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조선> 상은 민관 합동 이상한 상, 또 다른 유착, 적반하상을 아나요

[진단] 조선이 주는 상, 조선이 만드는 또 다른 권력들-
 
윤근혁
 

사람들은 가끔 적반하장(賊反荷杖)이란 말을 쓴다.
'도둑이 매를 들어서는 격에 어울리지 않다'는 사실을 일깨우기 위해서다. 적반하상(賊反荷賞)은 어떨까. 도둑이 매를 드는 것을 넘어 '상까지 주겠다'고 나선다면 이는 더욱 기가 막힌 노릇일 것이다.

적반하상을 아시나요?

2001년 언론사 탈세 정국이 만들어 낸 다음 기사들을 보시라. '도둑'이란 단어가 들어간 것을 몇 개 골라봤다.

"'조선일보반대시민연대'(시민연대)는 10일 '조선일보는 세무조사 결과 사주인 방씨 일가가 세금도둑임이 밝혀졌는데도 언론탄압이라는 말로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대변화를 위해 전국적인 구독거부 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한겨레 2001년 7월 11일치)

"(이회창 총재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언론사 탈세를 '언론자유’의 미명 아래 비호했는데 언제 또다시 국민의 혈세가 도둑맞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고 물어야 했다. 또 그보다 더 '부패한 정치’가 있는지 물어야 했다."(한겨레 '정경희의 죽비소리', 2002년 6월 3일치)

"일부 족벌언론은 사주 일가의 탈세까지 드러났는데도 여론호도에 안달이다. 자성의 흔적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다. 야당은 ‘세금 도둑을 왜 잡았느냐’는 식의 억지를 부린다." (대한매일 '길섶에서', 2001년 6월 30일치)

"탈세 행위는 국민의 세금을 도둑질한 것과 다름이 없다. 이는 언론이 줄기차게 대기업이나 명망가의 탈세행위를 비판하는 까닭일 터다. 김대중 정부 역시 타협의 유혹에서 벗어날 것을 강조한다."(한겨레 사설, 2001년 6월 26일)

이 기사들은 족벌언론의 탈세행위를 '세금 도둑'으로 표현했다. 언론의 '세금 도둑' 행위는 이미 법적으로도 단죄된 바 있다.

그런데 이른바 '탈세대도(脫稅大盜)'인 조선일보가 수 십여 개의 상을 운영하고 있었다. 앞에서 말한 대로 적반하상(賊反荷賞)인 셈이다. 이에 더해 이 언론사는 해마다 천문학적인 상품을 주는 새로운 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제 "문화, 경제, 교육, 환경 분야에서 '국내 최고를 자랑하는 권위 있는 상'은 모두 조선이 휩쓸고 있다"는 말까지 생겨날 형편이다. 사실 조선의 언론권력은 '밤의 대통령'이란 말이 뜻하듯 이미 클 만큼 컸다. 그런데도 이 신문사는 상을 통한 또 다른 권력을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을 휩쓰는 조선일보

먼저 조선이 주는 상들을 조사한 것만 간추려 보자. (이 신문이 후원하는 상은 뺐으며 괄호 안은 주최·주관하는 기관이다.)

<문화상>
동인문학상(조선일보), 청룡영화상(스포츠조선), 이중섭미술상(조선일보), 방일영국악상(조선일보·방일영문화재단), 이해랑 연극상(조선일보), 만해축전(조선일보·강원도·만해사상실천선양회), 청년작가 야외조각 작품 공모(조선일보·경기도), 뮤지컬 대상(스포츠조선), LG세계기왕전(조선일보·LG), 조선일보 신춘문예(조선일보)<10개>

<교육상>
올해의 스승상(조선일보·교육인적자원부·방일영 문화재단), 대한민국 학생 발명전(조선일보·소년조선일보·특허청), 소년조선일보 문예상(소년조선일보), 나라사랑 평화사랑 글짓기 공모(조선일보·전쟁기념관·한국청소년연맹), 한국수학경시대회(디지틀조선일보·한국수학교육학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조선일보·스포치조선·대한야구협회), 2000년 6·25특별전 관람 감상문 공모(조선일보·전쟁기념관), 물사랑 나라사랑 글짓기 작품 공모(조선일보·한국수자원공사)<8개>

<사회상>
청룡봉사상(조선일보·경찰청),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조선일보·월드컵문화시민중앙협의회), 최은희 여기자상(조선일보)<3개>

<환경상>
조선일보 환경대상(조선일보·환경부), 한일국제환경상(조선일보·마이니치신문)<2개>

<경제상>
지자체 산업정책 대상(조선일보·산업정책연구원), 전자상거래 대상(조선일보·한국커머스넷·매일경제신문), 국제 디자인 공모전(조선일보·한샘)<3개>

