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4일 화요일

'복수 교감'들도 수업 맡아야 한다

전교조, 과중한 수업시수 해소 방안으로 제안... 4천명 충원 효과
 
윤근혁
 
▲ 한 교실 두 가족
아직도 우리나라엔 한지붕 두세가족이 많다. 이런 교육현실을 나몰라라 하며 놀고 있는 교사가 있다면 문제 아닌가?
2002 교육희망 안옥수
특별한 인력과 재정 투입 없이도 극심한 초등교원 부족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나왔다.

43학급 이상 초등학교에 배치된 복수 교감 중 1명이 교과전담을 맡으면 724명, 6학급 이하 교장·교감이 담임 또는 교과전담을 겸임하면 2807명의 교사 충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7학급 이상 12학급 이하에 근무하는 교감에 대해 담임 또는 교과전담 겸임을 의무화할 경우 801명의 교사 충원효과가 생기는 등 모두 4332명의 교사를 새로 뽑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전교조 초등위원회(위원장 정기훈)에서 교육관계법과 한국교육개발원의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연구,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런 결과는 지난해 중등 자격자 초등 임용 사태로 교대 특별편입생 2400명을 받아들인 후 나온 것이다.

초등위원회는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 “현재 복수교감이 근무하는 초등학교는 모두 724개교인데 한 명으로 줄여도 교육활동에 큰 문제가 없다”면서 “오히려 이미 배치된 교감 가운데 한 명이 교과전담을 맡으면 724명의 교과전담 교사가 새로 생기는 셈”이라고 밝혔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36조 1항)은 ‘43학급 이상에 배정된 복수교감 중 1인은 수업을 담당할 수 있다’고 적고 있다.

6학급 이하 교장·교감과 관련해서도 초등위원회는 “6학급 규모의 학교는 교장과 교감이 학급 담임 또는 교과전담을 겸임해도 된다”면서 “두 학년 이상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복식수업을 해소하고 과중한 담임 업무를 나눠 맡는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

2001년 현재 전국엔 399개의 5학급 이하 소규모 학교가 있으며 교장과 교감이 함께 배치된 6학급인 학교는 1204개나 된다. 실제로 지난해 경북교육청은 5학급 이하 학교에 교감 66명을 배치하면서 전원 학급담임을 맡도록 지시한 바 있다.

또한 초등위원회는 “7학급 이상 12학급 이하에 근무하는 교감 801명도 수업을 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교장이 함께 근무하는 이상 일반 업무는 교장과 서무실에서 맡으면 된다”고 밝혔다.

정기훈 초등위원장은 “올해 들어 교과전담 확보율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한 주 30시간이 넘는 수업시수에 시달리는 초등교사들이 부쩍 많아졌다”면서 “현실이 이런데도 복수교감이나 소규모 학교에 있는 교장·교감의 나 몰라라 하는 태도는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국민예산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소규모 학교·복식 교감 수업 않고 뭐하나

요즘 교육관련 단체 홈페이지엔 ‘교감 배정 문제’에 대한 글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다음은 소규모학교 교감 배치를 추진한 교원단체 사이트에 어느 교사가 ‘현직교사’란 이름으로 올린 글.

“교감 한 사람 더 오면 그 교감은 일을 하겠는가? 차라리 전문 용역이나 교과 전담 한 사람 주는 것이 훨씬 낫겠다.”

이와 비슷한 논조의 글이 전교조 홈페이지에도 여럿 올라 있다. 왜 평교사들은 교감에 대해 이런 반감을 갖고 있을까.

노는 교감, 고급인력 낭비

복수교감이 있는 학교에서 근무한 바 있는 박병관(대전 대암초)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교감이 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청소감독이나 전화 받는 일, 결재하는 일 외엔 특별한 게 없지요. 이런 상황에서 교감이 둘씩이나 되는 건 어찌 보면 고급 인력을 낭비하는 것이지요.”

이런 현상은 소규모 학교에서 더욱 크게 나타난다. 소규모 학교에 있는 교사들은 ‘수업 안 하는 교감·교장이 도대체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입을 모은다. 다음은 지난 해 소규모 학교에 근무한 박준표(경기 천마초) 교사의 말이다.

“교감은 공문처리도 안 해요. 교사들은 복식학급 수업에 학교 경리업무, 양호, 환경, 정보화 등 할 일이 태산인데 이들은 앉아서 결재만 하고 눈치만 주고 있어요. 현재로선 교감은 차라리 없는 게 교육활동에 더 도움이 된다고 확신해요.”

이런 형편에서 교장과 교감에 대한 존경의 마음은 자취를 감춘다.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있을까. ‘복수교감과 소규모 학교 교장·교감이 과중한 수업시수를 외면한 채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큰 이유라는 게 전교조 초등위원회의 판단이다.

현재 전국 대부분의 교장과 교감은 수업을 하지 않고 있다. 복수교감 가운데 보결수업이라도 들어가는 교감은 큰 존경을 받는 풍조일 정도다. 하지만 현행 교육법만 보더라도 이런 현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지적이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다음과 같이 명시하고 있다.

“6학급 미만인 학교에서는 교장 및 교감이, 12학급 미만인 학교에서는 교감이 각각 학급을 담당할 수 있다.”(제 33조 1항), “43학급 이상의 초·중학교 및 고등학교에서는 교감 1인을 더 둘 수 있으며, 이 경우 교감 중 1인은 수업을 담당할 수 있다.”(제 36조 1항)

수업은 법으로도 권장사항

현재 전국 교감들은 의무조항이 아니기 때문에 수업에 들어가지 않기로 일종의 담합을 하고 있는 셈.

지난해 2개 학년 이상의 아이들을 한 교실에서 가르치는 복식학급이 있는 학교는 417개나 된다. 더구나 초등위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대부분의 초등학교는 교과전담 교사가 줄어들어 담임 교사 수업시수가 한 시간 정도씩 늘어났다. 초등교사 부족 현상으로 중등 자격자 초등임용 문제도 재연될 수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이기에 최근 전교조에서 연구, 발표한 자료는 큰 의미가 있다. 이에 따라 전교조는 교육부 단협 내용을 발빠르게 고쳤다. 새로 첨가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소규모 학교의 교장, 또는 교감이 학급 담임 또는 교과전담을 맡아 복식수업을 해소하고 과중한 수업 시수를 줄일 수 있도록 한다.”
* 이 기사는 주간 교육희망(news.eduhope.net)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2002/04/13 오후 2:38
ⓒ 2002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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