 서명하기도 했다. 모든 영화엔 클라이맥스도 있는 법. 대회 끝 부분에서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 회장은 다음처럼 큰 목소리로 말했다. "저들이 교육공공의 5적, 사립학교법 개정의 5적이라고 하는 박근혜, 문희상, 황우여, 이군현, 김영숙. 이 분들을 사학 수호 5걸로 추대합시다. 이것을 정치권과 언론에 다 알리겠습니다."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이날 대회에서 사학재단은 "대통령님을 포함한 각계 대표 40명이 '투명사회협약문'에 서명한 것을 계기로 '부패 없는 깨끗한 학교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면서 투명사회 협약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 자리엔 사학재단이 초대한 정부 여당쪽 대표인 정성진 부패방지위원회 위원장이나 김진표 교육부총리, 문희상 열린우리당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 회장은 "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자 하는 엄숙한 자리에 교육당국과 여당의 대표가 왜 참석하지 않은 것이냐"고 비판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투명사회 협약문을 읽어 내려갔다. "학교와 법인의 예산·결산을 완전히 공개한다. 모든 교원의 채용은 공개채용을 원칙으로 한다. 대학법인의 감사 중 1인은 공인전문기관의 추천을 받아 선임한다. 대학법인에 자문기구인 대학평의원회를 두어 사전 자문을 받는다." 이 같은 자정선언 내용에 대해 참여연대,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 45개 교육시민단체가 모인 사립학교법개정국민운동본부(사학국본)는 28일 성명을 내어 "겉으로는 협약체결 대회의 형식을 띠고 있지만 실제 내용은 사립학교법 개정반대 행사였다"고 꼬집었다. 이들 단체는 또 "예·결산 공개는 이미 법규정에 의해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었으며 감사 임명 역시 현재 사립학교법 21조에 의하여 공인회계사를 감사로 선임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는 것이었다"면서 "사립재단들이 제시한 제도개선책은 미봉책일 뿐더러 빛 좋은 개살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면2] '자정대회', 사실은 정치 영화였다
황우여 위원장은 이날 격려사에서 "사학의 강제지배구조 개편이 또 다른 규제가 아닌지 우리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때"라고 여당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면서 "지금 열린우리당이 임시 상임위를 소집해놓고 있어 자리를 뜬다. 여러분을 존경한다"라는 말을 마치고 대회장을 나섰다. 한편 같은 시각 여의도 국회 4층 회의실에서는 열린우리당 교육상임위 의원들이 모여 분통을 터뜨렸다. 전체회의를 앞두고 회의를 주재해야 할 교육상임위원장인 황우여 의원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자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님의 뜻을 받들어 오신 분이 있다"고 소개하자 대회장은 다시 술렁였다. 참석자들의 눈길이 연단으로 쏠렸다. 이 때 이규택 한나라당 최고위원이 마이크 앞에 섰다. 그는 "북한 김정일은 남한 '아새끼'들이 알아서 다 해주니까 할 일이 없어 밤마다 폭탄주만 마시고 있다고 어느 대학 교수가 말을 했다"면서 "자유민주주의 파괴하는 일부 분자들이 준동하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 이것은 사립학교 말살하고 분열을 하기 위한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도 박수를 보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부분 사립학교에서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와 교장이었지만 무대 앞에서 연설을 한 이들은 한나라당 소속 정치인이었다. 이날 '자정대회'라는 한 편의 영화는 교육영화가 아니라 정치영화였던 셈이다. [장면3] '자정대회' 영화는 첫 작품 아닌 후속작 학교 사회를 '부패 없는 깨끗한 사회'로 만들겠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이번 사학재단들의 '자정대회'란 영화에 눈길이 간 이유다. 이날 자정대회 전 기자회견에서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 회장은 "이번 사학인의 다짐은 사립학교가 생긴 역사상 최초로 사학을 완전히 사회에 개방하는 획기적인 조치"라고 자평하면서 "이번 협약이 실현되면 우리 사학도 깨끗한 사학, 존경받는 사학으로 탈바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날 자정대회에 모습은 그 순수함을 의심하기에 충분했다는 게 교육시민단체들의 반응이다. 그 까닭은 사립학교법 개정이 사람들 입길에 오를 때마다 사학재단들은 자정결의대회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날 영화 제목 '자정대회'란 것은 첫 작품이 아니라 후속작, 아니 재탕, 삼탕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행수 사학국본 사무국장은 "2001년과 2004년에도 거의 똑같은 내용의 자정결의대회가 있었다"면서 "그 때도 사학재단들은 지금처럼 사립학교의 부정부패는 일부의 문제라면서 스스로 자정을 다짐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이런 자정대회가 끝난 뒤에 사학비리가 늘었으면 늘었지 줄지는 않았다는 게 김 사무국장의 설명이다. 최근 열린우리당은 보도자료에서 "2000년 이후 사학의 회계비리의 총액이 1조가 넘었으며 2004년 이후 관선이사가 파견된 수치가 점점 늘고 있는 점을 볼 때 사학문제는 더 심각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장면4] 영화엔 반전과 공포가 있다 이날 3시 21분. 무대 위에 걸린 '사학분야 투명사회협약 체결 및 다짐대회'란 현수막이 내려졌다. 주최 쪽이 이 현수막을 한꺼풀 벗기자 그 뒤엔 '열린우리당의 사립학교법 직권상정 저지 궐기대회'란 글귀가 씌어 있다. 진행자는 이 현수막을 다시 무대 위에 걸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자정대회'가 '규탄대회'로 바뀐 것이다. 대반전인 셈이다. 자정대회가 멜로 영화였다면 규탄대회는 액션영화처럼 보였다. 박홍 서강대 이사장과 김현욱 전 국회 교육위원장이 나와 규탄사를 했다.
"황우여 위원장이 사이버공간에서 칭찬하는 글 하나도 없다는 소릴 들었다. 사이버 공간은 전투공간이니까 직원들이나 교사들 겁나서 (칭찬하는 글) 올리지 못한다. 오늘부터 이사장님이나 교장들이 직접 젊은 사람 앉혀놓고 자신이 말하고 그걸 옮겨 쓰도록 해야 한다."(김현욱 전 의원) 김 전 의원의 말이 끝나자 돌발 사태가 벌어졌다. 참석자들이 한두 명씩 자리에서 일어나는가 싶더니 100여명이 줄줄이 행사장 밖으로 나가는 게 아닌가. 행사장엔 듬성듬성 빈 의자가 보였다. 이 때 조용기 사학법인연합회 회장이 갑자기 마이크를 들었다. "나가지 마세요. 나가지 말라니까." 칼날선 목소리가 대회장에 울렸다. 이에 아랑곳없이 밖으로 나가던 이들은 발길을 돌리지 않는다. 다시 조 회장의 목소리가 장내에 울려 퍼졌다. "나가는 분들 문에서 좀 막아주세요. 예의가 없어! 이거." 곧 행사장 출입문은 닫혔다. 참석자들은 얼굴이 굳어진 채 조 회장을 쳐다봤다. 더 이상 밖으로 나가는 사람은 없었다. 행사는 오후 4시 50분쯤에 끝났다.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2005년 6월 29일치에 쓴 것입니다. | |||||||||||||||||||||||
2009년 8월 27일 목요일
'박근혜, 문희상' 사학수호 5걸로 추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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