사실, 상을 주는 행위를 놓고 탓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선생 김봉두'와 같은 교사라도 아이들한테 매를 드는 대신 상을 주었다면 손가락질할 수 없는 게 우리의 정서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가 직접 주는 상은 문화, 교육, 사회, 환경, 경제 분야에 걸쳐 26개에 이른다. 이 신문은 한 달에 두 번 꼴로 시상식을 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는 거칠게 정리한 것으로 여기서 빠진 상도 제법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조선일보가 '폼 나는 상'을 만든 까닭

이는 한국의 신문방송사 가운데 그 횟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상은 부상 또한 화려한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조선일보 상은 한 마디로 '폼 나는 상'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보다 이 신문사 자체의 노력을 들 수 있겠다. 조선일보가 시상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내부에 문화사업본부를 두고 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이런 노력이 조선일보 상의 명성을 만드는 데 필요충분 조건은 아니었다. 이 신문의 상은 다른 언론에서 엿볼 수 없는 또 다른 무엇이 있었다. 그 무엇은 무엇일까.

보통 언론사의 상은 크게 두 가지 형태를 띠고 있다. 하나는 언론사 주최, 정부 후원이고 나머지는 정부 주최, 언론사 후원의 모습을 띤다. 앞의 것은 민간이 주는 상이 되며, 뒤엣 것은 관이 주는 상이 된다.

하지만 조선의 경우는 딴판이다. 정부 기관과 조선이 한 몸이 되어 공동 주최하는 상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조선일보의 상'은 '민관 공동상'이 되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조선이 돈을 대면서 홍보를 맡고, 정부가 산하기관에 공문을 보내는 분업이 가능하다. 이렇게 정부권력과 언론권력이 한꺼번에 끌고 가는 시스템이 그렇지 않은 시스템보다 특혜를 받는 것은 당연한 일.

그 본보기가 되는 상이 청룡봉사상과 올해의 스승상, 그리고 환경대상이다. 만해축전, 청년작가 야외조각 작품 공모, 대한민국 학생 발명전, 나라사랑 평화사랑 글짓기 공모, 2000년 6·25특별전 관람 감상문 공모, 물사랑 나라사랑 글짓기 작품 공모, 지자체 산업정책 대상 등도 이에 해당한다.

탈세 언론이 경찰청과 함께 봉사상을…

여기서는 조선일보가 경찰청과 함께 진행하는 청룡봉사상과 교육부와 같이 벌이는 올해의 스승상을 살펴보자.

청룡봉사상은 올해로 37회를 맞았다. 경찰청이 특정언론사와 함께 주는 상은 이 상이 유일무이하다. 조선일보는 올 3월 시상을 위해 지난해 말에 낸 사고에서 다음과 같이 이 상에 대해 설명했다.

"청룡봉사상은 한 해 동안 국가의 안녕 질서와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그늘진 곳을 찾아 봉사와 희생정신을 발휘, 밝은 사회건설을 위해 헌신해온 숨은 봉사자들을 발굴, 충·신·용·인·의 5개 부문에 걸쳐 시상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공로상입니다."

이 상을 받는 일은 경찰 사회 최고의 영광으로 간주되고 있다. 부상 또한 상상 이상으로 푸짐하다. 지난해 말 경찰청이 각 경찰서에 내려보낸 시상계획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혀 있었다.

"시상내용: 경찰관은 1계급 특진, 상금·상패·트로피 등 수여, 포상휴가 : 4박 5일."

공직사회에서 승진은 돈과 명예보다 소중할 때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승진하면 돈과 명예를 다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상을 주는 과정은 어떨까. 조선일보는 수상자를 뽑는 일부터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올해 초에 나온 조선일보 사고 내용.
"올 해 후보자로 추천된 71명의 공적에 대해 조선일보사와 경찰청 간부들에 의한 1, 2차 예선 심사와…"

이는 예선 단계부터 조선일보 간부의 입김이 작용함을 자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 올해 4월에 시상한 이 상의 심사위원은 어떨까. 심사위원에 경찰청 간부와 조선일보 간부 두 명씩이 각각 들어가 있다. 그럴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특정언론사에 밉보인 경찰은 상을 타기가 쉽지 않을 터이다.

조선일보가 세금 탈세 사실이 드러나 사주까지 구속된 해는 2001년. 이 때도 조선일보는 경찰청과 함께 버젓이 청룡봉사상 사고를 냈다.

다음은 이 신문 2001년 12월 22일치 사고 내용.
"청룡봉사상은 한해동안 국가보위와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그늘진 곳을 찾아 봉사와 희생정신을 발휘, 밝은 사회건설을 위해 헌신해온 숨은 봉사자들을 찾아… 시상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공로상입니다."

국가보위와 사회정의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국민 세금'이다. 세금을 빼먹은 언론사가 이 사실을 적발해 구속까지 시킨 경찰청과 함께 봉사상을 주는 해괴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모습은 일반인들이 상상하기는 버거운 모습이다.

이 상을 받은 경찰 대부분은 봉사에 걸맞은 훌륭한 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김근태 국회의원 고문 혐의로 구속된 '고문기술자' 이근안 씨는 79년에 청룡봉사상을 받았다. 이 당시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그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청룡'은 우리 조상들이 국가를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상상해 만든 '푸른 색 용'을 말한다. 친일 족벌언론으로 비판받는 특정언론사가 국가기관과 함께 '청룡'을 만들어내는 일은 이제 다시 생각해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조선이 주는 상으로 승진하는 교사들

지난해 12월 23일 전국 1만여개 초·중등학교는 일제히 A4 용지 한 장 짜리 팩스문서를 받았다. "함께 축하해 주세요. 교육부 선정, '올해의 스승' 15명 중 14명 교총 회원!" 이 같은 내용이 먹 바탕에 큼지막하게 박힌 문서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이군현, 한국교총)가 만들어 보낸 이 문서를 받아든 교사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정부에서 주는 상을 특정 교원단체 회원들이 휩쓸었을까. 이 단체 회원들만 스승이란 말인가.'

교육부가 회원수 실적을 집계한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한국교총 회원수는 교장(교감)과 교사, 그리고 대학교수를 모두 합쳐 16만여 명. 이를 평교사(전체 33만여 명)로만 한정하면 '전교조 회원수인 9만3천여 명과 거의 같다'는 게 일반의 분석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특정 단체 회원들을 위한 밥상을 왜 교육부가 '올해의 스승상'이란 이름으로 차렸을까. 이 상을 둘러싼 논란이 올해 시상을 앞둔 시점에서 다시 일고 있다.

이 '올해의 스승상'은 교장, 교감이 아닌 평교사들한테 상금 1천만원과 함께 연구평정점(승진점수) 1등급까지 주는 등 파격 대우를 한다. "승진점수까지 주는 상은 이 상이 유일무이하다"는 게 실무 진행을 맡은 교육부 학교정책기획팀 쪽의 설명이다.

2001년 한완상 교육부 장관 시절 '평교사 사기 진작방안'에 따라 처음 시작한 이 상은 지난해부터 특정 언론사와 공동 주최하면서 논란에 불을 당긴다. 그 언론사는 바로 <조선일보>.
지난해 2월 당시 이상주 교육부장관은 취임 1개월만에 실·국장회의까지 열어 이 상을 <조선일보>와 공동 주최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이처럼 교육부와 특정언론사가 한 몸으로 주는 상은 처음이었다.

이에 따라 2회 대회부터는 주최자가 '교육부, 조선일보, 방일영 문화재단'이 된 것.
지난해 이 상에 응모한 이들은 모두 208명. 이 가운데 15명을 가려내는 일을 총책임진 심사위원장은 정원식 전 국무총리가 맡았다. 그는 국무총리 재직시절 전교조 소속 교사 해직과 외대 '밀가루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이다.

다음은 지난해 12월 28일치 <조선일보> 기사.
"시상식에는 심사위원인 이택휘 서울교대 총장, 이상갑 경복고 교장, 남암순 서울쌍문초 교장, 이수일 교육부 학교정책실장, 안병훈 조선일보 대표이사 부사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심사위원 상당수가 한국교총 산하조직인 교장단 대표이거나 <조선일보> 관계자였던 셈이다.

그럼 심사위원장은 누가 위촉했을까. 하지만 취재 결과 지난해 <조선일보>가 정원식 전 국무총리를 심사위원장으로 위촉해 달라고 요구했고 교육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일보 쪽에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현재 교육상은 이 상 말고도 <한국일보>가 주최하는 한국교육자대상, <국민일보>의 남강교육대상, <서울방송>의 SBS교육대상 등이 있다. 하지만 이 상들은 교육부가 공동 주최하지 않을 뿐더러 근무평정점이란 큰 혜택도 없다.

지난해 <조선일보>가 7월 27일치 신문의 사고에 '올해의 스승상 제정' 사실을 싣자 이들 언론사들은 거세게 교육부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2년째 한국교육자대상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일보> 실무 책임자는 "<조선일보>와 교육부가 공동주최로 교육상을 주는 행위는 형평에 어긋날 뿐더러 기존 언론사와 교육부 사이의 도의에도 벗어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교육부 학교정책기획팀 관계자는 "모든 언론사들과 함께 스승상을 공동 운영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면서 "지난해 초 <조선일보>가 먼저 제안을 했기 때문에 공동 주최한 것이지 별다른 뜻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조선일보> 문화사업팀 실무 책임자는 "<조선일보>가 하니까 발목을 잡는 게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솔직히 1억5천만원이나 쓰면서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언론사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돈은 돈대로 쓰면서 좋은 상이라고 생각해 (조선일보가) 교육부 행사에 대해 재정부분을 떠맡고 있는 것이지 무슨 특혜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올해도 '올해의 스승상'을 12월에 수여하기 위해 조선일보는 5월 14일치 1면에 '사고'를 냈다. 교육부도 지난 달 27일 각 학교에 공문을 보내고 자체 홈페이지에 이 내용을 싣는 등 대대적인 홍보활동에 들어갔다.

교육부와 <조선일보>는 '2003년 올해의 스승상 운영계획'이란 문서에서 시상의 대상을 "교단에서 묵묵히 교육활동을 펼치는 교사"로 삼았다. 하지만 '교단에 묵묵히 서 있는 교사'한테 교단을 떠나도록 조장할 수도 있는 '승진점수'를 주는 파격과 관련 편법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말 교육부 학교정책기획팀 장학관이었던 H 현직 교장은 "교육부가 세금 탈세로 가장 비교육적인 행위를 한 <조선일보>랑 상을 같이 주는 것도 문제지만 평교사를 우대한다면서 웬 승진점수를 준다는 소리냐"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현재 포상규정에 시상 관련 승진점수를 줄 수 있는 조항은 없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연구평정점을 주려는 고육지책으로 '올해의 스승 교육발전연구 실천대회'를 따로 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수상자들 15명은 모두 올해 1월에 연 이 실천대회에 참가했고 '약속된 대로' 승진점수 1점씩을 받은 것이다.

이처럼 특별한 논문과 실천연구보고서를 제출하는 것도 아닌 시상식에서 연구승진점수를 주는 일은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전교조 송원재 대변인은 "특정언론사가 주최하는 교육상에 연구평정점이란 이름으로 승진점수를 주는 일은 타당성과 공정성 모두를 잃고 단지 특혜를 주기 위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상 올해의 스승상 내용은 오마이뉴스 7월 4일치에 쓴 것을 깁고 줄인 것입니다.


동인문학상 논란을 기억하시나요?

<조선일보>는 2000년 동인문학상 주최를 둘러싸고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 당시 문제를 제기한 쪽에서는 '특정 언론권력이 문화권력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 당시 소설가 황석영 씨는 이 상을 거부하며 '조선일보의 문학상 심사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라는 글을 각 언론사와 인터넷 관련 사이트에 띄웠다.

"심사에 동참한 동료 문인들에게도 엄중히 항의하건대, 나는 변변치는 않지만 떳떳하게 살 권리가 있는 한 사람으로서 더 이상 욕을 보이지 말아 주기를 부탁하는 바입니다.”

87년부터 조선일보가 주관한 동인문학상은 '안티조선운동' 불길이 붙은 2000년부터 심사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었다. 심사 방식의 문제는 이문열 씨 등 7 명의 종신 심사위원을 선정해놓고, 상금을 5,000만원으로 올린 것. 종신 심사위원제가 시작된 것이다.

조선일보가 주는 상을 거부한 사례는 많지는 않지만 몇 차례 있었다. 청룡영화상도 수상 거부문제로 논란을 빚었던 상이다.

적반하상(賊反荷賞)은 막자

동인문학상, 청룡봉사상, 올해의 스승상과 같은 시상에 대한 업무를 맡은 곳은 조선일보 문화사업본부. 이 곳의 한 간부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조선일보가 문화와 사회 발전을 위해 공헌하는 자세로 돈을 들여가며 상을 주는 것은 칭찬 받을 일이지 문제를 삼을 것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 정서에서는 이 같은 발언도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요즘 언론권력화 문제는 언론 개혁운동의 화두가 된 상태다. 언론권력이 국가권력과 피를 섞는 것 자체가 권언유착이다. 이런 유착관계는 70, 80년대 우리 언론의 고질병이었다.

조선일보가 순수한 뜻으로 상을 주는 것이라면 다른 언론사처럼 순수 민간 성격의 상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정부기관과 함께 상을 주는 일이 반복된다면 '권언유착 상'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이것만은 국민들이 막아야 할 것 같다.

왜냐. 조선일보의 상은 적반하상(賊反荷賞)이란 기분 나쁜 신조어를 연상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월간<인물과 사상> 2004년 9월호에 쓴 글입니다. <인물과사상>의 허락 없이 타 매체 전제를 금합니다. 최근 조선일보상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움직이고 조선일보가 성질을 내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다시 맨위로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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